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년 동안의 직장생활에서 가장 힘든 일이 있다면 그건 바로 막중한 업무 때문이 아니라 사람들과의 관계로부터 나온 고통이었을 것이다. 인간관계 해결법이라는 책들도 시중에 많이 나와 있지만 복잡하게 얽혀 있는 인간관계를 해결할 도리는 정말 없어 보였다.
오늘도 과거 사람들을 통해 상처 받은 일들이 꿈에서 나타났다. 똑같은 상황에 또 놓여 있었고,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았다. 나는 늘 그러한 인간관계 때문에 힘들어했고, 그저 내 마음 깊은 곳에 꽁꽁 숨겨놓을 뿐이어서, 어느 날 갑자기 문 뜻 생각나는 경우가 참 많았다. 속 시원하게 해결되었으면 좋았을 테지만 아무것도 해결되지 않은 체 그저 숨겨놓은 것들이어서 그저 후회하고 화가 날 지경이었다.
사람들은 직장생활이 곧 전쟁터라고 이야기한다. 정말 총만 들지 않았지 사람들 간의 소리 없는 전쟁이었다. 윗사람과의 관계 속에서도, 함께 일하는 동료 사람들 간에서도 소리 없는 전쟁은 지금도 이어져가고 있다.
직장에서 어떻게 버텨내야 하나, 어떻게 승진을 해야 하나, 어떻게 하면 상대하는 그들에게 주도권을 빼앗기지 않고 이길 수 있나 등등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나의 머릿속은 분주하기만 하다.
직장생활에서 친구가 있는 것은 없는 듯하다. 가족과 같은 편한 관계, 친구 같은 편한 관계를 직장생활에서 찾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 수준이다. 서로 간의 이득이 연결되었을 때 친구가 될 뿐, 그것마저 없는 관계라면 무서운 관계, 상관없는 관계가 만들어지게 될 것이다.
나 또한 많은 이들을 만났다. 나를 정말 힘들게 했던 사람들도 많았을뿐더러, 참 괜찮은 사람들도 제법 많이 있었다. 나보다 연령이 많은 이들도 있었고, 나보다 띠 동갑 이상의 나이 차이가 있는 동료 직원들도 만났다. 정말 존경할 만한 사람들도 만났고, 저렇게 살지 말아야겠다고 생각이 드는 나이 많은 사람들도 만났었다.
감히 내 기준과 관점으로 보여지는 사람들이겠지만 존경할 만한 사람들이 적다는 점에서는 참 씁쓸할 뿐이다.
악몽을 꿀 정도로 나를 힘들게 했던 많은 이들 중 가장 안 좋았던 사람 중에 하나는 사람을 존중하기는커녕 도리어 나를 이용해하려는 사람들이었다. “사회생활이 원래 그래!”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지만 지금에서도 억울하고 분노가 차오른다. 이런저런 좋은 것들로 나를 설득하곤 했다. 그것이 나에게 좋은 것이라며 이야기를 하지만 결국 나를 이용하려는 한 도구였을 뿐 결정적일 때는 나를 매몰차게 버릴 뿐이었다.
그래도 사람이라면 최소한의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하겠지만 그것마저 하지 않는 사람들도 있었다. 처음에는 나한테 참 잘해준다. 소소한 것들부터 시작하면서 다양한 방법과 도구를 사용하면서 까지 정말 잘해준다. 때론 소소한 감동을 주곤 했다. 그런데 자기와 생각이 다르고 상처를 받는 순간 돌변해 버린다. 그저 변한 것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그 주변에 있는 이들조차 다 힘들게 해 놓거나, 조직의 근간을 흔들어 놓을 지경까지 마구 흔들어 놓는다.
상처가 치료가 되지 않는다. 바보같이 받은 상처들을 그저 마음 깊은 속에 숨겨 놓았을 뿐, 똑같은 상황 똑같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면 과거의 상처들까지 다 끄집어낼 뿐이었다.
사람을 얻는 것
“ 베들레헴 성문 곁에 있는 우물에서 길어 올린 물 한 잔만 마시면 원이 없겠구나”
(참고: 성경 사무엘하 23장 13~17절)
다윗의 부하들 가운데 그의 말을 들은 세 용사가 그야말로 목숨을 걸고 적진을 뚫고 들어가 우물물을 길어 옵니다. 하지만 다윗은 차마 그 물을 마시지 못하고 하나님께 부어 드린다. 부하들의 피나 다름없다고 생각하였기 때문입니다.
혼잣말로 시원한 물을 먹고 싶다고 중얼거렸을 뿐이었는데 세 용사가 목숨을 걸고 물을 떠 왔다는 것은 자원하는 마음으로 물을 떠 온 것이었다.
