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실업자의 생활

눈치만 보며 나 답지 않게 사는 사람

by Happ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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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들을 돌아보았을 때 나는 평소 나 다운 모습이 아니었고, 남들을 그저 눈치 보며 살아왔던 것 같다. 비록 억울하게 느껴진다고 할지라도 그렇게 사는 것이 슬기로운 사회생활이라고 여긴 것 같다.


일부 사람들의 경험일지 모르겠으나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하다 보니 나 다운 모습을 들어내는 것은 제법 많이 어려웠다. 날카로운 성격 탓에 혹시나 남들에게 상처를 줄 수 있어서 되도록 나의 성향 등을 감추려고 노력하였다.


숨긴다고 숨겨지는 것이 아니겠지만 나도 모르게 불쑥 나와 버리는 성격 탓에 때론 사람들과 어려움이 있었고, 나 때문에 힘들어했던 사람들도 분명 있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웬만하면 내 성격을, 내 성향을 드러내고 싶지 않았다. 정말 웬만하면 보이지 않고 숨기려고만 했었다. 그런데 타고난 성격을 어떻게 감출 수 있을까?


성격 검사를 해보면 10번이면 10번 다 세상의 소금형 ISTJ형으로 나타난다. 세상의 소 금형답게 참 꼼꼼하고 계획적인 사람이다. 어떻게 보면 직장의 상사들은 나를 참 좋아했었다. 일도 잘 해내고, 분석적인 성격인지라 모든 상황을 분석하여 그에 맞는 계획을 수립하는 것도 상사들 입장에서는 참 좋았던 것 같다. 떼론 너무 계획적이고 실행력이 높아서 도를 넘어 지나치게 일을 추진한 적도 있지만 대부분의 평가는 매우 좋았다.


그런데 사실 함께하는 동료 직원들은 썩 내켜하지 않았다. 불편해하기만 했다. 너무 앞서가는 모습도 불편해하였지만 자기들도 나름대로 열심을 다 했는데 너무 꼼꼼히 검토하고 분석하는 내 모습이 얼마나 불편했겠는가?

참 웃기는 것은 직장생활과 사회생활에서만 그렇게 살아왔지 집에서는 그러한 성격과 성향으로 살지 않았다. 사실 우리 아내는 나와 완전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는데, 기존 나의 성격으로 아내를 대할 수는 없었다. 왜냐하면 답답해서 내가 먼저 죽을 것 같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굳이 회사에는 모르겠지만 집에서까지 내 성격 드러내면서 살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던져진 휴지조각이 만약 회사 사무실에서 발견했다면 아마 뭐라고 했을 성격인데... 집에서는 그냥 구시렁구시렁(?) 하면서 쓰레기통에 버린다...’


그래서 회사생활의 남편 모습을 남들에게 듣게 되었을 때 제법 많이 놀랐다고 한다.


‘우리 남편은 나한테는 그렇게 하지 않는데...’


나는 직장에서 상사의 말에 그렇게 토(?)를 달지 않는다. 굳이 토(?)를 달았을 때 돌아오는 피해가 더 크기 때문에 이런저런 나의 입장을 설명하고자 노력하지 않는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바로 슬기로운 직장생활이기 때문이다.


지금에서야 반성하는 부분이지만 때론 억울하고 이해되지 않는 것에도 그렇게 내 의견을 제시하지 않았고 그저 윗분들(?)의 이야기를 잘 따랐다. 그래서 그런지 윗분들은 참 나를 좋아했다.


그런데 함께 일하는 직원들은 그것을 매우 싫어했다. 때론 아닌 것을 아니라고 이야기해 주기를 바랐었는데 윗분들의 지시사항을 그대로 받아 지시하는 부서장의 모습이 정말 싫어했었다.


직원들 입장에서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직원들이 모르는 그것들이 있었다. 부서장의 입장에서는 어느 일부부만 보고 판단할 수 없었고 직원에 비해 많은 상황들과 이유 등을 알기에 그 모든 것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결정한 내용들이었다.


그리고 매번 나의 성향을 드러내며, 이건 아니다고 말하는 것은 참 슬기로운 행동은 아니었기에 나 또한 그런 행동을 하는 것은 잘못된 것이라고 배워왔기 때문에 어느 때는 별 말하지 않고 그대로 수용한 적도 있었던 것 같다.


직원들과 그리고 상사들과 오랫동안 일을 하게 되면 아랫 직원보다는 나보다 위에 계신 분들의 성향을 따라가는 성향이 있는 것 같다. 그런데 나는 그것이 너무 싫으면서도 나도 모르게 행동하는 나의 모습에 제법 많이 당황하기도 하였다.


가장 높은 분의 성향이 이해되지 않고 싫지만 그분들과(?) 똑같이 행동하는 부서장의 모습을 보는 직원들의 마음은 어떨까 싶다.


정상에서 내려와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뒤돌아보니 지난 나의 과거 생활이 참 부끄러웠다. 때로는 나답게 말하고 행동했어야 했는데 너무나도 나답지 못한 체 그저 사람들에게만 맞혀 간 내 모습이 참 부끄럽게 생각된다.


그러면 다시 취업을 해서 그러한 상황에 놓여 있을 때 나는 어떻게 할 것인가라는 생각이 문 듯 들었다. 타고난 성격과 성향을 한 순간에 바꿀 수는 없지만 단순히 윗분들의 이야기를 그대로만 수용하는 것은 절대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이 선다.


무엇보다 나를 바라보는 직원들의 마음을 한번 더 생각하고 행동을 해야겠구나라는 생각도 들었다. 먼저 직원들과 충분한 소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 생각을 잠시 내려놓고, 무언의 압박감을 조성하지 않고 오로지 직원들의 이야기를 듣고 듣는 연습을 꾸준히 해야겠다.

누구보다 나의 성향과 성격을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바로 나다. 그것은 부인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내 성격이, 내 성향이 이렇다 라고 말하기 앞서서 나의 성격과 성향에 대한 장단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장점은 더욱 강화시키며 단점은 좀 더 낮춰가면서 변화의 기회를 자주 만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성격과 성향을 이해해 달라고 요청하기보다 나 또한 만나는 이들의 성격과 성향을 이해하고자 노력하면서 때론 그들을 맞춰줄 수 있는 부단한 노력도 함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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