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의 의식의 흐름. 여름] #1
우주항공청 산하의 한국천문연구원(구 국립천문대)이 운영하는 ‘천문우주지식정보’라는 사이트에 들어가면 월별 일출몰시를 확인할 수 있다. 2025년 기준 7~8월을 검색해 보니 일출은 오전 다섯 시 삼십 분에서 여섯 시 사이, 일몰은 오후 일곱 시 삼십 분에서 여덟 시 사이로 나온다. 이와 비교하면 11~12월의 경우 일출은 한 시간 반가량 늦고(오전 일곱 시 삼십 분 전후), 일몰은 약 두 시간 빠르다(오후 다섯 시 삼십 분 전후). 요컨대 여름 해는 겨울보다 거의 세 시간 반이나 길다. 그래서인가 여름의 하루는 체감상 아주 길-다.
이른 저녁밥을 먹고 소화나 시킬 겸 천변 길을 걷는다. 물녘 징검돌을 건너는 이들 중에는 퇴근 후 귀가하는 직장인들도 있을 것이다. 일과를 마쳤는데도 여전히 해가 보이고, 스마트폰의 다크 모드 자동 변환 기능은 작동하기 전이다. ‘아직 남아 있다, 나를 위한 하루가’라는 생각이 절로 드는 밝은 퇴근길. 다른 계절에 비해 여름의 정시 퇴근은 그 희열감이 최대치였던 것 같다. ⋯⋯출퇴근하던 내 나날이 저 다릿돌 위의 사람들처럼 멀리서 오가고는 이내 사라진다. 한쪽에서는 어린이들이 신나게 물놀이하는 중이다. 역시나 그곳에도 까마득한 내 유년기가 첨벙첨벙 떠올랐다 가라앉기를 반복한다. 어디를 봐도 다 내 모습이다. 내가 나를 구경하는 시선이 가무러질 무렵, 여름의 짧은 밤이 찾아온다. 집으로 돌아갈 시간이다.
사진수필 『평일의 의식의 흐름』(2025)
- 글과 사진. 임재훈
※ 『평일의 의식의 흐름』 브런치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편으로 분재됩니다. 각 계절당 25편의 글과 그보다 많은 사진들을 실을 계획입니다. 혹시 모를 무단 전재 및 배포 행위를 예방하고자 브런치북에는 원본 사진이 아닌 해상도(용량)를 줄이고 텍스타일 효과를 입힌 사본을 게재합니다. 추후 출간 작업이 진행되면 출판사와 원본 사진들을 공유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