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가장 아름답게 보이는 높이
비행기는 10KM 상공을 비행한다. 10KM 정도라면 어느정도 될까? 서울의 반지름 길이 쯤 될까? 내가 사는 수도권 소도시의 넓이쯤 되는 것 같다. 걸어서 두시간 반의 거리. (하늘을 걸을 수 있다고 가정하면), 하늘을 향해서 두시간 넘게 쭈욱 걸어가다 보면 도달하는 위치 쯤이라고 생각된다.
이렇게 높은 고도로 올라가면, 대기권을 넘어 성층권으로 으로 진입하게 된다. 육안으로도 확인되는 얇은 공기층이 느껴지는데, 대부분의 먼지나 기상현상 때문에 약간의 테두리가 보인다.
문제는 이 성층권을 넘어가면 대지의 시야가 잘 보이지 않는다. 땅을 보며 여기가 내가사는 동네, 저기는 동해 쫌 이다. 조금 지나가면 일본이겠다, 등. 너무 많이 올라가면, 땅을 찾는 재미가 약간은 시들해 진다. 시야가 뿌옇기 때문이다.
땅에서도 하늘을 바라볼때, 비행기가 너무 멀리 있으면 느껴지는 바가 없지만, 낮게 비행하는 경우 그 비행기의 커다란 기체에 감동을 받는 것과 같다.
하늘을 경외하는 것 그리고 땅의 아름다움은, 너무 높은 고도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약간은 낮은 고도에서 관찰해야지 도시의 아름다움이 보인다. 그리고 문명의 발전이 느껴진다. 따라서, 비행기가 서울로 다시 돌아 올 때, 그때야 말로 서울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감상 할 수 있다. 3KM 상공에 있는 뭉게구름을 거쳐 지나가면, 놀라운 한반도 K-문화의 숲이 펼쳐진다. (사실, 구름을 통과 할때가 제일 기분이 설렌다. 걱정반 설렘반)
구름을 통과 하면, 작은 것들이 보이기 시작 한다. 대부분의 도시는 강을 끼고 있고, 그 주위로 인류의 발전이 시작된다. 강을 경계로 생활권, 경제권의 중심이 나뉘기도 한다. (나도 강남으로 이사가면 많은 부자들과 어울릴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머리에 1초 정도 스친다.) 금융 중심지도 지나기도하고, IT 기업들이 모인 도시도 지난다. 우리나라 문화의 도면을 빠른 시간내에 훑는 기분이다.
사실 이 때, 가장 아름답다. 너무 멀리 떨어지지 않은 상태, 그렇다고 너무 가깝지도 않은 상태, 걸음걸이로 환산 하면 대략 걸어서 한시간 높이. 윤곽이 또렷해지고, 각 산업의 중심지가 눈으로 보이며, 저 멀리 있는 사람들의 모습은 마음으로 그려진다. 다들 멋지게 사는구나, 세상은 아름답다. 내 마음속의 꿈도 더욱 커지는 것같다.
나는 아파트 1층에 거주한다. 높은 곳을 좋아해서 항상 오르고 올랐었는데, (운명과 함께) 신혼으로 얻은 집은 아파트 1층이 되었다. 그리고! 어느새 1층집의 찬양론자가 되었다. 분리수거를 할 때, 주차장으로 이동을 할때, 음식물 쓰래기를 비울 때. 층간소음 타인을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는 심리적 안정감. 아이를 키울 때 마음 껏 뛰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주는 것. 베란다를 통해 보이는 초록과, 지나가는 행인과 사람들. 모두 아름답다.
그런데, 가끔 너무 가까울 때가 있다. 가끔은 우리집이 밖에서 보이지 않나 하고 걱정이 되기도 하고, 여기저기 어질러놓은 베란다가 주민들에게 공개 되는 것 같아. 왠지 부끄러운 마음이 든다. 그리고 최적의 아파트 층수를 생각해 봤다. 필로티가 있는 2층의 아파트가 어떨까?!
사람을 바라 볼때 약간의 안전거리가 있어야 한다. 그 심리의 기준은 문화마다 다르지만, 대략적으로 1미터 이내로 들어오면 거부감이 들 때가 있다. 따라서 약간은 떨어져 있어야 마음도 편해진다. 반면, 너무 멀리 있으면 외로워 진다.
[일과, 사람, 꿈, 운동, 행복, (+아파트)] 너무 가까운 거리에서 매몰되지도 말고, 너무 먼거리에서 소외되지 않도록 적절한 거리를 찾아야 겠다. 혹시 글 읽는 분이 그 거리를 먼저 찾으면 알려주시기 바랍니다. 아직 삶을 배우고 있으니...
대신, 나는 하늘과의 적당한 거리를 알려주겠다. 바로, 해수면 위 3KM , 하늘로 걸어서 45분 거리. 이 거리에서 지면을 바라 보면 가장 아름답다.
(아, 그리고 프로펠러 비행기는 낮게 이거리로 비행을 한다. 다음에 제주도에 갈 때는 일부러라도 하이에어 비행기를 한번 타보는 건 어떨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