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관리는 트럭 운전의 핵심이다. 아무 때나 원하는 만큼 일하는 게 아니다. 미국 교통부인 DOT(Department of Transportation)에서 규정한 근무시간 규칙(Hours of Service Rule)이 있다. HOS에 대해 알아보자.
상용 트럭 운전사는 업무 시간을 기록해야 한다. 예전에는 로그북을 갖고 다니며 손으로 기록했다. 지금은 ELD(Electronic Logging Device)가 자동으로 기록한다. ELD가 고장 났을 때를 대비해 종이 로그북을 갖고 다니지만 실제로 써본 적은 없다.
손으로 기록할 때는 조작이 가능했다. 태블릿에 앱 형태로 까는 ELD 프로그램 중에서 일부는 사용자 임의로 로그 기록 수정이 가능했다. 이제는 유예 기간을 거쳐 모든 상용 트럭에 ELD 설치가 의무다. 로그 수정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ELD 도입 초기 트럭업계의 반발이 거셌다. 트럭 운전사는 이제 망했다고 한탄했다.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 지금은 거기 맞춰 다닌다. 나는 ELD가 도입된 이후에 일을 시작해서 그러려니 한다. 몇 번의 소프트웨어 업데이트 이후로 불편이 더하지만 아직은 견딜 만하다.
HOS에는 4가지 기본 상태가 있다.
off duty – 일을 안 하는 상태
sleeper berth – 트럭 슬리퍼에서 자거나 쉬는 상태
driving – 운전 상태
on duty – 운전을 제외한 근무 상태 (연료 주입, 화물 상하차, 차량검사 등)
11시간 운전 규정
하루(24시간)에 총 11시간을 운전할 수 있다. 실제 트럭이 움직이는 시간만 계산한다. 10시간 휴식 후에 다시 11시간이 생긴다.
14시간 근무 규정
하루(24시간)에 총 14시간을 일할 수 있다. 일단 일을 시작하면 이 시계는 멈추지 않는다. 10시간 off duty나 sleeper berth 후에 다시 14시간이 생긴다.
7일에 60시간 (또는 8일에 70시간) 근무 규정
근무시간이 일주일에 60시간을 넘길 수 없다. 하루에 약 9시간꼴이다. driving과 on duty 시간이 여기에 들어간다. 일주일이 지나면 8일 전에 근무했던 시간만큼 새로 들어온다. 예를 들어 8일 전에 7시간을 일했고, 60시간 중에서 5시간이 남았다면 내일 내가 일할 수 있는 시간은 12시간이 된다. 단 34시간 이상 휴식을 취하면 70시간이 재시작된다.
8시간 운전, 30분 휴식 규정
일단 업무를 시작하면 8시간 이상 연속으로 일하거나 운전할 수 없다. 8시간이 지나기 전에 30분 이상 연속으로 휴식을 해야 한다.
10시간 휴식 규정
10시간 이상 off duty나 sleeper berth를 하면 11시간 운전시간과 14시간 근무시간이 재시작한다.
34시간 재시작 규정
34시간 이상 휴식 상태면 60시간이 새로 시작한다. 모든 시간이 초기화된다. 남은 시간이 별로 없고 하루 이틀 지나도 새로 들어오는 시간이 적으면 이를 사용한다. 집에 며칠 다녀오면 자동으로 모든 시간이 초기화된다.
이상이 미국에서 트럭 운전을 하면서 알아야 할 기본 근무시간 규정이다. 몇 가지 예외 규정이 있지만 복잡하니 다음 기회에 살펴보자.
이런 근무시간 규정을 준수하며 내가 맡은 화물을 일정 내에 배달하려면 사전계획과 자기 관리가 필요하다. 처음부터 배달이 가능한 일정인지도 확인하고 받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