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의 마음과 우울한 마음에 직면하다.
하루 이틀이 지나가다 보니 점차 마음이 편치 않았다. 도저히 이 상황이 이해가 되지 않았다. 내가 무슨 나쁜 짓을 했다고 이런 고난들이 한꺼번에 몰려오는지 도저히 납득이 되지 않았다.
결국은 실업자가 되었지만, 아무것도 다시 되돌릴 수 없지만 그래도 왜 내가 이런 상황에 놓여있는지 잘 모르겠다.
처음에는 나름 이 상황을 이해하고자 했다. 곧 나는 일어서기 때문이었다. 잠시 경험하는 어려움이라고만 생각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몇 달이 지나다 보니 이건 내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것들이었다.
지속적인 실업자의 생활에서 나를 가장 힘들게 한 것 중에 하나는 분노의 마음이었다.
나를 여기까지 내몰았던 그 전의 사람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나를 이렇게 힘들게 만든 것도 그리고 실업자가 된 것도 그들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얼마나 억울했는지 모른다. 내가 그때 제대로 이야기를 하지 못했고 오로지 당한 기분에 억울한 것 이상으로 잠을 도저히 이룰 수가 없었다.
그들을 절대 이해할 수 없었고 납득도 되지 않았다. 이 세상에 오로지 나만 피해자인 듯했다. 나름 열심히 최선을 다해 일해왔고 나도 상처 받고 힘들었지만 참고 기다리며 묵묵히 일해 왔었는데 오로지 그들 입장에서 이야기하고 비난했던 그들이 참 원망스럽다.
정말 며칠 밤을 지새웠는지 모른다. 잠을 이루게 되었을 때는 그들이 나타나 하루 종일 나를 괴롭히기 시작하였다.
꿈에서라도 복수를 하고 싶은 생각이 컸는데, 참 바보처럼 꿈에서도 그들에게 당할 뿐이었다. 아무 말 못 하고, 오로지 당하기만 한 나는 아침에 기분 나쁘게 깨어날 때가 많았다.
아무것도 변화지 않고 사실 나를 힘들게 했던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게 살고 있는데 나만 실업자가 되니 도리어 우울감이 찾아왔다.
나에 대한 실망감, 좌절감, 지난해왔던 일들에 대한 후회감..
더더욱 가장 힘들게 했던 것은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초라한 나의 모습이었다.
그리고 점차 이 상황을 해쳐나갈 자신도 하나도 없었다. 점차 어디에 숨고자 했고, 일어나서 무슨 일이든 해야겠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포기하려고 하는 마음뿐이었다.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줄 알았는데 모든 상황들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고 그저 내 마음만 점점 더 힘들어질 뿐이었다.
‘벗어나고 싶은데 고립된 이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