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상담하는 쏘쏘엄마 Nov 03. 2021

학교 상담과 심리 상담의 차이점은? (2)

안녕하세요 쏘쏘 엄마예요 :)

오늘도 지난 시간에 이어서 "학교 상담과 심리 상담의 차이점" 두 번째 시간으로 찾아왔습니다.



** 참고사항 **  

아래 1탄부터 읽어주시면 좋을 거 같아요.

1탄을 안 읽으신 분들은 아래 링크로 가셔서 읽고 와주시면 차이를 이해하시는데 더 도움이 될 거 같아요^^

https://brunch.co.kr/@jesuslovoo7/25



다시 한번, [이 글은 지극히 저 개인의 주관적인 의견임을 참고해 주세요!!]



<학교 상담과 심리 상담의 차이점 (1)의 요약>

1) 학교 상담은 예방적 개입이 많다.

2) 총알받이 학교상담, 위기 상담 위주로 돌아갈 때가 많다.

3) 내담자를 돕는 방법에서의 차이


이어서 들어갑니다~^^**




4. 정체성의 혼란


사설 센터나 대학교에서 상담을 할 땐 제 정체성 아주 확고했어요ㅎㅎ 나는 상담자다!

왜냐하면 그곳에서는 검사는 임상심리사님이, 스케줄 관리는 카운터에서 센터장님이나 담당자분이 등등 역할 분담이 아주 명확했거든요. 저는 상담자로서 오로지 상담에만 몰입하여 집중할 수 있었어요. 신경 쓸 것은 이 내담자가 다음 주에도 상담을 받으러 올 것인 거였죠 ㅎㅎ 특히 사설에서는 내가 제공하는 상담 서비스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고 오는 것이기에 매 회기마다 내담자에게 비용만큼의 만족감을 주어야 된다는 압박이 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생각해 낸 방식은 "나는 우리 아이가 달라졌어요의 오은영 박사님이다."라고 스스로를 세뇌하며 상담에서의 개입도 비교적 적극적으로 하고, 부모 상담 때에도 조금 더 강력한 솔루션을 제공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ㅋ 시간이 지나고 상담자로서 "나"에 대한 스스로의 신뢰가 쌓여가면서부터는 좀 더 마음에 힘을 빼고 내담자를 만났어요. 그랬더니 훨씬 더 상담이 잘되고 내담자들도 만족하시더라고요. 어쨌든 이건 tmi였고요, 본론 들어갈게요 ㅎㅎ




그러면 학교에서는 어떨까요?


전문상담교사로 근무하다 보면 주변에서 많이들 묻기도 하고, 또는 스스로 다음과 같은 질문들을 던지게 돼요.



"전문상담교사는 상담자인가요? 교사인가요? 아니면.. (이건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인데) 행정가인가요?"


아무래도 (1) 학교에서 일하는 + (2) 전문상담 + (3) 교사이잖아요? 


(1) 난 학교에서 일하는 행정가인가?


 일단 학교를 포함한 공공기관은 기본으로 행정은 깔고 가야 되는 거 같아요ㅋ 공문서를 잘 써야 되거든요. 오타 없이 점 하나까지도 공문의 양식에 맞게, 모든 것을 문서화해 놓는 것. 특히 문서화가 중요한 이유는 추후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 사항에 대한 근거자료가 될 수 있기 때문이에요. 물론 적성에 맞게 즐겁게 하시는 분들도 계시겠죠? 다만 전 좀 힘들더라고요 카 특히 뭐 보고하는 시즌이나 계획하는 학기 초엔 상담보다는 행정일의 비중이 더 높았어요. 적성에 그다지 잘 안 맞으니 시간도 오래 걸리고...


무엇인가를 계획해서 하겠다! 그러면 바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랍니다.. 계획서 작성부터 공문 올려 관리자 승인, 수업 조정, 교사와 일정 조율 등등 그에 따른 에너지가 엄청 들어가요. 그래서 가끔은 새로운 사업 시작하기가 약간 겁이 나기도 해요...ㅎㅎㅎ 뭐 상담을 한번 하려 해도 신청서 받고 교사와 일정 조율하고, 수행평가 등 일정 겹치는 건 없는지 확인하고, 교과 교사의 승인도 받는 등 해야 하는 일들이 많아요.


하지만 연차가 쌓이면서 이미 만들어놓은 자료들을 조금씩 응용하게 되면서 행정의 부담은 많이 줄어들고 있어요.


