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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하는 쏘쏘엄마 Oct 01. 2021

동생이 생긴 우리 딸에게

안녕 엄마 딸?

사실 엄마는 동생을 낳기 전에 많은 걱정을 했었어


엄마 친구도 남매를 키우는데 아침마다 누나가 동생 머리를 때리고 도망간다는 거야


소문난 엄마 껌딱지인 우리 딸이 동생이 생긴 후에

어떨지 염려가 되더라고.

그래서 우리 찍찍이 인형들이랑 상황극도 많이 하고

대화도 많이 나누면서 동생 맞을 준비를 했었잖아, 그지


그런데 막상 동생을 낳고 집에 왔을 때

엄마는 진짜 놀랐다?


동생이 울면 빨리 가서 안아서 달래주라고 그러고,

엄마 화장실에 있으면 토닥토닥해주고,

조심조심 소중하게 만져주고,

동생을 귀여워하던 네 모습에 솔직히 안심이 되더라고.


할머니 집에서 엄마가 동생을 데리고 자야 하는 상황에서도 기꺼이 할머니 할아버지 옆에서 자겠다는 너의 말에 사실 참 고마웠어


우리 딸은 동생 질투도 많이 안 하고 동생을 참 예뻐한다며 흐뭇해하기만 했지.





그러던 어느 날,

울어 젖혀대는 동생을 할머니가 안으려던 그때 갑자기 울음을 터뜨리면서

"할머니는 안지 마 할머니는 보지 마 할머니는 나랑만 놀아"

하며 쉽게 멈추지 못하고 꺼이꺼이 울던 네 모습을 엄마는 잊을 수가 없어



그래 네 마음이 어떻게 괜찮기만 했겠니

귀여워하고 양보하고 배려하는 네 마음도 진심이었겠지만

사실은 엄마의 사랑을 독차지하고 싶은 마음이 더 컸을 거야



엄마가 그래도

마음을 알아주고 헤아려주는 일에는 자신이 있었는데

내 딸 마음에 무심했다는 게 많이 미안해



아니 사실은 무심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어

나도 두 아이의 엄마가 된 건 또 처음이라,

엄마 나름대로 적응할 준비와 시간이 필요했거든.



사실 엄마도 어렵고 많이 힘들더라고.



그런데 어제저녁 기도할 때 고사리 같은 두 손을 꼭 모으고


"엄마가 동생을 돌보느라 많이 힘든 거 같아요

하나님 힘들지 않게 해 주시고 엄마 잘 건강하게 해 주세요"


했던 너의 기도에 엄마는 깜짝 놀랐어.



그래 네 세상의 전부가 엄마일 테고

너는 온 시선으로 엄마를 네 눈과 마음에 담아낼 터인데

엄마가 또 모르고 있었네



엄마를 알아주고 헤아려주는 건 너였는데.



우리 딸이 엄마를 위해서,

엄마 힘들까 봐 참 많이 애쓰고 있었구나



어리디 어린 네가 엄마를 위하는 이 모든 다정스러운 모습들을 엄마가 알아주고 싶어서

더 사랑한다고 또 고맙다고 표현해 주기로 했어.

틈나는 대로 너를 더 많이 안아주기로 했어.



아마 네가 커가는 동안

우리의 경험이 쌓이고 사랑이 커져가는 만큼

고마움도 그리고 미안함도 겹겹이 쌓여가겠지?

이 감정들이 우리를 가족으로 더 끈끈하게 엮어줄 거야



하나님이 엄마에게 주신 가장 귀한 선물인 우리 딸,

엄마가 세상 그 무엇보다도 널 사랑해

그리고 작디작은 네가 누구보다도 크디큰 마음으로 이 부족한 엄마를 넘치도록 사랑해 주어서 참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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