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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너구리 Nov 21. 2017

날 궂은날의 세화 벨롱장

2015년 4월 4일

오늘은 예상대로 날이 궂다. 조금씩이나마 비가 흩뿌릴 기세다.

제주에 와서 여전히 궁금한 거지만 어느 누가 제주 날씨가 좋다거나 따뜻하다거나 말했던 거지.

주말이면 여지없이 날씨가 흐리거나 비가 오거나 무엇보다 바람이 지겹게 분다.


오늘은 어디를 나갈까. 고민이다.

혼자서 있는 주제에 아무 데도 가지 않고 하루 종일 집에서 빈둥거리는 것은 아무리 생각해도 시간낭비라거나 무언가를 해야 하는 의무감이 이랄까 하지만 여러 가지 상황이 좋지 않다.

우선 수중에 땡전 한 푼 없다.

통장에 남은 돈 일부를 오늘까지 탈 수 있는 자동차 기름을 넣는데 써야 할 판이다.

단 2만 원의 여유다. 나머지는 모르겠다.

이미 기름이 엔꼬상태이므로 오늘까지 타고 다시 돌려주면 된다.


비가 올 기세인데 아마도 오후부터는 좀 더 많이 내리지 않을까 싶다.

고민 끝에 차를 찾아 나섰다. 며칠 전 몇 블록 전에 세워놨던 차를 찾으러 걷는다.

어딜 갈까 하다 세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비가 오지 않으니 벨롱장을 가보자 한 번쯤은 가봐야 하지 않을까.

시간이 다소 늦었다. 11시부터 1시 사이에 여는데 도착 예정시간이 12시 30분이다. 30분이면 금방 볼 수 있다.

중간에 기름 넣을 시간이 없다. 달려가 보자


역시 예상대로 파장이다. 바람도 불고 비도 조금씩 흩뿌리고...

몇 팀이 남아서 데스크를 피고 있지만 볼만한 것은 역시 없다. 벼룩시장이라는 게 처음에는 새롭지만 보다 보면 다 똑같다.

팔찌, 목걸이, 캔들, 먹는 간식, 파우치, 커피 근데 조금은 다들 어설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그래도 그러기에 벼룩시장이 아니겠는가.

며칠 전에 파악한 제주도내 가볼만한 벼룩시장 15곳의 장소를 알아뒀다. 언젠가는 다 한 번씩 가보겠지만 그다지 큰 차이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지는 않는다.


장터를 1분 만에 둘러보고 세화 바다를 바라본다. 세화 해변은 보기에 좋은 구석이 있는 바다다.

서울에서 내려온 사람들이 이곳에 머물기를 좋아하는 이유가 있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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