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에 따른 분류
나는 리퍼 드라이버다. 리퍼(Reefer)란 냉장(Refrigerator) 트레일러를 뜻한다. 보다 정확하게는 온도조절장치를 갖춘 트레일러다. 화물에 따라 냉장, 냉동, 난방까지 다양한 온도 설정이 가능하다.
내가 리퍼 드라이버가 된 이유는 단순하다. 내가 다니는 회사인 프라임(Prime inc)에서는 리퍼 디비전이 가장 크다. 그다음이 플랫베드(Flatbed)다. 탱커(Tanker) 디비전이 가장 작다. 입사할 때 희망 분과를 물어보는데 특별히 지망하는 분과가 없으면 자동으로 리퍼 디비전에 들어간다.
프라임에는 없지만 드라이 밴(Dry van)도 있다.
분과는 화물의 종류에 따라 나뉜다. 각각의 특성과 업무 스타일이 다르다.
* 리퍼 (Reefer)
식품이나 의약품, 꽃이나 화초 등 일정 온도 유지가 필요한 화물을 주로 운송한다. 근무 시간이 불규칙하고 물건을 싣거나 내릴 때 대기 시간이 길다. 리퍼가 작동할 때 소음과 진동이 상당하다. 가끔 온도 조절이 필요 없는 드라이 밴 화물도 나른다.
* 플렛 베드 (Flatbed)
평평한 트레일러에 중장비부터 건설자재, 기계 등 외부 노출이 가능한 온갖 화물을 운송한다. 화물을 고정하거나 천막을 칠 때 많은 육체노동을 필요로 한다. 밤 근무는 적은 편이며 대기 시간도 리퍼에 비해 짧다. 트레일러 모양이 스케이트 보드와 비슷해 플렛 베드 드라이버를 스케이트 보더라고도 부른다. 체력이 좋고 활동적인 사람에게 적당하다.
* 탱커 (Tanker)
오일, 우유 등 액체 화물을 운송한다. 화물이 출렁거리는 성질이 있어 운전이 어렵고 전복의 위험성이 높다. 초보자보다 어느 정도 경력자를 선호한다. 화물의 내용에 따라 다양한 형태를 띤다.
* 드라이 밴 (Dry van)
온도 조절 기능이 없는 트레일러다. 옷이나 가구, 전자제품 등 온도 유지가 필요 없는 화물을 운송한다. 리퍼보다 운임이 싸다.
대형 트럭 운전을 한다고 하면 대부분 위 네 분과 중 한 곳에서 일한다.
이 외에도 자동차 운반 전문 트레일러, 가축 운송 트레일러 등이 있다. 일반적이지 않으므로 이 글에서는 다루지 않는다.
프라임이 리퍼에 특화되어 있듯 각 회사마다 전문 분야가 있다. 트럭 운전이라는 공통점 말고는 업무 형태나 분위기가 다르므로 자신이 어떤 화물을 운반할 것인지 잘 알아보고 결정해야 한다. 적성에 맞지 않아 다른 분과로 옮기는 사람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