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으로 용서하기
‘용서는 화해와 다르다’
(차마 울지 못한 당신을 위하여, 얀 안설랭 슈창베르제 외 지음/하봉 금 옮김, 2014)
세상의 나와 맞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때론 직장생활에서 나랑 맞는 사람을 찾는 것은 하늘의 별을 따기이다.
때론 맞지 않아도 맞춰주는 것, 자존심 상해도 맞춰주는 것이야말로 직장생활 안에서, 사회생활 안에서 해야 할 행동이 아닐까 한다.
어떻게 보면 그러한 행동과 마음 자세야 말로 무섭고 어려운 세상 속에서 살아갈 수 있는, 직장생활에서는 다른 이들에게 이쁨 받을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생각도 든다.
나도 이제껏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들로 인해 기쁘기도 했지만 때론 힘이 들고 스트레스를 너무 받아서 평생 고생하고 신경을 써야 하는 간질환을 얻게 되었을 정도였다.
최근에 만난 사람이 유난히 생각이 든다. 오늘도 새벽 내내 꿈속에서 그 사람으로 인하여 괴롭힘을 당하고 힘들어했다. 제대로 잠을 잘 수가 없는 정도였다.
내가 일하고 있는 곳으로 그가 찾아와서는 예전의 모습 그대로 행동하는 모습을 보게 되었다. 여전히 변하지 않는 그의 모습에 당황해하면서도 내 마음이 너무 힘들었다.
사실 그 사람은 잘 무례한 사람이었다. 내 인생 속에서 역대 무례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 사람을 무시하는 것 이상에 정말 사람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말과 행동까지 서스름없이 했던 사람이었다.
그런데 그 사람 때문에 실업자 생활을 하고 있는 내내 그가 계속 생각이 났고 용서보다는 생각하면 할수록 화만 치밀어 오를 지경이었다.
그런데 내가 살기 위해서 굳이 과거의 일들까지 끄집어내면서 생각하고 분노하기는 싫었다. 일단 내가 살아야겠다는 생각에 불쑥불쑥 생각이 나더라도 생각하지 않고 땅에 붙어버렸다.
잠을 들려고 해도 그가 생각이 났고, 어디에 있든 간에 그가 생각이 났다. 그래도 잊으려고 노력했고 나름 내 마음에는..
‘어차피 과거일 뿐이다!’
‘어차피 그 사람은 절대 변화지 않을 것이며, 전혀 자기가 행동했던 것들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그는 전혀 생각하지 않을 것이며 나만 계속 생각하고 있다!’
생각이 날 때마다, 분노가 불쑥불쑥 올라올 때마다 급히 내 마음을 수습하려고 했고 생각조차 하지 않으려고 부단히 노력을 다하였다.
그런데 최근 주변 사람들로부터 그에 대한 많은 질문과 이야기를 들었다.
“그 사람 어떤 사람이에요?”
잘 알지는 못하지만 아마 무슨 일이 있는 것 같다. 사실 자기는 모르지만 어디를 가든 그 사람의 행동이 바뀌지는 않을 것이다.
이런저런 사람들의 문의로 인하여 애써 묻어버린 그때의 모든 일들이 다시 한번 지상으로 나오게 되었다. 그렇다 보니 나도 모르게 오늘처럼 꿈에 나타나 나를 하루 종일 괴롭혔던 것 같다.
제대로 자지를 못해서 피곤한 것도 있지만 이른 아침이 매우 불쾌하고 기분이 매우 나쁜 것은 무엇일까?
머리에 계속 맴도는 그의 모습에 대해 한동안 분노를 감출 수 없었지만 곰곰이 과거의 일들을 생각해보았다.
“그도 살려고 그렇게 행동했겠지!”
“그도 아픔이 있고 상처가 있어서 그렇겠지!”
“잘 살아보려고 했다가 그렇게 잘못된 거겠지!”
“그도 불쌍하고 연약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지!”
그저 그 사람이 매우 안쓰러웠다. 또한 그 사람을 잘 대해주지 못한 나의 모습 또한 후회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
그를 용서해 줘야겠다. 진심으로 그를 용서해주어야겠다.
그리고 그가 지금 있는 그곳에서 잘할 수 있도록 큰 축복의 기도를 해줘야겠다.
‘사람의 판단과 심판은 그분이 하실 일!’
