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스러웠던 지난 과거생활

오지랖 넓은 아줌마

by Happ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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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지랖이 넓다’는 말을 오늘날에도 종종 쓴다. 그런데 이 말이 그다지 좋은 뜻은 아니다. 옷의 앞자락이 넓으면 몸이나 다른 옷을 넓게 겹으로 감싸게 되는데, 간섭할 필요도 없는 일에 주제넘게 간섭하는 사람을 비꼬는 말이다. 그런 사람에게 ‘오지랖이 몇 폭이냐?’고 비아냥거리며 묻기도 한다. 그런데 오지랖이 넓다는 것은 가슴이 넓다는 말이다. 즉 남을 배려하고 감싸는 마음의 폭이 넓다는 것을 말한다. 그런 점에서 본다면 오지랖이 넓은 것이 미덕이다. 다만 그것이 지나쳐서 남에게 도움이 되기보다는 오히려 귀찮게 하는 결과를 가져올 때, 이를 경계하여 ‘오지랖이 넓다’고 하는 것이다.


[네이버 지식백과] 오지랖 (좋은 문장을 쓰기 위한 우리말 풀이 사전, 초판 1쇄 2004., 10쇄 2011., 박남일)


아파트에 산지도 언 10년이 넘어간다. 아파트에 살면 좋은 점도 많지만 사실 불편한 점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그 많은 것 중에 하나는 바로 층간소음으로 인한 주민 간의 어려움이었다.


웬만하면 같은 아파트에 사는 사람끼리 싸우기보다 이해하는 것이 많았다. 일일이 지적하고 싸우면 결국 나만 손해이기 때문에 그냥 내버려두는 경우가 많았었다.


밤 10시가 넘었던 걸로 기억된다. 갑자기 전화벨이 울렸다. 스크린을 보니 아랫사람인 듯했다. 갑자기 전화가 울리고 혹여나 아이들이 깰까 봐 전화를 급히 받았는데 단단히 마음을 먹음 듯한 목소리, 단호한 목소리로 너무 층간소음이 나서 잠을 잘 수 없고 스트레스를 받아 약을 먹고 있다는 등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었다.


다 이해를 하려고 하고, 어느 정도는 인정하는 부분도 있어서 죄송하다고 하며 마무리를 지으려고 할 때쯤 그 이상으로 하지 말아야 할 말까지 하면서 언성을 높이는 것이었다.


“다른 곳으로 이사 가세요!”


그러면서 한 가지의 말을 더 한 순간 나는 폭발을 할 수밖에 없었다.


“아저씨 요즘 일 다니지 않으시잖아요! 지금 일을 하지 않아서 평소에 너무 시끄럽게 걸어 다니잖아요!”


화가 나고 속상을 해도 하지 말아야 할 이야기까지 하니 참다못해 소리를 지르고 싸움을 하게 되었다.

“당신이(?) 뭔데 내가 지금 일하냐 마냐라고 이야기를 하는 거예요!”

(참 신기하기는 하다. 거의 밖에 나가지 않고 오후쯤 둘째가 유치원에서 올 시간에만 나가는데 내가 일을 하지 않는 걸, 실직자라는 것을 어떻게 알았을까? 아줌마의 오지랖은 참 놀랍기만 하다)


사실 그 아줌마는 그 이야기가 요점이 아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나의 현재 상황이 초라해서 그런지 사소한 이야기가 나의 마음에 불을 질었다.


정말 가만히 있지 않았다. 그렇게 욕을 하지 않는 사람인데, 내가 알고 있는 욕을 합쳐 가면서 오지랖 넓은 아줌마와 대판 싸움을 하였고 결국 아줌마의 사과를 통해 크게 번질 싸움이 어느 정도 일 달락 되었다.


‘사람들이 왜 이리 나를 무시하는 거야!’


싸움 끝은 나의 승리로 끝났지만 뒷 끝은 좋지 만은 않았다. 화가 덜 풀렸는지 한동안 잠을 이룰 수 없었고 또 다른 복수를 해야겠다는 엉뚱한 상상을 하게 되었다.


늘 민감한 아이로 변해가기 시작했다. 툭 건드려도 터질 것만 같은 그런 사람, 걸어 다니는 시한폭탄이었다.


그러다 보니 누구의 위로도 그저 화날 뿐이었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내면 깊은 속에 깊은 상처가 자리 잡고 있었고, 나에 대한 열등감과 부끄러움으로 인해 나를 보여주기 싫은 나름 나의 방어막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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