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 리스펙

[평일의 의식의 흐름. 여름] #3

by 임재훈 N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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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낮 체감 온도가 38도를 육박하는 폭염. 시각적으로나마 시원함을 느끼고 싶어서 귀갓길 경로를 천변 길로 우회한다. 발밤발밤 물기슭을 걷다가 교각 아래 벤치에 앉는다. 그늘에서 손수건을 꺼내 얼굴과 팔뚝의 땀을 닦아 내며 멍하게 오리들을 구경한다. 라디오였나 텔레비전이었나, 우연히 주워 들은 상식을 상기해 본다. 오리의 정상 체온은 섭씨 40도에서 42도, 게다가 땀샘도 없어 체열 배출이 쉽지 않다. 주변 환경의 온도가 30도 가까이 상승하면 오리는 어마어마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농가에서는 혹서기 오리 축사의 사양(飼養) 관리에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그러니까, 한여름에 오리들은 대단히 예민하다는 사실. 그저 귀엽고 평화로워 보이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짜증스러운 상태일 수 있다는 것. 고작 36.5도 주제에 더워서 못 살겠다느니, 불쾌지수가 높다느니 하는 불평 불만을 늘어 놓아도 괜찮을까, 감히 오리 앞에서. ⋯⋯이런 반성을 하다가 겨우 그늘 밖으로 나섰다는 결말.






사진수필 『평일의 의식의 흐름』(2025)

- 글과 사진. 임재훈

- 저자 소개. 포트폴리오 / 인스타그램


※ 『평일의 의식의 흐름』 브런치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편으로 분재됩니다. 각 계절당 25편의 글과 그보다 많은 사진들을 실을 계획입니다. 혹시 모를 무단 전재 및 배포 행위를 예방하고자 브런치북에는 원본 사진이 아닌 해상도(용량)를 줄이고 텍스타일 효과를 입힌 사본을 게재합니다. 추후 출간 작업이 진행되면 출판사와 원본 사진들을 공유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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