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실업자의 생활

실업자의 생활 체험기

by Happ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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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업자의 생활을 체험하기보다는 지금 나는 실업자 생활을 하고 있다. 체험이었다면 금방 끝날 일이겠지만 언제 끝날지 모르는 실업자의 생활이 즐겁지만은 않다.


평소에 5시~6시에 일어나서 책도 보고, 일찍 출근하기도 하였는데 이제 그런 것들을 전혀 할 수 없으니 평소와 다르게 좀 늦게 일어날 생각이었다.


약 14년 동안 그렇게 살아왔던 내가 갑자기 바뀌겠는가?

9시에 일어나겠다고 알람을 전에 설정해놓았는데 벌써 깨버린 나는 전에 설정해 놓은 알람을 꺼놓기 일쑤였다.


억지로 자려고 해도 잠이 안 오고 몸이 쑤셔오고 힘든 내 상황에 대해 이런저런 생각들로 가득 차게 되었다.


좋은 기억을 상상해보려고 했으니 퇴사 전의 많은 일들이 하나씩 하나씩 생각되고 그들을 향한 분노와 아쉬움 등이 계속 생각이 들었다.


복장도 실업자처럼 입어야 했다. 일부러 예전처럼 챙겨 입지 않아도 되니 집에서 편한 복장, 반바지에 러닝만 입고 있었다. 때론 아들 친구가 우리 집에 놀러 오면 다른 복장을 입기 바쁘기보다 방 안을 보지 못하도록 급히 문을 닿는 경우가 많았었다.


머리도 안 감아도 된다. 칫솔 짓은 하루에 한 번 하거나 기분에 따라 2일에 한번씩 하는 경우도 있었다. 평소에는 하루에 1번 목욕도 했었는데, 땀 흘릴 이유가 없으니 일주일에 한 번 정도 할까 말까 할 정도였다.


거울이 비친 내 모습은 말 그대로 실업자였다. 드라마에서 나오는 실업자가 입는 파란 운동복은 아니어도 딱 봐도 실업자 같은 옷들을 입거나 약간은 지저분하게 살았다.


사람들이 실업자라면 그렇게 살라고 하지도 않았는데 어쩌다 실업자의 생활을 시작해보니 자연스럽게 실업자 다운 모습으로 변화되는 듯했다.


어느 누구도 상상을 못 했을 거다. 내가 그래도 14년 동안 정장을 입으며 회사생활을 했고, 수많은 사람들 앞에서 멋지게 강의하는 그런 사람이었다. 잘하지는 못했지만 누구한테 뒤처지는 사람은 절대 아니었다.


그런데 이런 사람이 실업자가 되고 나니 정말 한순간에 무너지더라...

한 순간에 무너지니 내 삶뿐만 아니라 내 마음까지 금방 무너지는 내 모습을 보게 되었다.


실업자인데도 몇 일간은 평상시와 다르지 않게 살려고 노력해보기도 했다. 그런데 그것은 며칠뿐이었다. 기본적으로 실업자라는 생각이 가득하다 보니 굳이 그렇게 살아가야 할 이유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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