아마 이건 학교만 그런 건 아닌 거 같아요. 주변의 친구들 이야기 들어보면 청소년 상담 센터나, 건강가정 지원센터 등의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상담 센터의 전임 상담사도 많이들 겪으시는 일일 듯해요. 다만 학교는.. 혼자서 접수부터 일정 조정 상담 검사 관리 등 모든 걸 혼자 하다 보니 좀 더 행정의 부담이 조금은 더 클 수도 있을 거 같아요.



(2) 그렇다면 나는 상담사인가 교사인가?


 이 문제는 정말 학교에서만 겪는 정체성의 혼란인 것 같아요. 그리고 이에 대한 답은 정말 케이스 바이 케이스인 것 같아요. 상담교사마다 다르죠. 왜 그럴까요? 비교적 다양한 경로를 통해 전문상담교사가 되기 때문인 거 같아요. 아무래도 살아온 환경이 다르고, 전문상담교사가 되기까지 걸어온 길이 다르고, 가치관이 다르기 때문인 거 같아요. 


 예를 들어서 주변에 보면요,


 상담이라는 과목을 담당하는 "교사"라는 데 비중을 두시는 선생님들이 계세요. 물론 상담을 가장 중시하시지만, 시험감독이나 급식/생활지도 등 교사가 하는 일들도 당연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세요.  


 반면에 "나는 상담자"라는 데 비중을 두시는 선생님들도 있으세요. 그러다 보니 학교에 따라서 상담교사에게 "교사"의 타이틀을 달고 해야 하는 일들을 요구할 때 굉장한 심적 부담을 느끼기도 하세요. 예를 들어서, 아침 등교 임장 지도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학생들 교복은 단정히 입었는지, 지각은 하지 않는지 등을 살피고 훈계해야 하는 상황이 일어날 수 있는데 내가 상담하는 아이를 만난다면 그것이야말로 굉장히 불편한 상황이 생길 수가 있으니까요. 시험감독도 마찬가지고요.


한 가지 분명한 것은 전문상담교사에게는 "유연성"이 요구된다는 점인 것 같아요.


예를 들어서, 내가 '나는 상담사다'라는 가치만을 아주 강하게 갖고 있다고 해요. 그런데 학교에 따라서, 그리고 불가피한 상황에 따라서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생기기 마련이에요. 예를 들어서, 학교가 작아서 임장 지도를 할 교사들이 부족하면 어쩔 수 없이 상담교사에게도 요구할 수밖에 없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일정 선생님들이 너무 큰 수고를 하시게 되거든요. 난 상담교사이기에 무조건 안돼요!라고 하면 아이들을 함께 돌봐야 하는 동료 교사로서 껄끄럽고 불편해질 수 있어요. 그렇게 되면 상담실의 이미지도 안 좋아지겠죠? 이런 전체적인 상황들을 보고 내가 그때그때 지혜롭게 융통성 있게 내 역할을 조정해나가는 게 참 필요한 자리가 "전문상담교사"이지 싶어요. 절대적으로 되고 안되고는 없는 거 같아요. 그렇게 생각한 순간부터 정말 너무 어려워지는 자리가 이 자리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저 쏘쏘 엄마는 어떤 입장일까요?


사실 딱 명확하게 말하긴 어려운 거 같아요^^; 우리는 학교에서 일하는 상담사임엔 틀림없으나 타이틀은 또 교사이기에 학교에서 일반적으로 교사가 해야 하는 일들을 요구받는 경우도 꽤 많거든요.


 그러나 제가 항상 마음속에서 계속 새기는 저의 정체성이 있다면 그건 "나는 학교 상담자다"라는 점이에요. 학교에서 만나는 수많은 상황들 속에서 내가 상담자임을 잊어버리면다면 업무분장을 하든, 생활지도를 하든, 시험 감독을 하든, 무엇을 하든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싶어요. 학교에서는 많은 선생님들께서 이미 정말 훌륭하게 아이들을 지도해 주시지요. 그런데 "상담교사"는 일반 교사와는 조금 더 다른 의미로 아이들을 지도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마 그 다른 방식이 필요하기에 "전문상담교사"라는 제도가 생겨난 것 같고요. 상담을 전공한 사람으로서 조금은 더 힘든 아이들의 마음을 들어주고 헤아릴 수 있다면, 깨어진 마음을 더 깊이 공감하고 이해하고 위로가 될 수 있다면, 더 힘들어지기 전에 문제를 발견하고 도움을 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전문상담교사"로서 제가 학교에 있는 이유가 아닐까요? ^^




5. 이중 관계


이중 관계란  "상담자와 내담자가 치료적인 관계뿐만 아니라 친인척, 사업 동반자, 친구, 이성관계 등 다른 역할의 관계가 중복되어 있는 상황"(네이버 지식백과)입니다.



