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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상담하는 쏘쏘엄마 Dec 30. 2021

학교) 자살 위험성 평가와 면담법

안녕하세요! 전문상담교사 쏘쏘엄마입니다 :)

오늘은 학교에서 자살 위험이 있는 아이들을 만나게 될 땐, 어떻게 해야 하는지 내용을 다뤄보도록 할게요.

아마 인터넷을 조금만 검색해 보셔도 자살/자해 관련 매뉴얼과 프로토콜은 쉽게 구하실 수 있을 거예요. 매뉴얼에 아주 길게 자세하게 자살과 관련된 대처법들이 다 나온답니다. 자살과 관련된 이론적 내용에서부터 자살 사후관리(실제 자살이 일어났을 때 대처하는 방법)까지도요. 자살과 관련한 이론과 구체적인 내용은 매뉴얼의 도움을 받으시면 좋겠어요.

저는 좀 더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고자.. 오늘 제 포스팅에서는 좀 더 초점을 맞출 내용은 학교에서 자살 위험 사실을 알고 위클래스로 연계되었을 때 상담교사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하는가입니다. 꼭 상담교사뿐 아니라 학교 관계자나 학부모님이 보셔도 도움 되실만한 내용으로 꾸려보도록 하겠습니다! 또는 담임교사 연수 자료로 활용하셔도 좋을 거 같아요.

길어지면 좀 힘드니까.. 자살에 대한 평가와 면담과 관련한 학교 행정에서 핵심 부분만 딱 뽑아서 작성해 볼게요!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1. 학교에서 자살 위험이 있는 학생 상담의 목적은 무엇인가요?


학생의 상태가 일시적인지 또는 지속적인지 확인하고 도움을 주기 위해서​

누구나 살다 보면 견디기 어려울 정도로 힘든 순간이 찾아와요. 어떨 땐 너무 힘들어서 차라리 사는 것보다 죽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스쳐 지나가기도 한답니다. 그래도 곧 정신을 차려서 어떻게든 견디고 살아가보죠. 견뎌보는 방법은 사람마다 달라요. 사랑하는 사람들을 생각해서 견디든지, 꿈을 생각해서 견뎌본다든지.. 각자의 방법대로 그 힘든 순간이 지나가길 버티고 기다리며 살아나가보죠.

그런데 어떤 이들에게는 살아갈 이유를 찾지 못할 만큼 견디기 힘든 순간이 오기도 해요. 그럼 죽고 싶다는 생각에 머물게 되면서, 그 생각이 머릿속에서 자리를 잡아가요. 어떻게 죽을까? 언제 죽을까? 이런 생각들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자살 생각을 품게 됩니다. 특히 아직 발달 중인 아이들의 경우 충동성이 강해서 생각과 계획이 세워지기 전에 감정적으로, 충동적으로 자살 시도를 할 확률이 높아요. 자해를 하고 있었던 아이들이라면 더더욱 가능성이 크고요.

그래서 상담교사는 조금이라도 자살 위험이 보일 땐 학생의 내적인 과정들을 확인해 봐야 합니다. 학생의 "자살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구체적인지, 자살을 시도한 적은 있었는지, 계획은 얼마나 구체적인지, 자살을 하게끔 하는 위험요인은 없는지, 자살을 하지 않게 하는 보호요인이 있는지 등을 살펴봅니다. 이 전반적인 평가를 통해 학생의 상태가 일시적인지 지속적인지를 확인하고 이에 따른 도움을 주는 것이 자살 위험이 있는 학생을 만날 때 가장 먼저 고려해야 하는 목표입니다.

