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TR 트럭커를 위한 모바일 서비스는?
트럭커는 외로운 직업이지만 무선 통신 기술의 발달로 사정이 많이 달라졌다. 싼 가격에 가족과 통화하고 인터넷으로 각종 오락거리를 즐길 수 있다. 전국을 다녀야 하는 OTR 드라이버라면 커버리지가 중요하다.
자체 회선으로 미국 전역을 커버하는 통신사는 네 곳이다. Verizon, AT&T, T-Mobile, Sprint를 4대 무선통신사업자라 부른다. US-Cellular도 자체 회선을 운영하지만 지엽적이다. 그 외 무수한 MVNO(Mobile virtual network operator) 통신사업자들은 위 네 곳 중 한 곳의 회선을 임대해서 쓴다.
MVNO 중에서는 4대 통신사에서 직접 운영하는 곳도 있다. Verizon은 Visible을, AT&T는 Cricket을, T-Mobile은 Metro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Sprint도 자회사가 있는데 기억나지 않음)
나는 현재 T-Mobile을 쓴다. 처음 미국에 와서는 Verizon을 썼다. 선배가 AT&T 대리점을 해서 AT&T로 바꿨다. 선배가 대리점을 그만뒀다는 얘기를 듣고 T-Mobile로 바꿨다. 가격이 싸고 혜택이 많아서다. 지금은 선배가 Sprint에서 일하는데 선뜻 갈아타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AT&T와 T-Mobile은 GSM 방식이라 기기를 그대로 사용할 수 있었다. Sprint로 가려면 가족 모두 기기를 바꿔야 한다. 더 중요한 이유는 내가 전국을 다니기 때문이다. 4대 통신사 중에 Sprint가 커버하는 지역이 가장 적다. 대도시에서는 상관없지만, 시골로 나가면 통신이 안 되는 지역이 많다.
T-Mobile도 한적한 지역을 지날 때는 연결이 안 되는 경우가 잦다. 심지어는 거래처에서도 전화가 안 되는 곳이 있다. 거래처 기준으로는 약 98%의 연결률이다. 2%가 부족하다. 티모빌은 자체 셀타워가 없는 곳에서는 AT&T나 지역 회사의 셀타워를 빌려 쓴다. 로밍하는 것이다. 로밍 데이터 사용량 제한을 넘기면 3G나 2G 속도로 떨어져서 사실상 사용 불가다.
전국에 4G LTE 회선을 가장 넓게 설치한 회사는 Verizon이다. 가격이 비싸도 트럭커들은 버라이즌을 많이 쓴다.
AT&T에서 월 35달러에 파는 무제한 데이터 상품이 있다. 음성이나 텍스트는 안 된다. 트럭에 핫스팟 단말기를 설치하고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24시간 와이파이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다. Nathan이 트럭에 이 장치를 달고 다녔다. 그런데 T-Mobile이 안 되는 곳이면 AT&T도 안 되는 경우가 많았다. 서로 타워를 공유하기 때문인 것 같다.
이번에 Visible Wireless라는 회사를 알게 됐다. Verizon 자회사다. Verizon 망을 그대로 쓰고, (현재까지는) 속도 제한 없이 무제한 4G LTE 데이터를 월 40달러에 제공한다. T-Mobile처럼 세금 포함 가격이라 다른 부수비용이 없다. 4명이 모여 파티를 구성하면 한 사람당 25달러로 가격이 내려간다. 단점이라면 안드로이드는 호환 가능한 스마트폰 모델이 적다. 아이폰은 6 이상이면 괜찮다. 핫스팟은 5 Mbps로 속도 제한이 있다. 일반적인 사용에 충분한 속도다. 비디오 스트리밍은 480p까지 허용한다. 작은 휴대폰 화면에서 480p면 충분하다. 통신량이 많은 지역에서는 제값 다 내는 버라이즌 고객에 우선순위가 밀려 속도 저하가 있을 수 있다고 한다. 사용해본 사람들은 별 불편 없었다고 한다. 속도는 빠르지 않지만, 안정적이라고 한다.
약정 기간이 있는 것도 아니어서 보조 스마트폰으로 한번 사용해보려고 한다. 지금 쓰는 티모빌을 대체할 수 있다는 확신이 들면 메인폰으로 사용할 작정이다. 넷플릭스 무료 시청 혜택이 없어지지만 그걸 따로 신청해도 Visible이 싸다.
외국에 자주 가는 사람이면 Google Fi 서비스도 좋다. 미국에서는 Sprint, T-Mobile, US Cellular 세 통신사의 망을 사용하고 무료 와이파이도 자동 연결된다. 해외에서도 데이터와 텍스트는 무제한이며 음성통화는 분당 20센트다. 개통과 해지가 쉬워 외국 갈 때만 잠깐 사용하고 평소에는 끊어도 된다. 무제한 데이터 가격이 월 70달러(세금 별도)니 아주 비싼 건 아니어도 더 싼 상품이 많은데 굳이 미국에서 쓸 것까지는 없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