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자락
끝자락
끝없이 펼쳐진 광야의 길이 때론 무섭고 두렵다.
언제 끝날 것 같지도 않은 막연한 이 세상 가운데 톱니바퀴처럼 계속 돌아가는 것 같아 때론 지치기도 하고 버겁기만 한다.
하나를 시작하면 참으로 시작하게 되는데 그것이 시작이 되어서 의도치 않게 많은 일들을 하게 된다. 내 일도 버겁고 힘든데 남들까지 봐주고 살펴주는 것이 참으로 어려운 일 같다.
잘 살펴본다고 하는데도, 돕는다고 하는데도 그렇게 판단하지 않고 참견한다는 작은 오해가 눈덩이같이 커져 버리곤 한다. 함께 하자고 줄곧 외치지만, 어느새 혼자 남은 내 모습이 참으로 씁쓸하기도 하고 열심을 인정해 달라고 말한 것은 아니지만 혼자만 열심을 하지 않는다며 도리어 이야기하는 이 세상이 참으로 싫다.
갑자기 이곳에 왜 왔을까라는 생각도 줄곧 해보게 된다. 가끔은 내가 이곳에 와도 되나 싶을 정도로 이 자리가 참으로 어렵게만 느껴진다. 전 사람과의 비교도 그렇지만 나름대로 나의 영역조차, 나의 존재감조차 인정하지 않는 듯한 말과 태도가 참으로 분하게 한다.
살다 보면 누군가를 위해 일하는 것도 아니고, 그들의 비위에 맞혀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워낙 사람들과 부딪치며 사는 우리들이기에 사람들에게 영향을 받고 사람들 덕분에 상처를 받는 것이 우리의 인생인 것 같다.
사람들의 말과 행동에 신경 쓰지 마세요라는 말을 듣게 되지만 우리 인생 속에 그 말을 그냥 흘려들을 수만은 없는 것 같다. 나름 자기가 기준이 돼서, 각자의 생각이 기준이 되어서 때론 상대방을 난도질하고 그냥 판단해 버리는 것이 참 싫다. 각자의 인생이 있고 흘러가는 길이 있는데도 자기가 옳다고만 이야기하면서 때론 방해하고 어렵게만 만들어버리는 우리의 인생!
벌써 이곳에 온 지 1년이 훌쩍 지나버렸다. 지난 일들을 돌이켜보면 참 감사한 일도 많았고, 힘들고 벅찬 일들도 있었던 것이 사실이었다. 그럼에도 이것을 완성시켜 나가야겠다는 결심이 버티고 버티게 만들었다.
그런데 사람들이 가장 문제였다. 보이지 않는 끝도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하고자 하는 마음을 어느새 꺾어버리는 사람들의 말과 태도가 참으로 어렵게만 해 놓았다. 나의 부족함을 생각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여러 세대가 모인 우리의 인생 속에 서로가 서로를 인정보다는 윗니 아래를, 왼쪽이 오른쪽을, 남자가 여자를, 기성세대가 젊은 세대를, 갑이 을을, 고용주가 직원들을, 다른 종교가 또 다른 종교를, 빨간색이 파란색을, 북에서 남으로, 교주가 교인들을...
각자가 있는 그곳에서 각자의 묶인 생각과 기준으로 내려 찍고, 차버리고, 던져버리고, 무시하고, 무례하고, 바보 취급하고.....
누구를 위해 일하겠는가? 내가 만나는, 돕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열심을 다하는데 그것이 그렇게만 비치지 않았다. 열심을 다하는 자들을 격려하기보다는 단지 그것만 한다며 비아냥 거리며 단지 술 회의를 통해 쉽사리 결정해 버리는 이러한 문화 속에서 참으로 버티기 어려웠다.
술을 먹지 않는 이유만으로 껴주지 않는 것도 그렇지만 그 자리에서 쉽사리 결정해 버리고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자리에서 온갖 씹어 뱉어버리는 것이 참으로 옳은 것인가?
누구를 위한 삶이 아니었다. 내가 가진 사명 그것을 위해서라도 열심을 다하는 것뿐이다.
내 힘과 의지로 할 수 없는 일들이 수북이 쌓여있지만 좀 더 겸손한 마음과 태도로 하루하루 주어진 일들에 감사하며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때론 보이지 않아서, 여러 사람들이 참으로 맥 빠지게 하지만
그들에게 인정받지 못해도, 나름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나에게 주어진 일들에 대해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나답게 하는 것, 사람처럼 사는 것, 사명을 감당하는 자로서의 모습이 지금은 필요할 때다.
앞이 보이지 않는다. 지금 하고자 하는 일이 될까라는 어려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옅게 깔린 안개처럼 곧 보이며 안개 뒤에 숨겨진 밝은 햇살처럼 우리 삶의 끝이 보일 것이다.
안 보여도 불안해하지 말며, 나답게 내가 정한 이 길 가운데, 나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그냥 그렇게 걷기를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