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누카 터미널은 예상과 달랐다. 규모도 그렇고, 시설면에서 정식 터미널과 드랍 야드의 중간 쯤이랄까.
연료통에 구멍 난 트레일러는 내려놓고 다른 트레일러를 받아 나왔다. 발송처인 버드 아이에 도착하니 오전 11시였다. 직원들은 주간조로 바뀌어 있었지만, 어제의 사고에 대해 알고 있었다. 뒷처리를 잘 했는지 연료 누출 흔적은 거의 남아 있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이다.
4시간 반을 기다려 짐을 싣고 나왔다. 원래 이 시간이면 배달처에 도착했을 시간인데. 배달 날짜는 내일로 미뤄졌다.
짐을 싣거나 내릴 때 기다리는 시간은 업무인가 휴식인가? 애매하다. 침대에 누워 잘 수도 있고,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볼 수도 있다. 순전히 개인의 몫이다. 이런 자투리 시간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업무와 개인의 성장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분명한 것은 대부분 대기 시간은 업무로 인정되지 않고 급여로 환전되지 않는다. 상하차 시간이 길어질 경우 디텐션 페이를 별도로 받기도 한다. 이것은 드라이버가 일을 해서가 아니라, 거래처에서 일을 안 해서 받는 돈이다.
급여 명세서를 받았다. 수요일을 기준으로 마감하기 때문에 어제 배달한 건은 포함되지 않았다. 지출 항목이 꽤 많아서 통장에 들어온 돈은 3천불이 조금 넘었다. 첫주라 할부금을 유예받았는데도 그렇다. 그러니 솔로 평균 2천불이 맞나보다. 트레이닝할 때는 매출액의 거의 절반 가까이 통장에 들어왔는데, 솔로는 40%를 조금 넘기는군. 솔로나 팀이나 고정 비용은 같으니까 팀이 유리한 건 맞다. 거기다 트레이너가 학생의 급여를 지급하지만, 정직원보다는 조금 덜 주니까 거기서 생기는 마진이 있다. 몇 주 더 일해보면 평균이 나오겠지. 봄이 오면 더러 트레이닝도 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