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마워, Barry Callebaut

3월 13일

by Hermit Trucker

Thank you, Barry Callebaut (Bethlehem, PA)




어제 배달을 간 Ben & Jerry’s 공장은 Barry Callebaut 공장과 같은 공단에 있었다. Barry Callebaut에는 두어 번 간 적 있다. Ben & jerry’s에 배달을 마치니 Barry Callebaut에서 물건을 배달하는 화물이 들어왔다. 그런데 약속 시각이 내일 오후 2시다.


트레일러가 그다지 지저분하지 않았지만, 인근 동네에 와쉬아웃을 하러 갔다. 뭐지 이 고철상 분위기는? TDI라는 곳인데 철로변에 고철 같은 트레일러와 트럭이 주차해 있다. 10대 후반이나 됐을까? 앳된 얼굴의 어린 남자가 접수했다. 얼굴에는 그을음이 묻었다. 요금이 75달러다. 인근에 아무리 와쉬아웃할 데가 없다지만 좀 비싼 편이다. 괜히 왔나. 트레일러가 깨끗해서 나쁠 건 없지.


트럭을 세우니 20대로 보이는 남자가 나왔다.


“영수증 있나?”

“있다.”

“좀 보자. 우리 수습사원이 제대로 했는지 확인 좀 하려고.”


Barry Callebaut에 왔다. 내일 오후 약속이지만 무작정 들어갔다. 역시나 화물은 준비 안 됐다. 이곳은 Ben & Jerry‘s와 달리 마당이 좁다. 그래도 한쪽에 주차하고 밤을 날 수 있다.


새벽 2시, 직원이 문을 두들겼다. 닥에 대란다. 내일 아침에 다시 가볼 생각이었는데, 잊지 않고 미리 짐을 실어주다니. 닥에 대고는 또 잤다. 아침 6시쯤에 짐을 다 싣고 서류를 받았다.


비가 거세게 내린다. 버몬트는 큰 고속도로가 적어서 국도를 많이 이용해야 한다. 어제 올 때도 뉴욕주에서부터 한참을 국도로 왔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다. 이번 배달에서는 버몬트와 뉴욕의 시골 마을을 실컷 구경했다. 비 오는 날 구불구불 언덕길이 많은 산악지역을 트럭으로 다니기는 쉽지 않다.


운전하며 어느 지역을 지날 때마다 여기서 산다면 어떨까 생각해본다. 그것은 내가 젊었던 시절 어느 여자를 보면 저 여자와 결혼하고 산다면 어떨까 생각해봤던 것과 같다. 이곳에서 무엇을 하고 살 수 있을까? 농사, 장사, 온라인 비즈니스? 대부분 답이 없다. 내가 작가라면 이런 한적하고 별 볼 것 없는 지역에서 한동안 머물며 작품을 집필할 수도 있겠지.

베들레헴(Bethlehem, PA)의 Barry Callebaut에 왔다. 내가 싣고 온 것은 작은 초콜릿 칩이다. 그것으로 여기서는 완제품을 만든다. Barry Callebaut는 스위스에 본사가 있다. 1996년 벨기에와 프랑스 회사가 합병해 탄생했는데 세계에서 가장 큰 코코아 관련 제품 및 초콜릿 제조사다. 버몬트 공장에는 접수대 옆에 커다란 상자가 있다. 그 안에 초콜릿 칩이 잔뜩 들었는데 원하는 만큼 퍼서 먹을 수 있다. 나는 어제 저녁과 오늘 아침에 한 움큼을 집어 먹었다. 전에는 그냥 거들떠만 봤는데 이번에는 배가 고팠다.

내일 오전 10시 약속인데 이곳에서도 별말 없이 바로 화물을 받아주었다. 나로서는 하루를 번 셈이다. 다른 거래처도 이랬으면 좋겠다. 월마트 같은 곳은 약속 1시간 이전에 도착할 수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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