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조심히 걷는 발걸음 속에서

by Happyman
조심히 걷는 발걸음 속에서


10. 조심히 걷는 발걸음속에서.jpeg

그 험한 폭풍을 지난 지 2달 정도 지나갔다. 그날을 잊고 싶을 정도로 아직도 그날과 같은 일들이 벌어지면 놀라기 일쑤다. 어찌나 밉고 화가 나는지 바보처럼 그들을 시원하게 버리지를 못한다.

나만 힘든 일이라고 생각이 더욱 들어서 그런지 예전의 일들이 더욱 커 보이거나, 더욱 악화된 것처럼 느껴져서 보다 쉽게 벗어나지를 못한다.


그런데 그때처럼 살아가지 말아야지 라는 생각 그리고 다짐을 수천번 반복하게 된다. 어찌 보면 그들을 향한 분노가 수그러질 때쯤 몇 번이나 다짐을 하곤 한다.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그들처럼 하지 말아야지, 다시 한번 그러한 실수를 범하지 말아야지 작은 다이어리에 수천 번 적어가며 그 다짐을 되짚어본다.

다짐도 다짐이지만 여전히 부족한 나의 모습을 보게 된다. 불쑥불쑥 생각되는 안일한 생각들 그리고 여전히 나타나는 분노의 마음을 어찌할 수 없을 것 같다.


그래도 사람과 함께하는 일들이기에 만나는 이들을 더욱 소중하게 여기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짧은 경험과 경력을 가지고 왜 이리 사람들을 보다 쉽게 판단하고 평가를 하는지 모르겠다. 어찌 보면 그들도 오래된 경력을 가지고도 아직도 변화지 않는 나를 향해 비난의 소리를 내는지도 모르겠다.


밤 새 눈이 온 적이 있다. 잠을 잘 때 언제 이렇게 많이 왔는지 싶을 정도로 제법 많은 눈이 내렸다. 어느 누구도 밟지 않아서 발걸음의 흔적이 전혀 남지 않은 채 온통 하얗게 수놓은 전경이 참 아름답기만 하다.

어릴 적 아무도 밟지 않는 눈밭에 내 또래의 친구들은 자기만의 흔적을 남기고자 한다. 나 또한 그 흔적을 남기기 위해서 이렇게 저렇게 흔적을 남긴다.


그런데 지금 새롭게 온 이곳에서 어찌 보면 하얗게 수놓은 이곳이 참 거룩하게 느껴져서 나 만의 흔적을 남기지 않고 싶다는 생각이 불쑥 들었다. 혹여나 잘못 남겨진 흔적 그리고 발자국이 남들에게는 상처이고 어려움이 될 수 있을 것 같아 걸음걸음 하나가 참 조심스러워진다.


몸을 사리게 된다. 먼저 다가가 손을 내밀고 싶은데 혹여나 오해가 되고, 거절될 것 같아 쉽사리 손을 내밀지 못한다. 더욱 잘못된 소문이 그들에게 전해졌을까 봐 나의 진심을 숨기기에 바쁘기도 하다. 아니라고 말하고 싶은데, 잘못된 소문이라고 변명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은데 나 자신이 참 구차하게 느껴질 뿐이다.

다짐이 다짐이지만, 한껏 소심해진 내 모습이 참 부끄럽기만 하다. 하루하루 수천번 다짐을 해보곤 하는데, 한껏 소심해져 버린 내 모습 때문에 예전같이 않는 내 모습에 놀라기도 하고 나서는 내 앞길이 그저 불안하기만 하다.


아직도 쉽사리 벗어나지 못한 내 마음이 문제인 듯싶다.


많은 이들도 나와 같이 고난의 연속으로 그저 그렇게 아님 예전의 것들에 붙들려서 살지는 않는지 모르겠다. 참 바보처럼 말이다.


실수는 누구나 하는 법이다. 완벽하면 인간이 아니다. 실수도 하고 넘어지면서 단련되고 진정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것을 하루빨리 벗어나는 것이다. 아직도 그것 때문에 넘어지고 실수를 하지만 마음만큼은, 내 마음 안에는 그전에 느끼고 경험한 불안한 마음과 분노의 마음들을 제거해야 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나 또한 변한다. 더 좋게 변화된다. 그러나 마음 한편에 여전히 안 좋은 것들이 있다면 그것이 나의 삶을 천천히 걷는 데 있어서 발목을 잡게 될 것이다.


실수를 했어도, 여전히 넘어져도 내 마음에는 좋은 것, 기쁜 것, 행복한 것들만 채우자. 어느새 할퀴고 단단히 상처받은 내 마음을 위로하고 응원해보자.

새롭게 온 이곳에서 어떻게 지낼지 모르겠다. 언제까지 그리고 영원히 일할지도 잘 모르겠지만 나의 발걸음은 참 조심스럽다. 천천히 갈지라도 과거의 상처에서 벗어나 함께 하는 이들과 함께 행복한 일들을 하나씩 하나씩 이루어나가기를 소망해본다.

작가의 이전글일상의 소소한 이야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