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을 이룰 수 없는 것도, 이렇게 고통스러운 하루하루를 보내는 것도 다 그때부터 시작한 것이다. 어느 누구나 직장인이라면 승진을 원할 것이다. 승진을 바라지 않고 오로지 하고자 하는 일에만 집중한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이 아닐까 싶다.
나도 마찬가지였다. 13년 이상 그 자리에서 그 일을 하다 보니 있는 조금씩 좀 더 높은 자리에서 일을 하고 싶었다. 기회가 오면 나도 한번 해보겠다는 생각이 들 무렵 갑자기 승진의 기회가 찾아왔다. 자주 오는 기회가 아니었기에 이번만큼은 그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싶었다.
내가 태어난 곳에 처음으로 복지관이 생겨나면서, 복지관 인력을 뽑는다는 소식을 대학교 선배로부터 듣게 되었다. 왕복 출퇴근 시간 3시간 정도이지만 묵묵히 일하고 있던 나에게 어떻게 보면 하늘이 나에게 준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
일할지도 모르면서 아내와 깊은 논의 끝에 기존 다니던 복지관에 사표를 과감하게 냈다. 아직 합격되었다는 결과도 나오지 않는 상태에서 무작정 사표를 내다보니 점차 혼란스러웠고 두려웠다. 당시 결혼도 했기 때문에 갑자기 실업자가 되는 건 아닌지 하는 그 두려움 때문이었던 것 같다.
얼마나 기다렸던 소식이었는지, 그곳에서 합격의 소식이 전해졌다. 이미 사직을 해 놓은 상태인지라 전화로 전해 들은 합격의 소식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너무 기뻤다.
아직도 사무실이 마땅히 준비되지 않았지만 내 고향에서 사회복지사로서 일을 할 수 있는 것조차 너무 좋았다. 하고자 하는 모든 것들이 다 이루어질 것만 같았다. 전의 힘들었던 출퇴근이 아닌 너무 황홀한 출퇴근일 정도로 너무너무 좋았다.
첫 출근을 할 때 내 고향에 대한 큰 비전과 꿈이 있었다. 전부터 내 고향은 다른 지역보다 열악하면서도 소외된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에 그들을 향한 많은 꿈과 소망이 있었다. 나는 정치인이 아니지만 사회복지를 통해 기존 어렵게 살던 그곳을 변화시키고 싶었다. 어려움보다 행복이 가득한 동네로 만들고 싶었다. 매일매일 나의 비전을 확인하고 다짐해 가면서 사회복지 실천가로서의 일을 하곤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