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지러움이 쌓인 구름’이라는 예쁜 풍경

[평일의 의식의 흐름. 여름] #23

by 임재훈 NOW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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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맑거나 개인 날에는 이불솜 같은 뭉게구름이 피어오른다. ‘피어오른다’는 표현은 단순히 수사가 아니다. 실제 한여름 뭉게구름의 형성 과정이 그러하다. 복사열에 지글지글 달궈진 지표면의 더운 공기가 점차 떠올라 상공의 찬 공기와 접촉하고, 이 두 기류가 서로 엉기면서 각자 머금고 있던 수증기도 쌓이고 뭉쳐지는데 이 과정에서 구름이 생성된다. 더운 땅의 상승 기류가 하늘을 향해 피어오르면서 구름의 만개가 서서히 이루어진다. 뭉게구름을 쌘구름이라고도 하는 이유다. ‘쌘’은 ‘쌓인’이라는 뜻이다. 한자어로는 쌓을 적(積)을 써서 적운이라고도 하고, 적운보다 낮게 뜨는 구름을 적란운이라 이르기도 한다. 가운데 ‘란(亂)’은 어지럽다는 의미다. 한마디로 적란운은 ‘어지럽게 쌓인 구름’이다. 이를 살짝 비틀어 ‘어지러움이 쌓인 구름’이라 표현해도 크게 틀리지는 않을 것이다. 상승 기류가 거세져서, 즉 지상의 데워진 열기가 활발히 상층으로 솟구쳐서 수증기 응결을 일으키고 수시로 비를 쏟게 할 때, 이러한 상태를 ‘대기 불안’이라 한다. 상승 기류가 발달하는 여름철에는 대기가 안정되지 못하고 자주 어지럽다. 그야말로 적란운의 나날이다. 하지만 구름떼만큼 쌓여 둥실 떠다니는 하늘의 어지러움이 눈으로 보기에는 참 예쁘다. 돈 걱정, 밥벌이 걱정, 앞날 걱정 등등으로 불안한 내 마음도 저렇게 구름 몇 조각으로, 적란운 못잖은 심란운으로 쌓아 띄울 수만 있다면.






사진수필 『평일의 의식의 흐름』(2025)

- 글과 사진. 임재훈

- 저자 소개. 포트폴리오 / 인스타그램


※ 『평일의 의식의 흐름』 브런치북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네 편으로 분재됩니다. 각 계절당 25편의 글과 그보다 많은 사진들을 실을 계획입니다. 혹시 모를 무단 전재 및 배포 행위를 예방하고자 브런치북에는 원본 사진이 아닌 해상도(용량)를 줄이고 텍스타일 효과를 입힌 사본을 게재합니다. 추후 출간 작업이 진행되면 출판사와 원본 사진들을 공유할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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