그러니까 쉽게 말하면,

상담 중인 상담자와 내담자가 상담 관계 외의 다른 관계도 걸쳐있는 거예요.


이중 관계는 상담자의 윤리에 위배되는 행동으로 엄격하게 금지되어 있어요..


왜냐하면 상담자는 내담자에게 유익이 되어야 하잖아요? 그것이 상담자 윤리의 가장 중요한 조항 중 하나에요. 그런데 이중 관계는 결국 상담 관계뿐 아니라 내담자에게도 해를 가하게 돼요.


예를 들어서, 아는 지인을 상담하게 되었어요. 처음에는 서로 아는 사이라서 더 믿고 맡기고 상담자도 더 잘해야지 하는 마음으로 상담을 시작할 수 있어요. 그런데.. 상담이라는 게 어디 좋은 말만 오갈 수 있나요. 변화를 위해서는 아픈 순간도, 부정하고 싶은 받아들이기 힘든 직면도 오기 마련이에요. 그런데 서로 엮여있는 지인이다 보니 상담자 입장에서도 직면하기 참 조심스럽고, 또 용기 내어 직면했다 치더라도 지인 입장에서는 감정적으로 서운해질 수 있어요. 아니.. 아무리 그래도 어떻게 저렇게 말해? 지는 얼마나 잘 살고 있다고, 너도 자식 땜에 골머리 썩었던 거 건너서 들었거든?" 이런 식으로요.ㅋ 우린 안 그럴 거야 하고 좋은 마음으로 상담을 시작하더라도 사람 마음이 참.. 그래요.



"이중 관계" 감이 잡히시나요...?


그러니까 이중 관계는 상담 관계 외의 관계도 있다 보니 예측할 수 없는 아주 다양한 상황이나 감정들이 상담에 끼어들어요.

당연히 상담에서의 객관성을 잃어버리게 되죠. 결국 곤란한 일이 생기겠죠?



그러면 학교에서는 어떨까요?


참... 안타깝게도 학교에서는 이중 관계를 피하기가 힘든 거 같아요.

제가 생각하기에 학교에서 이중 관계가 생길 수밖에 없는 이유는 다음과 같아요.



(1) 상담교사의 역할의 다양성


 계속 언급하지만 상담교사의 역할이 참 다양하지요..? 우리는 학생의 상담자임과 동시에 학생이 소속해있는 반 담임교사의 동료이기도 하지요. 동료임에도 여러 사안과 관련해서는 자문을 하기도 하고, 요청이 들어오거나 필요시에는 교사 집단교육을 진행하기도 해요. 이뿐인가요? 대부분의 학교에서는 급식지도나 등굣길 지도를 맡기도 하는데 이때 지도하는 대상들이 바로 내담자이지요. 상담교사는 동아리를 운영하기도 하고 그 동아리 아이들이 내담자가 되기도 한답니다.


 이렇게 학교 내에서 정말 다양한 관계로 엮어 있기에 이중 관계, 심지어 다중 관계까지 발생하는 것은 어찌 보면 아주 자연스러운 일인 것 같아요.



(2) 사안은 여러 개이나 상담교사는 한 명  


 이것도 (1)과 비슷한 내용이긴 한데요. 학교에서는 매일 다양한 사건과 문제들이 빵빵 터집니다. 교사 때문에 힘들어하는 학생이 있다면 바꿔 말하면 학생 때문에 힘들어하는 교사도 있어요. 학교폭력 피해를 당해 힘들어하는 학생이 있다면 대부분 같은 학교에 가해학생도 함께 있답니다. 가피해 학생을 함께 상담하지 말라고 권고가 내려와도(정말 당연한 말이지만요), 현실이 그게 잘 안됩니다. 상담을 하는 사람이 한 명이기에 연계를 하더라도 그 과정에서 어쩔 수 없이 모두를 만날 수밖에 없는 경우가 많아요. 이때 참 마음이 어렵습니다. 학교에서는 마주할 수밖에 없는 딜레마인 것 같아요.



그렇다면.. 쏘쏘 엄마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이중 관계는 상담에 있어서 상담 관계뿐 아니라 내담자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학교라는 공간에서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든 이중 관계가 최소한의 영향을 미칠 수 있도록 할 필요는 있어요. 그래서 저는 내담자와 상담을 시작하는 첫 회기의 "상담 구조화(오리엔테이션)" 때 이렇게 말해요.