(1) 자살의 보호요인
: 자살하지 않게 보호하는 모든 것

- 내적 보호요인: 통찰력, 스트레스 대처능력, 긍정적 문제 해결을 해왔던 경험, 유연성, 책임감 등
- 외적 보호요인: 지지적인 가족, 친구, 종교, 좋아하는 사람 등


(2) 자살의 위험요인
: 자살의 위험성을 높이는 모든 것

- 내적 위험요인: 정신과적 증상, 우울/불안 등 부정적 정서, 약물중독, 질병 등
- 외적 위험요인: 사별, 대인관계 갈등, 가족 내의 위기, 학업성적 하락, 실패 등

* 보호요인보다 위험요인이 큰 경우 더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함





2. 자살 위험이 있는 학생을 만날 때 상담 TIP
[학생이 보이는 자살 신호들]

- 아끼고 좋아하는 물건을 나누어 준다.
- 일기장, 노트, 책등에 "죽고 싶다"라는 글을 계속 쓴다.
- 내가 죽고 나면..이라는 암시를 계속한다.
- 최근에 친하게 지내던 누군가의 자살 또는 죽음을 경험한 적이 있다.
-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어 한다.


- 검사를 통해서, '담임교사 / 학부모/ 친구'를 통해 자살 신호를 발견해서, 또는 드물지만 자발적으로 "죽고 싶다"라는 문제로 상담실로 온 아이들을 만나게 될 때, 어떻게 상담을 시작해야 할까요? 네 공감/반영/경청 등 상담의 기본 태도는 일반 상담과는 같습니다. 하지만 자살 위험 상담을 진행할 때 반드시 알아야 하는 내용들이 있답니다.

1) 돌려 말하지 말고 담담하고 직접적으로 묻기

- 자살 생각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묻는 것이 좋습니다. 이미 자살 위험으로 상담실에 온 학생들은 내면에서 수도 없이 "죽음" "자살"에 대해 생각해왔답니다. 이 아이들에겐 자연스러운 주제입니다. 하지만 오히려 주변에서 이 주제가 너무 불편하여 또는 학생을 자극할까 걱정되어 이에 대한 말을 꺼내는 것 자체를 어려워합니다. "그.. 있잖아.. 혹시 먼 훗날 네가 죽으면.." 등 빙빙 돌려 말하는 것은 아이에게 "나는 아직 너와 자살에 대해 나눌 준비가 되지 않았어"라는 메시지를 주는 것과 같아요. "자살 이야기를 하면 선생님이 불편하시겠구나.."생각하며 오히려 아이가 자신의 생각을 편안하게 나누지 못하게 합니다. 자살 생각을 가진 학생에게 자살 생각 여부를 직접적으로 물어본다는 건 "나는 너와 함께 자살에 대해 대화할 준비가 되어있고, 이해할 수 있어"라는 메시지를 주며, 괴로워하는 학생이 혼자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 해줍니다.


2) (자살 위험) 상담을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하기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자살 생각에 대해서 나쁜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어른에게 이야기해 봤자 혼나고 이해받지 못할 거라고 생각하죠. 이 부분에 대해서 상담교사는 아이의 오해를 바로잡고, 상담을 하는 이유를 명확하게 설명해 주어야 합니다. "혼낼까 봐, 너를 판단하려고"가 아니라 "너의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며, 너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고 싶어서"라는 의사를 분명하게 표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때, 자살 생각 자체에 대해서 공감해서는 안 됩니다. [예) 나 같아도 죽고 싶겠다] 자살을 하고 싶은 그 마음과 환경에 대해서만 공감합니다)




3) 비밀 보장의 예외 상황이라는 것을 명확하게 이야기하고, 향후 일어날 수 있는 일들에 대해 설명하기

계속 언급하지만 자살 생각은 비밀 보장의 예외 상황입니다. 비밀을 지키는 것보다 아이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이 훨씬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다 괜찮아, 선생님이 무조건 다 비밀로 할게. 선생님만 알고 있을게. 나한테만 털어놔봐"라고 회유하며 아이의 이야기를 듣는 것을 절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듣고 나서 비밀을 보장하는 것도 윤리적인 문제지만, 그렇게 듣고 약속대로 비밀을 보장하지 않고 주변에 알린다면 아이가 그때 느낄 배신감이 훨씬 크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처음부터 솔직하고 투명하게 모든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아이로 하여금 상담교사를 신뢰할 수 있게 한답니다.


