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프링필드 터미널이 무슨 조폭 집단도 아니고, 들어오는 건 쉬운 데 나가기가 어렵다. 이틀 전에 교육과 수리까지 다 마치고도 아직도 잡혀 있다. 가지고 나갈 화물이 없다. 매번 겪는 고질적인 문제다. 터미널에 오는 트럭은 많은데 이 근처에서 실을 화물은 제한적이다. 가장 좋은 시나리오는 누군가 터미널에 내려 놓은 트레일러를 이어서 받아 나가는 것인데, 경쟁이 심하다. 이래서 가급적이면 스프링필드 터미널에는 잘 안 온다. 화물 배달 중 지나는 길에 잠깐 들르는 것이면 몰라도.
터미널에서 화물은 드라이브 라인업에서 준다. 어제 오늘 두 번 찾아가서 물어봤지만 마땅한 게 없다. 내일 노스캐롤라이나 가는 화물이 있다는데, 그걸 받을 것 같다.
이번 주는 수입이 마이너스다. 처음부터 이번 주는 포기한 터라 각오는 했다. 일이 계속 이어져야지 어떤 이유로든 한번 끊어지면 손실이 있다. 다행인 건 투자 수입은 플러스다. 새해 들어 장이 좋은 게 가장 큰 이유지만, 시장수익률보다 높은 건 내 옵션 포지션 덕분이다. 장이 오를 때는 1.5배 정도 더 수익이 나고, 떨어질 때는 절반 수준으로 막았다. 그런데 임계점을 넘어서면 하락도 가속되는 문제가 있었다. 더 공부와 연구가 필요하다.
이틀간 종일 책 읽고, 공부했다. 나는 문자세대라 그런지 책이 더 편하다. 유튜브 강의도 도움이 되지만 책을 더 선호한다. 컨텐츠 생산도 페북이나 브런치에 글 쓰는 게 편하다. 지금이야 너나 없이 유튜브가 대세지만 유행은 돌고 도는 것이니 텍스트 시대도 한 번은 오지 않을까. 현실적으로도 동영상 만들 시간이 없다. 누가 대신해주면 모를까.
트럭 일 시작한 이후 쓴 글들은 구글 드라이브에 저장했는데, 가끔 열어서 읽어보면 재미있다. 아 맞다 그런 일이 있었지 기억도 새롭고. 당시 내가 어떤 생각과 감정이었는지 기록을 안 남겼으면 의미 없이 사라졌을 사건들 아닌가. 이렇게 기록이 중요한데, 트레이드 장부는 왜 이리 쓰기 귀찮을까. 아내에게 부탁해볼까. 간접 공부라도 되라고.
일주일 후면 집에 간다. 아내 생일 날짜에 맞췄다. 올해는 선물이라도 해야겠다. 아이패드가 망가진 이후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시청하는 아내를 위해 태블릿을 주문할 까 싶다만 아내에게 먼저 물어봐야겠다. 내가 주고 싶은 게 아니라 상대가 받고 싶은 걸 선물하는 게 낫겠지. 여보 뭐 받고 싶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