"~야. 상담을 하다 보면 우리가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일어나기도 해. 예를 들어서, 너를 힘들게 한 친구가 선생님과 상담한 사실을 네가 알았다거나, 네가 너무 싫어하는 선생님이랑 내가 같이 식사를 하는 걸 봤다거나 하는. 이런 일들은 선생님이 전혀 의도하지 않았지만.. 진짜 너한테는 화가 나거나 배신감이 들 수도 있어. 그런데 안타깝게도 학교에 상담 선생님이 한 명밖에 없어서 이런 일들은 통제할 수도 없고 어쩔 수 없이 일어나기도 해. 그래서 선생님은 너랑 약속을 할 거야. 선생님은 무슨 일이 있어도 너랑 상담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반드시 비밀을 보장할 거고(예외 사항을 제외하고), 너랑 상담하는 이 시간은 온전히 네 편일 거고 너한테만 집중할 거야. 대신 너도 약속을 해줘야 돼. 선생님이 알게 모르게 네가 서운함을 느끼는 일이 발생한다면 무조건 선생님한테 와서 바로 얘기해 줘. 그러면 선생님은 너랑 내가 잘 풀어가고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믿어"


대충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하면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해를 해요. 정말 일어날 수 있는 불편한 일들을 상담 초반에 드러내놓고 솔직하게 다루고 가는 거죠. 이중 관계 문제로 서운하거나, 서로에게 좀 곤란한 일들이 생기더라도 첫 시간에 얘기한 것이 있으니 상담이 잘 드롭(갑자기 안 옴) 되지 않아요. 그래도 상담실에 와서 이야기해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상담교사와 학생의 관계가 더 깊어지는 것을 느낄 때가 많아요. 항상 느끼지만 우리 아이들은 내 생각보다 훨씬 관대한 것 같아요. 참 고맙지요.  



6. 그 어떤 곳 보다 자문과 연계가 중요하다.  


 상담 센터는 치료기관으로 자발적 신청이든 의뢰든 한번 상담이 들어오면 대부분 내담자가 그만두기 전까지 끝까지 상담을 진행해요. 갑자기 상담자나 내담자 중 누군가가 이사를 갔다던가, 경제적인 이유로 더 이상의 상담을 받기 어려워졌다든가 등의 불가피한 상황이 아니라면 내담자에게 긍정적 변화가 일어나기까지 상담을 진행합니다.


 물론, 연계를 할 때도 있는데요. 상담자가 내담자를 더 이상 도울 수 없겠다는 판단이 들 때입니다. 상담자의 윤리에서는 "더 이상 도움을 줄 수 없는 상황이라고 판단이 되면 상담자는 내담자가 더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에 연계해야 한다."라는 조항이 있어요. 왜냐하면 상담자는 그 무엇보다 내담자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중시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치료기관에서의 자문이라고 하면, 선임 상담자가 후임 상담자에게 슈퍼비전을 제공하는 형태일 수도 있겠죠? 부모 상담 때 부모에게 코칭을 하는 것도 크게 보면 자문에 해당할 수가 있겠어요.


 하지만 연계와 자문은 일반 심리 상담에서는 매우 매우 중요하지만 다소 상담을 보조한다는 느낌이 있긴 해요. 그러니까 상담이 주! 고 자문과 연계는 부!라는 느낌?  



그러면 학교에서는 어떨까요?


학교에서는 상담보다 자문과 연계 활동을 더 많이 할 때가 있어요.


 학교는 치료기관이 아니라고 했었지요? 치료를 요하는 수준의 정서적 어려움이 파악되는 경우 피치 못할 사정을 제외하고는 연계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공공기관에서 운영하는 상담 센터의 경우엔 의뢰서와 동의서 양식이 있어요. 의뢰를 위해선 당연히 학생과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고, 연계를 위한 학생/ 학부모 상담도 진행이 돼요. 사설 센터의 경우에는 의뢰서 양식은 따로 없으나 역시 부모님을 만나서 자세히 안내하고 설명드리는 과정이 필요하고요. 이 모든 과정에 필요하면 회의도 하지요. 상담 연계하는 과정까지가 생각보다 긴 시간과 에너지가 들어요. 연계 후에도 틈틈이 연락하며 상담이 잘 진행되고 있는지 확인하는 과정도 물론 포함이고요.