4) 자살 관련 면담지에 따라 체크하며 질문하되 보호요인도 함께 탐색하기

저는 자살과 관련한 위험성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자살 관련 면담 기록지를 활용합니다. 면담 기록지를 활용하면 보다 구체적이고 분명하게 자살에 대한 평가를 할 수 있고, 또 저의 판단에 근거가 됩니다.

저는 이 질문들을 쭉 한 다음에 마지막으로 꼭 물어보는 게 있는데 바로 보호요인에 대한 질문입니다.

학생이 이렇게 죽고 싶은 이유가 있음에도 아직까지 죽지 않고 살아있는 이유도 분명 있답니다. 상담교사는 이 부분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묻고, 내담자의 힘과 강점을 알아주며 인정해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이때 보호요인만을 강조하며 앞에 이야기했던 힘든 부분들을 축소시키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너무 오버하거나 유난스럽지 않게 아이의 강점과 힘을 비춰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상담을 시작합니다.

* 아래 내용을 쭉 이어서 한다기보다는 적절하게 섞어서 대화합니다. ^^

"쏘쏘야, 담임선생님을 통해서 쏘쏘가 요즘 굉장히 힘든 것 같다고 이야기를 들었어. 노트에 죽고 싶다, 죽으면 어떻게 될까 하는 내용을 쓴 걸 보셨다고 들었어. 그래서 상담 선생님이 쏘쏘랑 조금 더 자세하게 네 마음이 어떤지, 너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이야기해 보고 싶어서 만나게 됐어. 선생님이 너에게 질문을 하는 이유는 너를 판단하거나, 혼내려는게 아니라 선생님이 네 마음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싶고.. 또 너에게 필요한 도움을 주고 싶어서야. 쏘쏘가 그동안 많은 시간을 혼자 힘들어했을 거 같은데,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훨씬 마음이 편해질 수 있을 거야.

오늘 이야기하는 건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비밀을 보장할 수 있지만, 너를 안전하지 못하게 하는 자살생각이나 너를 해치는 자해 행동, 너에게 위협이 되는 상황에 대한 것들은 비밀 보장을 할 수가 없어. 비밀을 보장할 수 없다는 말이 뭐냐면 쏘쏘가 안전해지고 마음이 괜찮아질 수 있도록 선생님뿐 아니라 학교에서, 그리고 쏘쏘의 부모님과 함께 너를 도와줄 거야. (이 부분에 대해서 불편해하면 이야기하면서 오해하고 있는 부분들은 차근히 설명해 주기)

선생님께서 너와 상담한 걸 더 잘 기억하고, 도움을 주고 싶은데, 적으면서 상담을 진행해도 될까?(면담지 작성하며 질문+듣기)

최근에 쏘쏘가 너무 힘들어서, 괴로워서.. 또는 어떤 이유로 죽고 싶다고 생각한 적 있니? (또는) 사는 것보다 죽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니?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었음에도, 쏘쏘가 여기까지 견디고 버틸 수 있게 해준 건 어떤 거였어?(보호요인 탐색)"

* * 아이가 자살 관련 질문에 대한 응답을 거부하는 경우에는 평소에 고민이나 힘든 점이 있는지 물어보면서 접근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소극적인 표현을 하는 학생과의 적극적인 대화의 예] (출처: 교육부)

선생님: 요즘 어떻게 지내니?

학 생: (어깨를 으쓱한다.)

선생님: 별로 좋지 않은가 보네?

학 생: (머리를 흔든다.)

선생님: 요즈음 우울해?

학 생: (고개를 끄덕인다.)

선생님: 불행하다고 생각해?

학 생: 그래요.

선생님: 때론 살 가치가 없는 것처럼 보이기도 하니? 또는 (내 마음이 내 마음 같지 않고 못 견디게 힘들 때가 있니?)

학 생: 맞아요.

