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흔 일기

비난의 끝

by Happyman
비난의 끝


43. 날카로운 칼날3.jpg


남을 비난하게 되면 속이 시원할까? 꼭 그렇지마는 아닌 것 같다.

비난의 내용을 더 채우기 위하여 비난하는 대상을 더욱 생각하게 되고 점점 비난의 수위는 높아갈 뿐이다.


이제는 곧 정리를 해야 한다. 최근 사직서를 제출하고 그만두겠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그런데 이 과정조차 녹록지 않았다. 정확하지 않으면서 이렇게 저렇게 섣불리 판단하여 나를 나쁜 사람으로 몰아가고 있었다. 직접 물어보는 것이 참 두려웠는지 주변의 사람을 통해 나에 대해 물어보고 꼬투리를 잡아 더 못된 사람으로 낙인 시켜 놓았다. 여전히 싫어하는 이들을 이렇게 내쫓아 버리는 버릇 아직도 못 고치는 모양이다.

힘들고 어렵다고 이야기했을 것이지만 그것이 그들의 꼬투리가 되고 말았다. 한 조직의 리더로서 어찌 그렇게 행동하고 판단을 스스럼없이 하는지 도대체 이해가 되지 않는다.

하여튼 결국 그만두고 말았다. 하루빨리 그만두고 싶었지만 정리는 해야 할까 싶어 그만두는 시점을 조금 늦춰두었다.

갈 곳이 생기고 이제야 마무리가 되었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않는, 깊게 상처 받은 나의 마음을 보게 된다.


그래도 최선을 다해왔는데 아직도 비난하는 그들의 모습이 참 안타깝기만 하다.

지금과는 더욱 나으면서, 조건도 환경도 괜찮다. 더욱 낮은 직책으로 가지만 함께하는 리더의 모습은 참 존경스럽기만 하다.


며칠 동안 마음이 참 불편했다. 더욱 정리되어 다른 곳으로 가게 되었다고 이야기를 하면서도 매번 마음이 참 불편해서 그런지 또 밤잠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괜히 민감해져서 아들에게 괜한 화를 내기도 했다.

남을 비난하고, 나를 힘들게 했던 이들을 비판하면 할수록 마음이 참 편하지 않는다. 또한 그들도 나를 향해 비난의 소리를 높여갈수록 하루하루가 참 불편하기만 하다.


그렇다고 비난의 수위를 낮출 필요가 없었다. 내가 꼭 진 것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들이 비난하면 나 또한 비난하게 되고 그들이 날카로운 칼날을 가리킬 경우 나 또한 그들을 향해 칼을 갈며 날카로운 칼을 그들에게 향했다.

끝나지 않는 전쟁인지라 언제쯤 끝나게 될까라는 생각이 들 무렵


그래서 결국 무엇을 원하는 건지, 그리고 이렇게 비난하고 비판을 해보았자 결국 얻게 되는 게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게 되었다. 분명한 답을 내지 못했고 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어서 비난, 그들을 향한 날카로운 칼날을 내려놓았다.

사실 어떻게 마무리가 될지는 잘 모르겠고 예상하지 못하는 일들이 또 한 번 몰아칠지는 모르겠지만 나부터라도 먼저 내려놓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결국 다치는 것은 나이기에 하루빨리 그 칼날을 내려놓아야만 한다. 날카로운 칼날은 그들을 향해 있지 않았다. 그저 상대방을 해치울 것이라는 착각이었지 도리어 나를 향해 있던 칼날이 도리어 나를 죽게 만드는 것이었다.


충분히 억울하게 어떻게든 복수하고 싶은 생각 하루에 수 백번 수천번 하지만 진심으로 내려놓아야 한다. 지금 당장 그들이 변하지 않겠지만, 결국 변화되지 않고 그들의 하는 행동이 악행임을 알지도 못하겠지만 나를 위해서라도 섣불리 휘두른 칼로 내 주변의 사람들이 다칠 수 있기에 얼른 칼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래서 나에게 가장 힘들게 했던 그를 만났다. 그리고 그를 향해 원망을 이야기하기보다 그래도 함께해주고 많이 도와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이야기를 건넸다. 또한 나의 부족함으로 혹시 실망하셨다면 죄송하다며 정중히 사과를 건넸다. 진심으로 말이다.

나름 배려하고 최선을 다했는데 꼭 그렇지마는 아닌 것 같다. 떠나려고 하는 이에게 마지막까지 들으라는 그의 목소리가 참 불편했지만 그것 또한 나의 부족함 때문에 일어난 일임을 믿고 그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했다. 무엇보다 나와 가까이서 일했던 이들에게도 진심으로 사과하며 나 때문에 혹여나 상처 받거나 힘든 일이 있었다면 용서해달라고 용서를 구했다.


마무리 시점이 그리 많이 남지 않았다. 어떠한 성과를 내는 것보다 잘 마무리가 되었으면 좋겠다. 좋았던 좋지 않았든 간에 여기에서 내 몸에 덕지덕지 붙어있었던 먼지들을 훌훌 털어놓으며 이제 곧 가야 하는 그 길을 기대하고 준비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중요한 것은 내가 가는 곳에서도 위와 같은 일들이 벌어지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면서, 좀 더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주어진 일들 가운데 최선을 다하는 사람 그리고 나보다 남들을 존중하고 높여주는 삶, 늘 힘들다는 티 내며 사는 것보다 더욱 부드러워진 모습으로 상대방을 대하는 여유로운 모습이 되도록 하루하루 최선을 다해보겠다고 결심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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