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기로운 실업자의 생활

부족할 때 배운다.

by Happy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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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한 가지 이상의 결핍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그러한 결핍을 누구에게나 보이고 싶지 않아서 숨기거나 더 거대한 것들로 포장하여 보여주곤 하였다.


어쩌다 실업자가 되어서 가장 나를 힘들게 했던 것들은 바로 나의 부족함에 때문에 생겨난 지금의 현실 즉, 하나도 할 수가 없고 무능력한 나의 비참한 현실 때문에 점차 밀려오는 비참함이었다.


비참함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나의 부족했던 것들이 한꺼번에 폭발한 결과가 아닐까 싶었다. 그런데 너무 웃긴 것은 그러한 비참한 나의 부족함에 대한 한탄도 있었지만 더더욱 그것을 숨기고 더 좋은 것들로 포장하려는 나의 모습이었던 것이었다.


광야의 길에 혼자 있다고 느껴질 때 처음에는 참 비참한 생각에 가득하여 오로지 죽고 싶은 생각만 들뿐이었다. 죽은 나로 인하여 다시 원상태로 돌아갈 것 같은 막연한 생각 때문이었다.


지금에서야 생각해보니 나의 부족함 때문에 배우게 된 것들이 참 많았다. 때론 부족함 때문에 독을 만들어 자신과 주변 사람들을 찌르기도 했지만 말이다.


나의 부족함으로 지난 나의 삶을 다시 살펴볼 수가 있었다. 나로 인하여 상처 받은 그들을 생각하게 되었고 그들과 똑같은 사람과, 똑같은 상황에 놓여있는다 할지라도 예전처럼 그렇게 살지 않으리라고 수천번 다짐을 해볼 수 있었다.


또한 내가 가야 할 길을 보다 선명하게 볼 수 있었고, 그 길을 무작정 가려고만 했던 지난 삶을 반성해 가면서 보다 탄탄히 나를 준비하는 노력이 시작되었다.

나는 나의 달란트를 잘 알지 못했다. 그저 남과 비교해보았을 때 현격히 부족한 사람으로만 치부해 왔었지 내가 무슨 달란트(재능)를 가지고 있냐며 비아냥거릴 때가 참 많았었다.


부족함을 많이 느끼고 있었던 실업자 생활 중 며칠 간은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할 수 없었고 생각조차 하지를 못했던 것은 사실이었다. 그런데 남들보다 시간이 많다 보니 나의 부족함에 대한 생각보다는 자연스럽게 무엇인가 하는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작년에 우연하게 책 한 권을 출간한 경험이 있는데, 평소 2번째 책을 내보고 싶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런데 두 번째 책 원고를 작성할 시간도 여유가 없어서 선 듯 책을 낼 수가 없었다.


그런데 어쩌다 실업자 생활을 하다 보니 남들보다 시간의 여유가 많았었다. 지나친 여유와 시간 덕분에 2번째의 원고를 완성시킬 수 있었다. 그리고 3번째 책 원고를 완성시 켜나고 있고 더더욱 그렇게 선정되기 어렵다던 브런치 작가가 되어 작가로서의 새로운 인생을 살고 있다.


지난 실업자의 생활을 돌이켜 보았을 때에 그렇게 크게 보였던 나의 부족함이 도리어 나를 더 생각하게 만드는 시간들이었고, 생소한 새로운 길을 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그런데 나는 왜 이리 부족함만 보고 있었는지? 그리고 부족함 때문에 도리어 독을 만들어 나뿐만 아니라 주변 이들 그리고 가족들에게 독을 쏘고 살았는지 모르겠다.


최고의 인체 공학으로 만든 나이키 신발을 신은 사람과 짝퉁인 나이스 신발을 신은 사람이 달리면, 나이스를 신은 사람이 이긴다고 한다. 이유는, 비싼 신발을 신은 사람은 다른 사람에게 자랑하느라고 상표가 보이도록 느리게 뛰는데 작퉁 신발을 신은 사람은 누가 볼까 봐 부끄러워서 불이 나도록 달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규장, 한재욱, 인문학을 하나님께)


나의 부족함으로 인하여 나는 그분을 만날 수 있었다. 아무도 없는 광야에서 나는 그분을 만나면서 그분의 사랑과 능력을 경험할 수 있었다. 나의 부족함을 어떻게 감출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며 거짓되게 살았다면 그분 앞에 나의 연약함과 부족함을 내려놓고 진실되게 살게 되니 도리어 그 부족함들이 오히려 나의 강점이 되고 말았다.


사람들은 한 가지 이상의 부족함을 가지고 있다. 나처럼 그러한 작은 부족함이라고 할지라도 감추며 살아가는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삶은 부족함을 어떻게 해석하고 활용하는가에 달려 있다. (규장, 한재욱, 인문학을 하나님께)


지금 현재 실업 등과 같은 비참한 삶을 살고 있는가? 그리고 그저 자신의 부족함을 처절하게 느끼고 있는가?


우리 다 함께 다르게 해석해보자. 좀 더 나의 부족함을 쿨하게 인정하고 자신이 좀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해석해 보는 것이 어떨까 싶다. 그렇게 해석하고 좀 더 한 발자국 나아갈 때에 평소 보지 못한 그 무엇인가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내가 부족하다고 한탄하기보다, 나의 현실이 절망스럽다고만 생각하기보다 또 다른 시각과 마인드로 다시 태어나기를 바란다.


그래서 그분이 부족함을 통해 배우게 하시려고 광야 같은 이 곳으로 나를 인도하셨을지도 모르겠다. 광야는 고통스러운 곳이 아니고 도리어 나를 변화시키는 그런 축복의 자리였음을 지금에서야 고백해 본다. 그래서 감사한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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