선생님: 죽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해 본적도 있어?

학 생: 많아요.

선생님: 자살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니? (직접적으로 다루기)

학 생: 가끔씩 그래요.

선생님: 어떻게 자살할 것인지 생각해 봤어?

학 생: 거기까지는 생각해 보지 않았어요.

** 하지만 만약, 내가 모든 노력을 다했지만 아이가 마음을 열지 않는다면 담임교사와 보호자와 함께 충분히 상담을 하고, 아이에게 자살 신호가 분명 보인다면 외부 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5) 자살 위기 학생을 만났을 때 해야 할 것과 하지 말아야 할 것







3. 자살 위험 학생을 위한 학교 행정 절차

* 아래 내용은 앞선 위기관리 글의 내용과 중복되기에 간단하게 언급하겠습니다. 이전 글을 참고해 주세요 :)



1) 기록을 꼼꼼히 남기기
- 자살과 같은 위기 상담에서는 그 어떤 상담보다 기록을 아주 구체적으로(상담교사가 어떤 개입을 했는지, 평가의 근거 등) 남겨놓는 것이 필요합니다.

2) 학교 시스템 활용 (위기관리 위원회)
- 자살 위험 학생에 대해서는 학교 시스템을 적극 활용한 도움을 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상담만 해서 끝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담임교사와 함께 모니터링을 하며, 학부모 상담을 통한 개입을 합니다. 자살 위험성이 판단될 경우 반드시 위기관리 위원회를 거쳐 학생에게 도움이 되는 가장 효과적인 방안을 위원들과 함께 의논해야 합니다.

3) 반드시 학부모 상담하기
- 자살 위험이 있다는 판단이 들 땐 반드시 학부모 상담을 진행해야 합니다. 학부모가 어떻든 학생의 1차 보호자입니다. 정말 피치 못할 사정이 아닌 경우 대면 상담을 진행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4) 위기에 따라 외부 연계하기
- 자살 위험이 아주 높은 경우에는 상담을 진행하기보다는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상담교사 혼자 판단할 문제가 아니기에 이 경우 신속히 소아정신과로 연계하여 의사의 소견도 들어보고 결정해야 합니다. 정신과적 문제나 기분 문제가 심각할 경우 약물 치료를 병행하고, 외부 상담과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자살 위험 상담을 진행할 때 필요한 서류 (개인적인 경험)


* 자살 위험과 같은 위기 상담을 진행할 때 우리는 철저하게 기록을 남겨야 합니다. 아래는 제가 개인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문서들인데요, 이것을 내담자와 함께 작업하고 받는 이유는 내담자 보호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상담교사인 저 자신의 보호를 위해서 이기도 합니다. 이 서류들은 일지와 함께 보관하며, 위기관리 회의록과 함께 공문 처리를 해놓습니다.


1) 나의 안전에 대한 동의서

> 안전에 대한 동의를 하면서 내담자로 하여금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구체적으로 어떻게 생명을 지킬 것인가(대처방안)를 생각해 보게 합니다.


2) 안전에 대한 부모상담 확인서

> 이 내용을 이야기하고 문서로 다룸으로써 학부모에게 사건의 심각성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도록 돕습니다. 저 역시도 학부모님께 빠진 내용 없이 정확하게 전달하고 있는지를 다시 한번 점검해 볼 수 있습니다. 문서를 활용하면 말로 전달하고 듣는 것을 넘어서 눈으로 보고 손으로도 써보기 때문에 훨씬 정확하게 전달될 수 있습니다.


3) 자살 관련 면담지
> 상담교사의 자살 위험성 판단의 근거이기 때문에 잘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끝으로, 전하고 싶은 말


자살 위기 상담을 진행하고 나면 정말 소진이 많이 됩니다. 긴장되고 혹시나 내가 실수하는 건 아닌지, 잘못 본건 아닌지 걱정도 밀려와요. 지금 이렇게 포스팅을 적으면서도 제가 그동안 만났던 많은 사안들이 생각나면서, 복합적인 감정이 밀려오네요..

