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의 소소한 이야기

해프닝

by Happ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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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프닝


몸이 좋지 않았다. 머리도 아프고 목도 아프고 배도 아프고 온몸이 쑤시고 아픈 것 같아서 자가 키트 검사(신속항원검사)를 했다. 1줄이라는 음성 판정을 받고 몸살이 났나, 체했나 싶었다. 다행히 코로나가 아니었음을 안심하면서 말이다.

아무 일 없겠지라는 생각에 자가 키트를 책상 위에 올려놓고 내일 행사 준비에 바빴다.

내일 행사 준비로 정신없이 보내다가 잠시 자리에 앉게 되었는데 오전에 책상 위에 올려놓은 자가키트가 2 줄 된 것을 확인한 순간 당황스러웠다.

오전에는 한 줄이었는데 점심에 갑자기 2줄이 되어버렸을까? 기가 막힐 노릇이다.

당황도 잠시 부리나케 몸을 움직여 양성이라는 것을 직원들에게 알렸다. 갑자기 들은 소식에 놀랐는지 많은 이들이 놀라면서도 또 코로나 걸렸냐며 핀잔과 눈치를 주는 모습이었다.


‘내가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게 아닌데?’


걸리고 싶어서 걸린 것이 아닌데, 꼭 저렇게 이야기를 해야 했나 싶을 정도로 속상한 마음, 섭섭한 마음이 많이 들었다.


몇 개월 동안 평가 준비하랴, 코로나 코호트 판정 때문에 참 정신없이 보냈다. 그 책임을 져야 하기 때문에 피곤해도 피곤한 척하지 못했다. 3월에 코로나가 처음 걸리고 두 번째로 걸려서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정신없이 자리를 정리하고 사무실 밖으로 나왔다.


“이번 격리는 어떻게 처리하실 거예요? 병가예요? 연차예요?”

당황스러우면서 몸이 아픈 나에게 꼭 저렇게 이야기를 해야 하나 싶을 정도로 무례한 이들의 말이 참 화나게 만들기도 했다.


어쨌든 양성반응이 나왔으니 어쩌겠나? 함께 사는 가족들 걱정만 들었다. 오늘 아침 너무 이뻐서 아이들을 수백 번 뽀뽀도 해줬는데... 이걸 어째?

더 확실한 결과를 알기 위해서 보건소에 잠시 들려 pcr검사를 했다. 정말 많은 이들이 아직도 코로나 확진이 되었다고 하는데 평일 낮에 왜 그리 사람이 많은지?

집에 오자마자 입었던 옷은 세탁을 하고, 온몸을 정성껏 참 오랫동안 목욕을 했다.

그리고 자는 방에 깊이 들어가 아무도 오지 못하도록 문을 잠가버렸다.


그때부터 나는 격리를 다시 시작하였다.

코로나 결과가 아직 확실히 나오지 않았는데, 신속항원검사 결과 두줄이 나왔기에 나는 코로나 확진을 확신했다. 그래서 신속히 격리를 시작했고 누구와의 만남을 일제 차단해버렸다.

몸이 아프기 시작하더니 목이 아프기 시작했다. 잠도 많이 오기도 하지만 온 몸이 쑤신 것 같아 이번 코로나도 그냥 넘기지 않겠구나 며칠간 고생해야겠구나라는 생각이 가득했다.

시간이 되면 아내가 평소와 다르게 먹을 음식과 간식을 챙겨주었다. 먹고 싶은 게 뭔지, 부족하지 않은지 참 친절하게 물어보면서 말이다.

이러한 황제 대접을 받아도 되나 싶을 정도로 아내가 지극정성으로 격리된 나를 돌보면서 딸린 3 아이도 함께 돌보는 모습을 보니 미안한 마음이 매우 컸다.

이른 저녁 8시부터 잠을 청했다. 몸이 여전히 좋지 않아서 나도 모르게 잠을 청하게 되었다.

밤새 온몸이 쑤셔서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모른다. 아파보지 않는 사람은 모를 것이다.

다음날 아침 코로나 검사 결과를 나온다고 하니 기다려질 수밖에 없었다. 확진될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지만 혹시나 해서 기다려질 수밖에 없었다. 8시가 지나서 한통의 문자가 왔다. 전산 오류로 인하여 12경에 다시 결과를 보낸다는 내용이었다.

코로나 확진을 신중하게 판단하려고 늦게 알려주는 건가? 갑자기 전산오류는 뭐여?

12시까지 시간이 참 길게만 느껴졌다. 코로나가 맞냐 않맞냐라는 사실만 알면 되는 일인데 괜히 늦는다고 하니 답답한 마음이 더욱 들었다.

