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 실업자의 생활

사직서를 냈습니다.

by Happyman

힘들다고 해서 무작정 사직서를 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쉽게 사직서를 내는 사람들이 이해가 되지도 않았고 직장생활에서 적응하지 못하는 그런 사람으로만 생각을 하였다.


어디든 회사생활은 어려운 곳이고 힘든 곳이기에 입 꽉 깨물고 버텨야 할 곳도 회사생활이라고 생각하였다.


나는 나의 고향에서 회사생활을 한다는 것이 큰 자부심과 사명을 가지고 있었던 사람이었다. 비록 힘들고 어려워도 정말 그 사명감 하나로 버티고 버틴 적이 많았다. 많은 오해를 받았고 논란의 거리의 중심에 서 본 적도 있었다. 이런저런 이야기가 돌고 힘든 상황에 높여 있어도 나는 버티고 버텼다.


이런 내가 참 대단하게 여기면서도 어떻게든 버티는 것이 결국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억울하여 힘이 들어도, 힘이 들어 밤새 자지 못하는 상황들이 많이 있어도 나는 버텼다.


그런데 어느 날 승진의 기회가 우연하게 찾아왔다. 교만한 생각일 줄 모르겠으나 나는 곧 승진이 될 줄 알았다. 이제껏 해 온 것도 있고 헌신한 것도 있어서 어느 정도는 인정을 받을 줄 알았다.


자주 승진의 기회가 오는 것은 아니지만 아마도 이번 기회가 나한테 올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아니 남들보다 더 가까이 온 듯하였다. 곧 승진하여 남들에게 축하를 받을 것을 상상하면서 말이다.

날이 다가올수록 긴장감은 더해갔다. 처음에는 확실히 될 것만 같았는데 시간이 지나갈수록 안되면 어떡하지라는 걱정도 들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승진이 될 줄 알았다.


그런데 나뿐만 아니라 제법 많은 이들에게 이번 승진 문제가 최대 관심거리가 될 줄 몰랐다. 내가 승진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 아님 이번에 승진을 못한다는 이야기가 들려올 때마다 내 기분은 오락가락하였다. 결정이 아직 나지 않았는데도 안 된다는 소식을 들려올 때면 세상의 것들을 다 잃은 것 같은 마음이 들 정도였다.


판도라의 상자가 열리는 그 날, 승진 여부가 결정되는 그 날 이전부터 결국 나는 승진을 못하고 외부로부터 내정자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지금까지 해 왔던 일들도 있는데, 그렇게 고생하고 희생을 해왔건만 철저히 그들에게 무시당한 기분이 들어서 정말 세상의 모든 것을 잃은 것 같은 기분이 깊이 들게 되었다.


결국 나는 사직서를 내고 말았다. 사직서와 함께 나를 철저히 무시하고 인정해주지 않는 그들을 향해 원망을 하면서 까지 말이다.


새로운 직장을 다시 들어가게 되었다. 그 전의 원망하고 실망했던 많은 것들을 그저 땅에 묻어 놓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일을 다시 시작하였다.


첫 시작부터 원만하지 않았다. 도리어 나를 경계하는 듯 한 사람들의 모습이 많이 보였다. 더더욱 무시하거나 직장 내에서 이런저런 것들을 사용해서 괴롭히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나를 자기 사람으로 만들겠다는 이유를 들어 평생 처음 경험한 직장인 괴롭힘을 당하게 되었다.


처음에는 어렵게 시작한 일이기 때문에 버티고자 했다. 딸린 자식들과 가족들이 있기 때문에 더더욱 버티고 참으려고 했다. 비록 출근시간이 6시에 시작하는 고단한 하루였지만 무작정 사직서를 내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하였다. 버티는 것이 내가 결국 이기는 것이라고 생각하였기에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든 해결하고자 했다.


그런데 괴롭힘의 강도는 점점 심해졌다. 윗분들에게 부탁을 드리고 도와달라고 요청까지 드렸는데도 내 의견을 듣기는커녕 해결의 기미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하루하루 맘고생이 심하고 억울한 일들이 많아서 잠도 제대로 이루지 못했다. 그런데 점점 힘들기만 해지니 이러다가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았다.


그래서 결국 나는 새롭게 일한 지 3개월 만에 사직서를 내고 말았다.


모든 상황이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고, 도저히 버티기 힘든 상황이라서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내고 말았지만 그들은 나와는 전혀 달랐다. 도리어 나를 원망하고 비난하는 그들을 보게 되었다.


직장생활이 이렇게 냉정한 곳임을 전부터 충분히 알고 있었는데 내가 당했다고 생각해보니 정말 억울하고 속이 많이 상했다.


결국 남게 된 것은 나 밖에는 없었다. 그저 남은 것은 상처 뿐이었다. 등 떠밀려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낸 것이어서 그 이후의 삶에 대해, 어떻게 살아야할지에 대해 아무것도 준비되지 못했다.


다른 직장을 구해놓지 못한고 그저 어쩌다 실업자의 생활을 시작할 수밖에 없었다. 등 떠밀려서 시작한 실업자의 생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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