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Hermit Trucker Mar 19. 2023

화물 운송을 보면 경기침체가 보인다.

민화투 칠래? 고스톱 칠래?

트럭 로드로 보는 경기 침체

월요일 배달을 위해 이틀을 쉬면서 간다. 어제 솔트레이크시티 터미널에서 자고, 오늘은 네바다의 한 작은 도시에서 잔다. 내일도 몇 시간만 달리고 네바다 서부 어느 마을에서 자고 갈 예정이다. 일단 캘리포니아에 들어서면 쉴만한 곳이 없다.

예전 같으면 배달이 이틀이나 늘어진다고 불평했겠지만, 지금은 이틀이나 글 쓰고 책 읽을 시간이 생겨 좋다. 그러고는 챗지피티 이용해서 막장 소설 쓰기 놀이나 한다.

예년에 비해 화물이 줄었다. 나만 느끼는 게 아니다. 다른 프라임 드라이버도 비슷한 얘기를 한다. 화물을 받기까지 더 오래 기다리고 더 먼 거리를 공차(deadhead)로 간다. 배달 일정은 늘어진다. 2~3일이면 가능한 거리를 4~5일을 준다.

화물은 준 반면 트럭은 늘었다. 최근 트럭 드라이버로 전업한 사람이 많아졌다. 불경기에 이만한 돈이라도 버는 직업이 트럭 운전이기 때문이다. 수요와 공급의 법칙에 의해 운임은 줄어든다.

식품 운송이라 이나마 유지하지, 일반 화물은 더 형편 없는 모양이다.

금방 종식될 것 같았던 코로나가 2년을 넘게 끌었다. 공급망 대란을 겪었다. 경제가 정상이면 더 이상하다.

캘리포니아는 농사를 망쳤는지, 채소와 과일 운송이 눈에 띄게 줄었다. 캘리포니아에 들어오면 좋은 운임으로 농장에서 채소를 싣고 나갔는데, 요즘에는 별로 없다.

경기 침체는 불가피하다. 아니 이미 진행 중이다. 주식 시장만 애써 외면하며 모른척 할 뿐이다. 하지만 오래 못 간다. 반짝 상승한 지금이 탈출 시기다. 오랜 하락이 이어질 것이다. 테슬라와 애플 등 장기로 가져가는 종목도 다 정리하고 전액 현금 보유로 돌릴 생각이다.

이른바 자발적 깡통이다. 깡통을 몇 번 차야 주식 고수가 된다고 한다. 나는 그럴 여유가 없으니 깡통 찬 셈치고 계좌를 정리해 원점에서 다시 시작한다. 현금을 들고 있는 사람에게 자산 시장의 하락은 반가운 일이다. 주식이 다시 오름세를 보일 때 주워 담으면 된다. 조급할 필요 없다.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

하락장에서도 돈을 벌 수 있다. 옵션으로 숏 포지션을 잡으면 된다. 한국에서는 옵션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옵션을 하는 개인은 별로 없다. 미국에서는 옵션을 알고 나면 안 하기가 더 어렵다. 미국에 살면서 굳이 옵션을 안 할 이유도 없다.

나는 과거 민화투만 쳤다. 쉽고 단순하다. 그러다 고스톱을 알게 됐다. 고스톱이 복잡하지만 더 재미있다. 더 이상 민화투 치는 사람도 없다. 주식이 민화투라면 옵션은 고스톱이다. 민화투에서는 쓸모 없는 피가 고스톱에서는 중요한 자산이듯, 주식에서는 돈을 잃기만 하는 하락장이 옵션에서는 수익 기회가 되기도 한다. 물론 실력이 뒷받침할 때 얘기다. 지금은 천천히 실력을 쌓아 가는 시기다. 소액으로 확실한 기회에만 배팅한다. 그렇게 해도 확률은 30%다. 주식으로 돈 버는 사람이 적은 이유다. 하지만 공부하고 노력하면 벌 수 있다. 돈은 그때 벌면 된다.

그때까지는 트럭 운전 열심히 해서 현금 흐름 확보하고 틈틈히 글 쓰면 된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