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일기

막힌 담을 허물고 싶다.

by Happyman
막힌 담을 허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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늘 좋은 일만 있기는 하겠냐만은 갑자기 많은 일들이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아 마음이 너무 힘들게만 느껴진다. 세상 살면서 계획대로 되면 좋으련만 꼭 그렇게 흘러가는 것이 아니기에 지금의 내 상황이 너무 힘들게만 느껴진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라도 할 수 있을 텐데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는 사실에 내 마음에 매우 무겁다. 아닌 것을 아니라고 이야기하고, 부정한 것은 절대 부인하고 있는데도 그런 내가 너무 불쌍히 여겨지는 것은 무엇일까?

남들을 보면 나보다 더 나아 보이는 것처럼 보여서 내 모습 자체가 너무나도 부끄럽게만 느껴진다.

다른 생각으로 내 마음을 채워가려고 노력해보지만 벌써 상처 받은 그것들이 벌써 내 마음에 잔뜩 차지해버리고 있어서 다른 것들이 내 마음에 얼씬도 못하는 상황이다.

부르짖고 도와달라고 말씀드렸는데, 나의 이야기를 들으셨는지 잘 모르겠고 도리어 뭔가 잘못을 저지른 사람처럼 느껴져서 낙심되는 마음만 가득할 뿐이다.

세상이 그리 쉽기는 하겠냐만은, 왜 나만 이렇게 힘들게만 느껴지는 것일까? 좀 더 나아지겠지라는 생각도 들면서도 이제는 어려움이 나의 일상이 되고 말았다.

어릴 적 뜀틀 놀이를 제법 잘했다. 그 나이 또래 아이들보다 키도 컸고 운동신경도 제법 좋아서 뜀틀은 쉽게 쉽게 넘어가버렸다. 못 올라갈 뜀틀이 없을 만큼 도약한 순간순간이 참 경위스러웠다. 못 올라가는 것이 없을 만큼 내 인생은 찬란했고 화려했다. 여러 칭찬에 움쯜거리기도 했지만 그렇게 큰 어려움 없이 살아왔다. 그때그때마다 나는 주어진 뜀틀을 보란 듯이 넘어갔고 남들에게 부러움도 많이 샀다.

그런데 어느 때부터인가 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하나도 넘지 못하거나 도약도 제대로 되지 않아 심히 당황스러울 때가 많았었다. 처음에는 그럴 수도 있지 라며 나름 나의 마음을 위로해주곤 했었는데 이제는 매번 실패 가운데 있어서 그런지 시도조차 하지 않는 그런 사람으로 변한 것 같다.

일을 하면서 즐거워해야 하는데, 삶의 기쁨이 있어야 하는데 도통 즐거움이 없이 막상 내일의 삶이 두렵기만 하다.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하게 되면 도움보다는 오해의 소지가 많았었고 정말 사람의 도움이 하나도 없어서 도리어 사람을 의지하지 말아야겠다는 그런 생각이 더욱 확고해졌다.

내 힘으로도 할 수 없고 아무도 도와줄 수 없는 이런 현실에서 내가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어떻게 판단해야 하는지 잘 모르겠다. 아무런 도움이 없는데 똑같은 것들만 살펴보면서 헤매고 있는 이 바보 같은 사람! 정말 답이 없다.

그분은 나에게 무엇을 원하시는 걸까? 나의 힘을 빼라고 하시는 걸까? 사람을 의지하지 말라고 하시는 걸까? 정말 나의 기도를 들으셨을까? 들으신다고 말씀하셨는데 왜 나의 상황은 하나도 바뀌지 않는 것처럼 느껴지는 걸까?

나를 정말 사랑하시어 나를 훈련시키시는 것일까? 나는 그런 훈련을 완벽하게 해낼 수 없는 그런 사람인데 도리어 그런 시험과 훈련들이 나에게는 큰 짐으로만 느껴진다. 어깨에 짊어진 이 큰 짐들과 내 앞에 높게만 세워진 현실의 벽이 나의 가슴을 답답하게만 한다. 보이면 보면서 갈 것인데, 들리면 들리는 곳을 바라보며 나아갈 텐데 아무것도 보이지도 않고 들리지도 않는 지금의 현실이 너무나도 막막하다.

정말 길이 있을까?

정말 결론은 있는 걸까?

해피엔딩이든, 슬픈 엔딩이든 결과가 바로 당장 나왔으면 좋겠다. 결과가 언제 나올지 모를 이때에 그저 막막한 이 현실이 나의 숨을 막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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