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경제생활습관
실업자 생활을 하다 보니 현실적인 문제에 부딪힐 수밖에 없었다. 평소 넉넉하게 살지는 않았지만 부족하게 산적이 없어서 그런지 실업자의 생활이 그렇게 좋지 많은 않았다.
참 감사하게도 며칠 전에 받게 된 퇴직금이 나에게 있었다. 당장 어려움이 있지는 않겠지만 최소한 3개월 이후의 삶은 정말 힘들어질게 뻔했다.
그래서 지금 가지고 있는 돈을 파악하고 그때까지 잘 살려면 슬기로운 경제생활습관이 필요하였다. 무조건 아끼고 안 쓰는 것이 해결점은 아니었다. 더더욱 코로나 19로 인하여 두 아들의 아침, 점심, 저녁을 챙겨줘야 했고, 입덧이 심한 아내 때문에 집에서 무엇인가 해 먹기보다는 할 수 없이 밖에서 회식을 해야 하는 상황까지 겹치게 되었다.
우리 아들들이 이렇게 잘 먹는지 몰랐다. 아침에 일어나 밥을 챙겨주면 어느 세 나한테 와서 배고프다고 한다. 그러면 간식거리를 챙겨 아들들한테 주면 어느 세 점심이 다가온다. 점심은 전과 똑같은 음식을 줄 수 없어서 계절에 맞게 그리고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음식으로 준비를 한다. 어쩔 때는 아이들의 입맛에 맞지 않아서 하나도 먹지 않고 나 혼자서 그 모든 음식을 다 먹을 때도 있었다.
저녁은 뭐 다른가? 어떻게 하면 자식들 먹이려고 다른 음식을 만들어 세팅을 한다. 결국 맛있지 않은지 잘 먹지는 않지만...
예전에는 1주일에 한번 정도 장을 보는 경우가 많았는데 하루에 세끼를 다 챙겨주고 간식까지 챙겨주니 장보는 횟수가 많아졌다. 예전에는 간단하게 먹을 수 있는 것들 중심으로 간단히 구입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지금은 아이들 몸에 좋은 음식들 위주로 사는 경우가 많아서 장보는 값이 2~3배 더 늘어난 듯하다.
그래서 다른 조치를 취하여야만 했다. 매번 다른 음식을 만들어주는 것보다 메인 음식 하나를 만들고 기본 반찬들을 만들어 며칠 째 먹기도 하고, 국 같은 음식을 만들어서 며칠 간 국에 밥을 말아먹기도 하였다. 어머니가 곰탕을 만들어놓는 것처럼 말이다.
그리고 예전에 음식을 만들 때는 내가 손이 커서 그런지 많이 만들어 놓고 먹었다면 지금은 식구들끼리만 먹을 수 있는 소량의 음식을 만들어서 먹었다. 적게 만드니 남는 음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버리는 음식도 거의 없었다.
때론 부모님들께 반찬을 공수해 오는 경우도 많았었다. 부모님께 직접 대고 말씀드리고 뭐해서 “그때 엄마가 해준 음식 정말 맛있더라!”라고 운을 떼면 눈치 빠르신 어머니는 며칠 뒤에 반찬을 만들어 주시곤 하였다. 주신 반찬 하나도 남기지 않고 다 먹으려고 노력하였고 반찬이 모자를 때쯤에는 반찬이 너무 맛있다며 안부전화를 전하기도 하면서 장기적으로 반찬을 받아먹을 수 있게 하였다.
‘사실, 이 부분에서 부모님께 제일 죄송하다. 코로나 19로 인하여 부모님들도 경제적으로 많이 힘드실 텐데 말이다!’
너무도 감사하기도 하고 다행이다라고 하는 부분은 실업자 생활을 한창 하고 있을 때 정부로부터 지원금을 받았을 때였다. 정부와 경기도, 지자체로부터 정부지원금을 받게 되니 조금이나마 숨통이 텄다. 더더욱 지원받은 정부지원금은 생활비(식사)에만 오로지 사용하여 예전보다 높아진 식사 지출 금액을 다소 커버할 수 있었고 2달간은 조금 여유가 생기기도 하였다.
밥 먹는 것에 대한 지출을 최대한 줄이고 기타 지출되는 부분은 거의 지출하지 않으려고 했다. 정기적으로 나가는 것들 빼고는 말이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도 돈이 필요하여서 이런저런 모임도 핑계를 대가며 나가지를 않았고, 나를 위해 쓰고자 했던 것들은 다 취소해 버리거나 포기해버리는 경우가 많았었다.
사실 아이들은 나의 사정들을 잘 알지 못할 것이라고 알면서도 아이들답게 이것저것 사달라고 보채는 경우가 있었다. 그렇게 좋아하는 장난감도 사주지 못했다. 그래서 너무 미안하기도 했지만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실업자 생활에 어떻게든 살아야 했기 때문에 이런저런 대안과 방법으로 처절하게 때론 슬기롭게 살고자 노력하였다.
예전에는 전혀 하지 않았던 일이었는데 좀 더 슬기롭게 경제생활을 해야 하기 때문에 가계부를 작성하게 되었다. 매달 들어오는 수입 내용을 확인하고 정기적인 지출들을 고려하여 넉넉하지는 않지만 슬기롭게 생활을 하고자 노력하였다.
취업을 하기 1달 전부터는 압박감이 밀려왔다. 수입 내역과 지출 내역을 비교해보았을 때 정말 답이 없었다. 1달 뒤부터는 지금까지 있던 퇴직금도 다 사용하게 되고, 지금보다 더 절약하여 살아야만 했다. 더더욱 먹는 것은 줄이지 말자는 생각이었는데 그것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처음 경험한 것이라고 그 압박감은 말로 형용할 수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힘든 상황에서도 살기는 살더라?
그래도 여유가 있을 때에는 그 상황에 맞게 살았었는데 부족한 지금에서도 상황에 맞게 살고 있는 나 자신이 참 놀랍기만 한다.
중요한 것이 하나가 있었다. 돈이 없고 쪼들리고 살다 보니 내 마음조차 쪼들리게 사는 것을 보게 되었다. 예전같이 않아서 나 자신을 더욱 한탄하거나, 남들의 이야기와 배려 등도 도리어 다르게 해석하여 민감하게 받아들이는 내 모습을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슬기롭게 생활하는 것도 참 중요하다고 보이지만 함께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아직도 남아있는 상처들을 잘 관리하는 것이었다. 장기적인 레이스에서 아직도 남아 있는 상처들로 인해 일탈할 수 있다는 점을 항상 명심하고 조심하고 또 조심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