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움을 이기려고 애쓰지 말기
실직자의 삶을 한마디로 설명한다고 하면 “외로움”인 것 같다.
저 멀리 떠나간 사람들 때문이기도 하지만 스스로 만들어 놓고 문 잠가버린 내 마음 때문이기도 한 것 같다.
나에 대한 비참하고 부끄러운 생각 때문에 외로움이 찾아오는 듯하다.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황 때문에 외로움이 찾아오는 듯하다.
지난 화려한 과거가 생각이 나서 외로움이 찾아오는 듯하다.
생각대로 되지 않아서 외로움이 찾아오는 듯하다.
“실직자=외로움이라는 공식 성립”
그러나 나중에 생각해 보니 내가 만든 공식이었다. 만든 공식에 이런저런 상황들을 대입하여 더 큰 외로움을 만들어간다. 집 안에서 느끼는 그 외로움은 말로 형용할 수 없을 만큼, 죽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든다.
“왜 이리 나만 외로운 걸까?”
사실 이러한 외로움은 타인의 부재에 의한 외로움인지, 존재 자체의 외로움인지, 전혀 다른 외로움인지는 정확히 알 수가 없지만 나에게만 일어나는 외로움이 아니라 우리에게 다 일어날 수 있는 외로움이라는 것이다.(우리는 행복하기 위해서 세상에 왔지/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건 없어_김효진)
실직생활을 하게 되면서 지속적으로 밀려오는 외로움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 결국 외로움 자체에 집중하기보다 나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그것에 집중하다 보니 일상이 정말 바뀌게 되었다.
처음엔 외로움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과 이겨내고 싶은 마음으로 시작한 것이었지만, 이제는 굳이 이겨내고자 했던 마음조차 버리고 그저 있는 그대로 밀려오는 외로운 마음을 한쪽 곁에 두고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과 나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들에 집중하며 그 시간을 즐겁게 사용하기 시작하였다.
나는 특별히 두 가지에 집중하기 시작하였다.
첫 번째는 독서이고 두 번째는 글 쓰는 것이었다. 평소에도 제법 많은 책들을 읽어왔지만 더더욱 힘든 이 시기에 독서는 나의 큰 위로와 힘이 되었다. 책에서 나오는 문구 문구가 예전과 다르게 느껴지고 보다 깊이 내 마음에 담아지게 되었다.
읽는 것에만 그치지 않았다. 감명 깊게 느낀 문구를 다이어리에 옮기고 나의 생각을 글로서 남겼다. 또한 느껴진 것들을 하루에 하나씩 실천하려고 노력하기도 하였다.
오로지 집에서만 이루어지는 작업인지라 어떻게 보면 더욱 우울한 마음이 밀려오는 듯하여 독서 핑계를 삼아 밖으로 나가는 연습들도 자연스럽게 하게 되었다.
집 근처에 있는 도서관에 가서 책을 빌려오거나, 중고서점에 직접 찾아가 오랫동안 머무르면서 책을 보기도 하였다. 어느 때는 아파트 앞 공원(?)에서 선선한 바람을 친구 삼아 책을 읽기도 하였다.
좀 더 탁 트인 곳에서 책을 읽어야겠다는 엉뚱한 상상을 해보았다. 그래서 선택한 것이 등산이었다. 정상까지 가는데 3~4시간 걸리는 거리이지만 무슨 생각으로 갔는지는 모르겠으나 어렵게 정상에 올라 책을 보고 내려오는 경우도 있었다.
언제부터인가 잊어버린 내 안에 있는 밝은 에너지를 발견할 수 있어서 이제는 살 것만 같았다. 앞으로도 나는 계속 혼자 있는 외로움의 시간을 좀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어떻게든 지지리 궁상 같은 삶을 버리고 외로움을 그저 받아들이기는 것에만 집중하기보다는 온전히 나를 적극적으로 만나보면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물어가며 좀 더 의미 있는 일들을 만들어갈 것이다.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One must live the way one thinks or end up thinking the way one has lived
(폴 부르제 -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결국에는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이처럼 나도 우울한 감정에 깊이 빠져 있기보다는 늘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무엇이 하고 싶은지를 생각하며 성취하고 성과를 이루는 것을 즐기고자 노력한다.
어떻게 보면 그것이 내가 지금 집중하는 에너지의 방향을 바꾸게 되고 스스로 도움이 되는 것에 집중하는 것이야말로 외로움을 이길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