사실 자원하는 마음으로 용기를 냈던 세 용사를 거느리는 다윗이 참 부러웠다. 나는 지금까지 그러한 사람을 만나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직장생활을 하다 보면 충성을 다하고, 자원하는 마음으로 일하는 직원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그러나 불평하고 원망하고, 지시하는 것들 족족 태클을 거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서 자원하는 사람이 곁에 있다는 것은 축복 아닌 축복인 것 같다.
다윗이 그러한 자원하는 마음을 가진 사람이 곁에 있었던 것은 다윗을 향한 부하들의 사랑과 존중이 늘 언제나 있었던 것 같다. 목숨 걸고 가져온 물이 부하들의 피나 다름없다고 생각하였기에 차마 마시지 못하고 하나님께 부어드리는 모습 가운데 다윗의 부하들에 대하여 평소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을 하는지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었다. 분명 다윗은 하나님께 부어드리면서 곁에 있는 부하들이 있다는 사실에 감사하였고, 그들을 향해 축복기도를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당연히 왕으로서 받는 당연한 혜택과 권리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마저도 감사하고 고마워했던 다윗의 겸손한 모습과 왕답지 않게 부하직원들 한 사람 존중하고 배려하는 ‘진짜 왕’의 모습이 다윗에게 있었던 것 같다. 그래서 다윗은 세 부하의 마음을 얻은 것은 아닐까 싶다.
나는 늘 동료직원들이 목숨을 걸고 물을 가져오기를 바랐던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들보다 조금 더 높은 위치에 있다고 해서 나의 권리와 혜택을 무작정 사용한 것 같다. 그렇게 해서 좀 더 높은 자리에 있고, 더 많은 혜택을 받을지언정 사실 나는 사람을 얻기보다 사람들을 제법 많이 잃었다. 나의 권리만 그들에게 내세웠지 그들을 사랑하고 존중하는 내 모습은 볼 수가 없었다.
직장생활을 하던, 사회생활을 하던 중요한 것은 권리만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사람을 얻는 것이 참 중요하다. 사회생활은 절대 그럴 될 수 없는 구조야, 직장생활은 그렇게 사람을 얻는 곳이 아니라 서로서로 물어뜯는 전쟁터 같은 곳이야 라고 이야기를 하겠지만 그것 또한 그들만이 이야기하는 것뿐이다. 다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한다고 나 또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필요는 없는 것이다.
이제는 사람을 얻기 위해 노력을 다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사람을 얻기 전에 내 곁에 있는 많은 동료들을 사랑하면서 당연하게 생각하는 권리만 내세우기보다 조금 더 배려하고 진심이 담긴 존중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일터에서 얻어야 하는 열매
일터는 전쟁터와 같이 힘든 곳이다. 어떻게 보면 서로가 죽이고 살기 위해 싸움만 벌어지는 그런 곳이기도 하다. 그러한 일들이 빈번히 일어나는 이유는 우리 안에 가득한 시기심 때문이다.
시기심이 발동하게 되면 가장 가까운 가족과 친구들조차 적을 만들고 오해를 하곤 합니다. 어쩔 때는 단절이라는 카드를 꺼내 아무렇지 않게 끊어버리기도 한다.
시기심은 눈에 보이지 않게 여러 가지들의 문제들을 싹트게 만듭니다. 도리어 열심히 하고자 하는 사람을 시기하여 어떻게든 밟아 버리거나, 온전히 순수하게 일하고자 하는 사람들조차도 어떠한 이유 등으로 뒤집어 씌어놓고는 결국 넘어지게 만듭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결국 피해를 받은 사람조차도 다시는 그렇게 넘어지지 않기 위해서 더욱 강화되고, 결국 가해자로 변신하여 또 다른 사람에게 피해와 아픔을 주곤 한다.
어느 이는 그 시기심 때문에 더 열심히 일하고, 더 좋은 실적을 내는 덕분에 남들보다 더 빨리 인정받거나 승진을 하게 된다. 그런데 정작 그 내면에는 어둠이 가득하다. 음습한 비밀의 방에는 남들이 보지 못하는 곰팡이가 가득하다. 그 곰팡이가 많은 이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은 모르며 살고 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는 건설된 지 3년이 안된 새 아파트이다.
당연히 새 아파트인지라 모든 부분에서 정말 깨끗하고 완벽하다. 그런데 한창 추운 겨울 어느 날 방(서재) 한구석에 곰팡이가 아주 작게 피어나기 시작하였다. 날씨가 추워서 환기를 자주 시키지 못한 제 잘못이 크기는 하지만 워낙 작은 곰팡이었기 때문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며칠이 지났다.
