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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ermit Trucker Jan 19. 2023

OTR 트럭커 겨울 운전 십계명

겨울철에 살아 남기

트럭커를 위한 겨울철 안전 운행 수칙

일기 예보 확인
날씨가 안 좋은 곳은 안 가는 게 최선이다. 화물을 선택할 수 있다면 눈이 내리는 지역은 피하자. 화물 선택권이 없는 컴퍼니 드라이버라도 미리 날씨를 알아 보고 마음의 준비를 하는 게 좋다.


야간 운전을 피하라
상황이 허락한다면 가급적 낮에 다니자. 밤에는 기온이 영하로 내려갈 가능성이 높다. 무엇보다  시야가 안 좋아 노면 상태 파악이 어려운 점이 가장 큰 위험요소다.


노면 상태를 살펴라
기온이 영하로 내려갔다면 노면 상태를 유심히 살펴야 한다. 같은 도로에서도 구간마다 관리 주체가 달라 도로 상태가 다를 수 있다. 멀쩡해 보이던 도로가 갑자기 블랙아이스 천지의 지뢰밭으로 변하기도 한다. 노면이 젖어 보이는데 앞서 가는 차량의 타이어에서 물이 튀지 않거나 양이 평소보다 적다면 도로가 언 것으로 판단해야 한다.


속도를 줄여라
타이어 접지 상태에 대한 확신이 없다면 일단 속도를 줄여야 한다. 평소 속도의 70% 혹은 50%로 주행하라. 눈이 내리거나 도로가 얼었다면 25마일 이하로 서행하라.


무소의 뿔처럼 홀로 가라
겨울철에 무리지어 다니면 사고의 위험성이 높다. 빙판길에 미끄러져서 잭나이프 됐을 때 가까이 있는 차량과 충돌하기 십상이다. 안전거리를 충분히 두지 않아 2차, 3차 사고로 이어지기도 한다.


도로에 멈추지 마라
운전이 불가능할 정도로 갑자기 날씨가 나빠지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 비상등을 켜고 안전한 곳을 찾을 때까지 서행해야 한다. 절대 도로 상에 멈추면 안 된다. 갓길도 위험하다. 램프 진출입로가 그나마 잠시 피신하기에는 적당하다.


에어혼을 울려라
전방 사고나 도로 폐쇄로 도로 상에 정지해야 할 경우가 있다. 야간이나 악천후에 뒷차량이 와서 충돌할 가능성이 있다. 이럴 때는 뒤에 차량이 와서 정지하는 것을 확인할 때까지 비상등을 켜고 에어혼으로 경고해 주는 것이 좋다.


크루즈 컨트롤을 꺼라
눈이나 얼음이 남아 있는 도로에서는 크루즈 컨트롤 사용을 자제하라. 최소한 곡선 구간에서라도 크루즈 컨트롤을 끄고 속도를 줄이며 관성 주행으로 빠져 나가라.


과도한 엔진 브레이크 사용 자제
겨울철에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하지 말라는데, 노면 상태에 따라 다르다. 최신 연식의 트럭은 엔진 브레이크 사용 시 차량 및 트레일러 제어 능력이 과거보다 향상 됐다. 내 경험으로는 풋 브레이크만 사용했을 때보다 약한 엔진 브레이크를 함께 걸어줬을 때 더 안정적으로 속도를 줄일 수 있었다. 엔진 브레이크 작동 시 트레일러 브레이크도 함께 동작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럭 모델과 연식에 따라 다를 수 있으니 각자가 판단할 일이다. 물론 미끄러운 노면 상태에서는 서행이 답이다.  서행 상태에서는 엔진 브레이크를 사용할 일이 없다.


고립 상황에 대비하라
운행이 어려울 정도로 기상이 나빠지면 즉시 안전한 곳을 찾아 주차하라. 회사에 연락해 배달 일정을 미루는 게 좋다. 간혹 도로가 차단되거나 폭설로 고립되는 경우도 있다. 하루이틀 버틸 정도의 연료와 식량을 비치하라. 나는 와이오밍의 한 월마트DC에서 사흘간 갇힌 적도 있다. 도로가 차단될 것 같으면 리퍼 연료통도 미리 채워 놓자.

이상은 네 번의 겨울을 무사히 넘기고도 다섯 번째 겨울에 빙판길 사고를 당한 내 경험에 비추어 쓴 글이다. 이 외에도 여러 가지 주의 사항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만 뽑아보았다. 간단히 요약하면, 날씨가 안 좋을 때는 가급적 운행을 삼가고, 불가피한 경우에는 천천히 다니라는 얘기다. 지금까지 사고가 없었다고 해서 그 행운이 언제까지 이어질 지는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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