그리고 학교에 상담 전문가는 저 혼자입니다. 위기 사안, 심리적 어려움이 있는 학생 등등 모든 상담과 관련된 자문은 상담실로 들어오게 되는데요. 이때, 받은 정보를 바탕으로 해서 빨리 파악을 해서 담임선생님/ 교과 선생님/ 관리자/ 부모님들께 구체적으로 자문을 드려요. 내가 자문을 얼마나 "잘" 하느냐에 따라서 사실.. 학교 상담실의 입지가 굉장히 달라짐을 많이 경험하기에.. 자문은 매우 매우 중요한 것 같아요. 자문에서 도움을 받으신 분들은 상담실을 굉장히 신뢰하는 모습을 많이 보이세요.


 사실 초보 상담교사에게 자문만큼 심리적인 압박이 오는 일도 없어요.. 저 역시 그랬답니다. 갑자기 학생과 관련해서 물어보면 머리가 새하얘졌어요. 잘해야 된다는 부담감과 내가 모르는 분야면 어떡하지 하는 불안감에 진땀을 흘린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그래서 더 많이 공부하고 연습했던 것 같아요. 내가 만나는 청소년 내담자의 특징들과 관련해서, 청소년의 병리적인 부분들과 관련해서, 이들을 둘러싸고 있는 환경과 관련해서.. 정말 많이 공부하고 효율적으로 잘 전달하는 연습을 혼자 많이 했어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깨닫게 된 건데요. 모르는데도 아는 척하지 않고, 모르면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좀 더 생각한 후에 자문을 하니 자문을 받는 사람에게도 더 도움이 되고 저 역시 훨씬 마음이 편안하더라고요. 초보 시절엔 모르면 모른다고 하는 게 왜 이렇게 어려웠을까요? 아마 내가 초보자이기 때문에 좀 방어하고 싶은 심리가 많이 작동했는지도 모르겠어요 ㅋ 어떻게 다 알 수 있을까요, 나도 상담자이기 이전에 사람인데. 다 알지 못한다는 게 어쩌면 당연한 거였는데 그걸 인정하기까지가 참 오래도 걸렸네요^^;


정리하자면, 이렇듯 학교에서는 연계와 자문이 부차적인 업무가 아닌 주 업무가 되는 경우도 참 많이 있는 거 같아요!




7. 교육현장인 학교에서의 상담은..


 마지막은 이 이야기를 간단하게 하고 싶었어요.


 지난번 상담교사 장단점을 얘기할 때 단점 중에 상담교사는 참 외롭다고 했었는데, 학교 내의 상담도 단 한 명인 것도 있지만.. 외부 상담자들의 시선에서도 참 이해받기가 어려운 자리이기 때문인 것도 있는 거 같아요^^; 학교 상담과 일반 심리 상담의 차이는 생각보다 큰데, 이 차이를 잘 모르는 상담자들도 생각보다 많으신 거 같아요. 어쩌면 경험해 보지 않았기에 이해하기가 힘들다는 건 아주 당연한 거지만요! 물론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가끔 학교에서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이중 관계 문제나 일반 심리 상담 장면에서는 상상도 잘되지 않는 사건들 속에서 무조건 "실력이 없다."라고 치부당한 적도 많았네요. 그때 참 억울하고 서럽고 자괴감 들고 여러 마음이 교차했는데, 그래도 함께 임용된 동료들과 나누면서 이겨냈었어요 ^^ 저만 그런 게 아니더라고요.


 우린 같은 학교에 이 같은 일을 하는 사람이 없으니, 다른 학교에서 일하는 전문상담교사라도 열심히 관계를 맺어서 함께 해 나가는 게 참 중요한 거 같아요. 이 길을 혼자서만 꾸역꾸역 가다 보면 엄청 소진되고 힘들거든요. 우리 일이 보통 힘든가요, 그런데 아무도 몰라주는 거 같아서 서럽고 억울하고 외롭기도 하지요. 혹시 이 글을 보시는 전문상담교사가 계시다면 이웃도 맺어주시고, 함께 이야기를 많이 나누면서 같이 이 길을 걸어갔으면 좋겠어요~~^^


전국의 전문상담교사 선생님들! 정말 정말 존경하고 또 응원합니다 :)





여기까지, 학교 상담과 일반 심리 상담의 차이가 좀 이해가 되셨나요~?^^


다음 편은 "현직 전문상담교사의 하루 일과"를 주제로 들고 오도록 하겠습니당!



감사합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학교 상담과 심리 상담의 차이점은? (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