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돗오름에 올라...
가벼운 산책길.
멀리 가지 않고 가까운 곳을 생각하다
매일같이 지나다니는 돗오름을 생각해내다.
아주 늦지는 않았기에 방향을 바꾼다. 역시 아무도 없다.
주변의 내노라하는 오름이 병풍처럼 지켜 서있다. 비자림이라도 없었으면 이 오름은 잊혔을까. 혹시 그랬을지도. 비자림을 굽어볼 수 있다는 특권 하나로 마을에서 큰 지적거림 없이 묵묵히 설 수 있다.
다랑쉬와 용눈이가 보이고 곁에 묻어가는 그러나 다른 오름 못지않은 손자오름도 줄지어 있는 언저리 즈음에 돗오름은 비자림의 푸르름만을 천년 간 지켜오며 섰다.
'내가 지켜왔기에 이곳이 버텨주었으리라'
숲의 언저리에서 무언지 모를 요란한 음악소리만이 정적의 한 순간을 뚫고 나온다. 굳이 저렇게 까지 하지 않아도 될 텐데. 사람들의 행사 욕심이란.... 오름 꼭대기라 그런가 더 크게 들린다.
오르는 중간부터 뒤돌아봐도 보이는 풍경이 변할리 없건만 오르며 뒤돌아보고 또 오르고 뒤돌아보고 결국 정상에서까지 보이는 모습이라고는 비자림 반대편의 한라산 쪽 서쪽 오름군락 말고는 같은 풍경을 보고 또 보고... 오르페우스도 아니고 이게 뭐람...
다행히 오를수록 멀리 세화 평대 하도 앞바다가 더 넓게 넓게 보이는 재미에 시선을 모은다.
더 멀리멀리 그래 봐야 오름은 그곳에 가지 못할 것이고 비자림의 푸르름 속에 생명의 지리함과 끈기를 계속 지켜보리라. 비자림의 숲 속 기운이 여기까지 연결될 터니 숲이 결국 돗오름의 파랑새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