12시가 지나도 연락이 없길래 직접 보건소에 전화를 걸었다.

“코로나 검사 결과를 알고 싶어서 전화드렸습니다!”

내 인적사항을 확인하고 말한 이야기

“네~확인되었고요 코로나 음성입니다”

“아니 어제 신속항원검사를 받아서 2줄 나왔는데 왜 코로나 음성일까요?”

엄청난 충격과 이해되지 않는 상황이었다. 따질 수 없는 노릇이라서 그냥 전화를 끊었다.

그리고 회사에 신속히 알렸다. 음성의 소식을 알리면서 말이다.


아마 몇 달 동안 평가 준비하랴, 코로나 막으랴, 논문 준비하랴 등등 너무나도 피곤해서 몸살감기가 걸렸고 그것이 자가 키트로 양성으로 판정되었나 보다.


삶을 살다 보면 이해되지 못하는 해프닝이 참 많다. 전혀 예상하지 못하는 상황 무엇보다 코로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는 이러한 해프닝이 수없이 찾아온다.


해프닝, happening

우연히 일어난 일. 또는, 우발적인 사건. 순화어는 `웃음거리', `우발 사건'.

중요한 것은 이런 해프닝을 어떻게 받아들이냐는 것이다. 나는 이런 해프닝이 참 편치 않다.

자주 해프닝이 일어나는 것 같아 삶 전체가 꾸준히 나아가는 것보다 끊어지는 것 같아 불쾌한 마음과 불편한 마음이 가득하다.

사람이 살다 보면 어처구니없는 해프닝을 많이 겪게 된다. 한 번의 해프닝이라고 하면 그냥 웃어넘길만한 한데 자주 일어나는 해프닝은 솔직히 좋지만은 않은 것 같다.

왜 나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거냐며 한탄하기 일쑤이다.

해프닝은 바삐 살아가는 삶을 잠시 멈출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된다.

왜 나만 이런 일들이 일어나는 거야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왜 이런 일들이 일어나게 되었을까라는 생각에 잠시 반성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어찌 보면 하늘이 준 기회가 아닐까라는 생각도 함께 해보게 된다.

**하인리히의 법칙

하인리히의 법칙(Heinrich's law) 또는 1:29:300의 법칙은 어떤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는 같은 원인으로 수십 차례의 경미한 사고와 수백 번의 징후가 반드시 나타난다는 것을 뜻하는 통계적 법칙이다.

큰 사고는 우연히 또는 어느 순간 갑작스럽게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전에 반드시 경미한 사고들이 반복되는 과정 속에서 발생한다는 것을 실증적으로 밝힌 것으로, 큰 사고가 일어나기 전 일정 기간 동안 여러 번의 경고성 징후와 전조들이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였다. 다시 말하면 큰 재해는 항상 사소한 것들을 방치할 때 발생한다는 것이다.

또한 사소한 문제가 발생하였을 때 이를 살펴 그 원인을 파악하고 잘못된 점을 시정하면 대형사고 또는 실패를 방지할 수 있지만, 징후가 있음에도 이를 무시하고, 방치하면 돌이킬 수 없는 대형사고로 번질 수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로 말하자면, 소 한 마리를 잃었을 때 외양간을 고치면 그나마 남은 소들이라도 지킬 수 있지만, 소들을 다 잃어버린 뒤에는 어떤 짓을 해도 소용없다는 것이다. 때문에 하인리히 법칙은 현장에서의 재해뿐만 아니라 각종 사고나 재난, 또는 사회적·경제적·개인적 위기나 실패와 관련된 법칙으로 확장되어 해석되고 있다.

(참고: https://namu.wiki/w/하인리히의 법칙)


또한 해프닝을 어떻게 받아들이냐가 중요한 것 같다. 해프닝을 웃어넘길 법도 한데 너무나도 깊이 생각하는 것도 참 문제인 듯싶다. 자주 이러한 일들이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생각해 볼 수 있겠지만 너무나도 깊게 생각하거나 그렇다고 너무 아무런 일 없듯이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도 우리가 경계해야 할 모습이 아닐까 싶다.

해프닝은 삶을 좀 더 견고하게 만드는 웃지 못할 일들인 것 같다. 고르지 못한 삶에서 해프닝을 통해 좀 더 나아지고 수정된다면 꼭 해프닝이 안 좋다고 말할 수 없는 노릇이다.


어찌 보면 이런 해프닝도 우리의 삶 가운데 일부라고 생각된다.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웃어넘길 수 있는 그런 여유로운 삶이 되기를 소망해본다.

하여튼 코로나 확진으로 인해 출근을 안 해도 되는데 다시 출근해야 하니 그것도 참 씁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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