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실업자의 생활

등산길을 걸으면서②

by Happ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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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에서 본 것 같기도 하고 주변의 많은 사람들이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 때 등산을 하는 것이 문 듯 생각이 들었다.


또한 깊이 생각해보고 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위로해 줄 겸, 외로운 길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고 싶어 시작된 등산길이었다.


그저 삶을 포기하고 싶은 생각에 등산길을 다소 두려운 마음으로 걷기 시작하였다.


사람들이 없어서 더더욱 내 마음과 감정에 더 가까이 갈 수 있을 것만 같았고 그분께 소리 질러가며 기도를 하고 싶었다.


“나만 왜 이리 힘들까요?”


“어떻게 살아가야 할까요? “


그런데 이런 생각들은 상상에만 그쳤다. 왜냐면 등산길에, 평일 그 시간에 내가 상상한 것보다 제법 많은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혹여나 소리 지르면서 기도하는 나의 모습을 보게 된 사람들은 이렇게 생각할 것임이 분명했다.


“미친 XX”


그러면 입으로 기도하지 않고 마음속으로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기도를 하려고 했다.


그런데...

원래 이런 길이었나 싶을 정도로 등산길이 매우 경사가 있었고 가는 등산길이 너무 힘들어 숨이 턱까지 오르게 되니 기도할 마음이 어느새 싹 사라졌다.


헉헉 거리며 숨이 차오르는데 머리가 핑 돌았다. 나의 나이와 체력을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아~옛날 생각만 했다! 나 이제 그렇게 젊은 사람은 아닌데..’


많은 등산객들은 거침없이 등산길을 걷고 있었다.

3km만 가면 정상이 나오는데, 점점 정상이 멀어지는 듯했다.


이러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미리 챙겨놓은 물과 과일을 꺼내 먹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몇 개만 먹을 생각이었는데 힘들게 올라온 등산길 중간지점에서 먹는 과일이 참 달았다. 하나 두게 먹다 보니 벌써 다 먹고 말았다.


사실은 정상에 올라가서 정상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맞으며 시원하게 먹을 생각이었는데 원래의 계획이 완전 실패가 되었다.


1번만 쉬고 계속 걸어야 정상을 갈 수 있을 텐데 10분이 지났나? 나는 1시간 걸은 것만 같아서 조금 가다 쉬고, 조금 가다 쉬는 일들을 반복했다.


입구에서 같이 시작한 어느 청년은 어느새 정상까지 다 찍고 내려오는 길에 보게 되었다.


‘부럽다! 나도 정상을 가고 싶다!’


너무 힘들다 보니 삶을 포기하겠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정상을 오르는 이 길도 죽겠는데, 삶을 포기하려는 생각은 지금 상황에서 불필요해 보였다. 그저 빨리 정상을 보거나, 아님 빨리 내려가야만 했다.


결국 정상을 가지 못했다. 이러다가 등산길 어느 쪽에서 낙오되어 뉴스에서 나올 법하게 헬리콥터 타고 병원에 갈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힘이 완전히 빠졌다. 당연히 다리 힘도 완전히 빠져서 잘못하다가는 넘어지거나 다리를 삐끗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앞만 보고 주변을 제대로 보지 못했는지, 내려오는 길이 잘 보이지 않았다. 길 같지 않는 길을 걷게 되었고, 갑자기 물 웅덩이를 넘어가야 했다. 길이 아닌데 무성히 올라가진 풀 사이를 해쳐나가며 무작정 내려와야만 했다.


다리는 풀리고, 정신은 없어서 어떻게 내려왔는지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당연히 주변은 보지도 못했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것들도 다 뻥이었구먼!”


등산을 통해 자기를 한번 더 생각하고, 돌아보는 그 장면 완전 현실과 다름을 알게 되었다.


“이렇게 등산길이 힘든데... 무슨 생각을 하고, 고민을 하고 나를 되돌아볼 수 있겠어! 등산하면서 낙오 안 되는 것이 다행인 거지!‘


지금에서야 생각하지만 등산길이 힘들지 않았다면 나는 극단적인 생각을 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아직 내가 살아가야 이유가 있어서 그런지, 그분이 나를 살리려고 그렇게 하신 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나는 아직까지 살아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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