그런데 어느 날 아침 책을 꺼내야 해서 서재에 잠깐 들어갔었는데, 그 며칠 사이에 곰팡이가 방 전체에 퍼져 방 벽 전체가 곰팡이로 가득하였다. 곰팡이가 너무 가득 퍼쳐 버려서 서재 안 도배를 다시 해야 했고, 곰팡이가 묻었던 책상 및 의자를 다 끄집어내서 닦아내야 했고, 너무 심하게 번져버린 몇 가지 것들은 할 수 없이 버릴 수밖에 없었다. 순식간에 퍼진 것이라서 손 쓸 방법이 없었다.
그런데 이러한 곰팡이가 나의 마음에 사로잡혀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는 아무렇지 않게 살았다. 지금까지 만난 이들 중에 대부분이 나를 힘들게 하거나 어렵게 하였다. 특별히 직장생활에서 만난 몇몇의 사람들은 잠을 못 자게 만들 정도로, 수면제를 먹을 정도로 극심한 스트레스를 준 사람들이었다.
그때는 그 사람들이 정말 싫었다. 하루하루 그들을 향해 저주하고 미워할 정도로 날 힘들게 한 그들이 정말 싫었다. 나는 힘든데 그들은 아무렇지 않게 살아가는 것도 참 힘들게 만들었다.
그런 일들이 왜 나한테 일어나는 걸까?라고 생각해보아도 도저히 답이 나오지 않았다. 그저 그들을 향한 미움만 가득했을 뿐이었다.
그런데 그렇게 힘들었던 이유 중에 하나가 바로 내 안에 숨겨진 시기심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대접받을 만한 사람인 거야라고 생각을 하였는데 그렇게 대하지 않고 도리어 막 대하는 듯 한 그들의 태도와 말로 인해 제법 힘들어했었던 것 같다. 그들을 섬기고 사랑하겠다고 수천번 다짐을 했지만 내 안에는 곰팡이와 같은 시기심이 가득했다.
(P104) 시기심은 탐욕에서 비롯된다고 이야기한다. 또한 내게 합당한 대접을 요구하는데서 시기가 시작되고 결국 그것 때문에 관계가 파탄되어 치닫게 되고 욕심에 눈이 멀게 된다. 오히려 자기 몫을 합리화하는 명분을 찾고자 노력할 뿐이다.
직장생활에서나 사회생활에서든 위와 같은 하찮은 감정을 다룰 줄 아야 한다.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순진한(?) 우리의 마음이 변해가며 결국 제힘으로 빠져나오지 못하는 그러한 상황까지 치닫게 된다.
극복을 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극복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P105) 시기심을 극복한 사람은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대하든, 다른 사람이 어떤 대접을 받건 별 관심을 두지 않는다. 그러나 그 마음을 극복하지 못하면 다른 사람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따지게 된다. 왜 그런 일들이 일어나는 걸까? 그것은 자꾸만 내 눈앞에 있는 사람만 보고 신경을 쓰고 있기 때문이다.
“너희 중에 누구든지 으뜸이 되고자 하는 자는 너의 종이 되어야 하리라!”(참고: 성경 마태복음 20: 27)
(P107) 사회적 위치는 중요하지 않다. 무슨 일을 하는가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정말 중요한 것은 나는 어떤 사람인 가이다. 일에서 우리가 얻을 것은 돈도 아니고, 권력도 아니고, 인기도 아니고, 자리도 아니다. 우리가 일터에서 맺어야 할 것은 그분을 통한 열매여야 한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나의 사람됨이다. 크리스천은 일터에서 세상 사람들과 다른 차원에서 문제를 보기 시작하며, 다르게 행동하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나 스스로가 시기심의 중심에 선 사람이 아니라 누구를 만나든, 어디를 가든 공감의 능력으로 사람들과 화평을 이루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나는 화평을 이루지 못한 사람 중에 한 사람이었다. 그저 시기심에 가득해서 많은 이들과 제법 많이 다툼과 어려움이 있었다. 그저 그들만 원망하였는데 결국 내 안에 퍼져버린 곰팡이를 보지 못했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였던 점과 같이 보였던 곰팡이가 나를 이렇게 변신시킨 것이 참 놀랍기만 하다.
이제는 남들이 나를 그렇게 인정하지 않고 대우하지 않아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지 않을 생각이다. 더더욱 내가 있는 이곳에서 화평의 사람으로서 나를 위해 살기보다는, 대접받고자 노력하기보다는 남들을 그리고 주변의 사람들을 높여 주려하고 섬겨주고자 노력하는 그런 화평의 사람이 되도록 노력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