그리고 초보 상담교사를 위해서.. 10여 년간의 경험 중 제가 가장 강조 드리는 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최대한 보수적으로 대응하라

- 자살 위험에 대해 잘 판단이 서지 않으시나요? 우리는 조금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쪽에 서서 개입을 할 필요가 있답니다. 정말 만일 하나라도 1%의 가능성이 있다면, 그 자체로도 위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도움이 필요하지 않을 아이는 없습니다. 두려운 거예요.. 절대로 그냥 넘기지 말고, 최대한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자살 위험 앞에 놓인 아이를 위해서 하시길 바랍니다.



2) 학교 구성원들과 함께 최선을 다하라

- 우리는 다행히 학교 소속으로 학교의 시스템을 적극 활용할 수 있답니다. 절대로 혼자서 판단하고 결정하고 개입하지 마세요. 함께 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혼자서 책임질 일에 굉장히 힘들어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드시 함께 하시길 바랍니다.



3) 나의 한계를 인정하고 받아들여라

- 제가 초심일 때 자살 위기 사안들을 만나면요.. 정말 죽도록 힘들었어요. 경찰차 타고 자살하겠다고 사라진 아이를 쫓아다닌 적도 있었고요, 하루 온종일 소아정신과에서 아이와 함께 입원 절차를 진행한 적도 있었고요, 위세척을 시킨 일.. 등등 정말 많은 사건들을 겪으며 가장 많이 했던 생각이 이거였어요. "내가 실력이 없어서 애들을 더 잘 돕지 못하는 거 아닐까.. 내가 좀 더 잘했다면.. 내가 좀 더 유능했다면.." 그렇게 자책을 많이 했네요.

그런데 지금 와서 보면요. 여전히 자살 위기 사안들은 너무나도 힘들어요. 아마 은퇴할 때까지도 힘들 거 같아요. 제가 잘 하는 말인데요.. 칼 로저스가 오셔도 이건 힘드실 거예요.. 절대 선생님 본인을 지나치게 탓하지 마세요.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일어날 일은 일어나고요, 어쩔 수 없는 일도 있답니다. 나는 그냥 지금 만난 이 아이를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그러다 보면 또 내 작은 노력이 다른 이들의 애씀과 아이의 회복성과 만나 이 아이를 살리게 되는 날이 온답니다. 절대 혼자 할 수 없어요.

아이들은 그 순간만 넘어가면 됩니다. 죽기 직전까지 갔던 아이도.. 위세척해서 겨우 살아난 아이도.. 제빵사가 돼서 그렇게 5년이 지나서 케이크를 사들고 저를 찾아오더라고요. 가장 어둡고 힘들었던 그 시기에 함께해 주셔서, 도와주셔서 감사하다고 그래서 제가 살았다고요. 뭐 저 때문이었겠어요. 그냥 아이를 도와주고 싶고 어떻게든 살리고 싶었던 내 작은 마음과 노력이 아이가 이미 가진 회복성을 탁 건드렸을 거예요, 부모님이 좀 더 아이에게 신경 쓸 수 있도록 했을 거고, 학교 구성원들이 아이를 좀 더 배려하고 공감할 수 있게 해줬던 걸 거예요.

아직 저는 만나지 못했지만.. 만약 혹시 내가 아무리 애썼지만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났어도 너무 자책하지 마세요. 일어날 일은 어쩔 수 없이 일어난답니다. 내가 아무리 애써도 막을 수 없는 일도 있을 수 있어요.나는 그냥 최선을 다하고 기도할 뿐임을, 저는 매일 배웠어요.


오늘도 학교 현장에서 생명을 살리고 계실 많은 전문상담선생님들께 도움이 되셨길 바라며..

항상 응원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자해"를 주제로 들고와보도록 하겠습니다! 자살 생각과 비슷하지만 또 다르답니다.


오늘도 제 글과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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