나도 연약한 사람이고 부족한 사람인데 어찌 그를 판단하고 비판할 수 있을까?
나를 포함한 많은 사람들은 자기가 제법 괜찮은 사람이라고 착각을 한다. 또한 그런 높아진 마음 때문에 많은 사람들을 비판하고 미워한다. 그저 내 생각대로 따라주지 않거나 내 편이 되어주지 않으면 각자의 무리에서, 나의 마음에서 나가게 만들어버린다.
높아진 나의 마음에 어떤 것들이 용납이 되고, 용서가 되겠는가?
사실 나도 제법 높았다. 어느 누구도 올라올 수 없을 만큼 높아진 그것들을 나름 큰 자부심 하나로 살아오기도 했다.
먼저 나의 부족한 모습을 인정하지 않았다. 곧 넘어질 바벨탑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이 세상에서 제일 높은 것이라고 자랑할 뿐이었다.
높은 빌딩 위에 서서 아래를 바라보면 사람들은 매우 작아 보이고, 지나가는 자동차조차 작게 보이기 마련인데, 나 또한 높은 그곳에서 그렇게 사람을 바라봤던 것 같다. 나도 모르게 말이다.
이제는 그 높은 곳에서 내려와야 한다. 곧 무너지는 그곳에서 급히 내려와야 한다. 내가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그 사람을 용서하기로 했다. 진심으로 용서하기도 작정했다.
그저 예전처럼 땅에 묻어 버리기만 해서 썩지 않는 쓰레기로 만들지 않기도 했다.
진심을 다해서 그를 용서하기로 했다. 그의 모든 행동들이 납득이 되지 않지만 그리고 이해가 되지는 않지만 진심으로 그를 용서하려고 한다.
“용서를 통해 내가 살 수 있습니다!”
문 듯 밀양 영화가 생각이 났다. 아들을 유괴하고 죽여 교도소에 수감한 살인자 앞에 앉아서 신애(전도연)랑 이야기하는 장면이 생각이 났다.
○ 신애(전도연): 내가 오늘 여기에 찾아온 건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을 전해주러 왔어요. 나도 전에는 몰랐어요 하나님이 계시다는 것도 절대 안 믿었어요. 내 눈에 안 보이니까 안 믿었죠...... 그분의 사랑과 은혜를 느낄 수 있다는 게 얼마나 감사하고 행복한지 몰라요. 그래서 내가 여기까지 찾아온 거예요. 그분의 사랑을 전하기 위해서요.
○ 살인자: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준이 어머니한테 우리 하나님 아버지 이야기를 듣게 되니 참말로 감사합니다. 저도 믿음을 가지게 되었거든요 교도소에 들어온 뒤에 하나님을 가슴에 받아들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이 이 많은 인간에게 찾아오신 거지요.... 얼마나 감사한 일입니까?
하나님이 이 죄 많은 놈한테 손 내밀어 주시고, 그 앞에 엎드려서 지은 죄를 회개하도록 하고, 제 죄를 용서해주셨습니다.
○ 신애(전도연): 하나님이 죄를 용서해주셨다고요?
○ 살인자: 예, 눈물로 회개하고 용서받았습니다. 그리고 나서부터는 마음의 평화를 얻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기도하고, 하루하루가 얼마가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하나님한테 회개하고 용서받으니 이래 편합니다. 내 마음이...
“내가 그 인간 용서하기도 전에 어떻게 하나님이 먼저 용서할 수 있어요! 난 이렇게 괴로운데... 그 인간은 하나님의 사랑으로 용서받고 구원받았어요!”
나름 스스로가 착각하며 용서하는 것이 아니라 진심으로 그를 용서하기로 결심하였다. 진심이 그에게 조금이나마 전해질지는 모르겠지만 그도 밀양 영화에서 나온 신애(전도연)처럼 생각되지 않도록 진심으로 용서하면서 때로는 전과 같이 그에게 했던 행동과 말들이 불쑥 나오지 않도록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
그 사람뿐이겠는가? 실직 전의 나를 힘들게 했던 그 사람들 다 말이다.
과거의 사람들을 이젠 진심으로 용서하고 이제 만난 이들에게는 예전같이 무례하게 말하거나 행동하지 않고 진심으로 사랑하며 섬기는 모습으로 살아야겠다고 결심을 해본다.
“천천히! 좀 더 여유롭고 너그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