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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무원 일기 May 11. 2022

비행기는 혼자 날지 않는다.

함께 살아요.

움직이고 있는데, 무엇을 하는지는 알 수 없다. 비행기를 탑승하기 위해 조종사를 바라 봤다. 분주하게 준비하며 비행을 준비한다는데, 무슨일을 하고 있을까? 궁금하기만 하다. 비행을 배우기 전까지, 아니 입사하여 일하기 전까지 절대 알 수 없었던 그 비밀을 이제야 알았다.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항공기 높이까지 잘 맞춰 놓은 탑승객-브릿지는 인천공항공사 담당공무원이 직접 조작을 한다. 이것은 마치 우주선의 도킹 스테이션을 연상하게 하는데, 직접 작동 하는 것을 보면 더욱 신기하다. 먼저 브릿지가 항공기까지 다가가기 위해서 버튼을 누르면, 브릿지의 몸통이 연장되는데, 마치 지렁이가 몸을 쭈욱 늘리는 것과 같은 과정이다. 문제는 이 과정을 직접 바라보게 되면, 착시 현상에 의하여 뒤로 밀리는 듯한 느낌이 든다는 것이다. 발판이 자동으로 연장 되니 이음새가 있는곳에서 미끄려저 다칠 수 도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 이렇게 브릿지가 항공기의 거리 까지 다가가면, 이제는 항공기 문의 높이 까지 맞춰야 한다. 위로 아래로,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도킹스테이션을 움직인다. 항공기의 문과 나의 브릿지의 상하 위치를 맞추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머리위에 있는 차양막을 아치형으로 덮으면 끝이다. 블라인드가 펴지듯 천천히 항공기를 감싼다. 이렇게 되면, 브릿지게이트 담당 공무원의 임무는 완수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멋있는 직군이 아닐 까 싶다. 


새벽 항공기라서 텅텅 비어있을줄 알았는데, 비행기 안에서는 정비사님이 문을 열고 나온다. 우리가 새벽 출근을 한다고 하면, 정비사님은 그보다 빠른 심야 출근을 한다. 우리보다 한참 전에 비행기의 기름을 넣고 예비 시동을 걸어 항공기를 준비 해 놓는다. GPS 위치 보정까지 마처 놓았다면 땡큐다. 아 항공기를 주차장에서 탑승게이트까지 가져 오는 것은 정비사의 몪이다. 


아직 항공기에 탑승도 하지 않았는데, 벌써 나는 두명의 도움을 받으며 항공기를 인계 받았다. 그리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도움을 받고 받으며, 항공기를 목적지 까지 가져갈 예정이다. 오늘 그 과정중에 다섯 분들만 소개시켜 주려한다.


항공기 탑승 후 항로를 입력하고 있으면, 잠시 후 합동 브리핑이 시작된다. 운항승무원과 캐빈승무원이 금일 비행에 관한 사항을 브리핑 하는 것이다. 항공기 운항에 관한 내용이지만, 실질적으로는 보안에 관련된 사항이 주 업무이다. 대략적으로 손님 50명이 있으면 이에 따른 인솔자 1명이 필요하다. 이 인솔자가 바로 캐빈승무원이다. 이들은 50명의 생리를 책임지는 것이 아니라. 50명의 생명을 책임인다. 항공기가 위험한 상황에 처했을 때, 사람들을 대피시키고, 대처하고, 조율하는 것들이 캐빈의 무거운 임무이다. 내가 그들의 막중한 업무를 부여 하려는 것은 아니고, 그들이 맡은 역할이 정말로 대단하다고, 존중하는 입장이다. 다만, 이들의 귀중한 시간을 쪼개어 승객들에게 객실 서비스를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항공기가 뒤로 밀리는 모습을 보고 아이가 말했다.


"엄마! 비행기가 앞에 조그만 차 끌고 후진하고 있어!"


항공기 출발을 위해서, 푸쉬백 차량이 비행기를 뒤로 밀고 있을 때, 한 아이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비행기는 후진을 할 수 없기 때문에, 후진을 할 때는 이 차량의 도움을 받는다. 그런데, 그 모습이 특이하다 보니 아이의 시선에서 세상을 해석한 멘트가 재밌다. (사실 아이의 눈이 가장 정확하다고 하지 않는가,) 비행기가 작은 차를 끌고서 후진을 하고 있다는 말이다.


여기에서 네번째의 인물이 등장하게 된다. 두구두구! 바로 푸시백전용 조업사, 우리는 이들을 "그라운드" 라고만 호출하고, 그들의 이름도 얼굴도 보지 못한다. 그저 정시에 맞춰와서, 인터폰을 통해 "기장님 비행기 후진시킬 준비 다 되었습니다." 라고 말하고. 묵묵히 비행기를 밀어주는 그런 분들이다.


이분들이 없다면, 항공기는 절대 출발 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소개시켜 줄 다섯번째 인물은 윙맨이다! 후진을 할 때 날개 양 옆에서 안전봉을 들고 유도하고 있는 분들이다. 조종석에서 양쪽 날개 끝이 잘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좌우로 무언가 부딪치는 사고가 종종 발생하는데, 이를 위해서 항상 안전거리를 확보해 주시고 통제 하는 분이시다. 그리고 유도에서 지나가는 많은 차량과 화물이동의 통제를 맡는다. 우리는 이 윙맨이 안전하다는 표시를 항상 보고 후진을 지시한다. 이쯤 되면 우리가 후진을 하는 것 인지, 타인들의 도움에 의하여 겨우겨우 밀려 후진 되는 것인지. 혼동 된다 하하.



(운항을 위한 주변인물들을 재미있게 소개하려고 했는데, 진지병이 돋아서 글이 시들어진 것 같다. 그리고 아직 항공기 출발하지도 않았다. 이를 어쩌나 ㅠ_ㅠ)




며칠 전 항공사 합병과 관련된 소식을 접했다. 나는 우리의 주변 인물들에 대해서 이야기 하고 싶다. 한 항공사가 문을 닫으면 항공사 직원 뿐만 아니라 자회사와 협력사도 위태롭게 된다. 고용창출에서 가장 끝단에 있는 직군은 대중에 관심 받지도 못하고, 보호 받지도 못한다. 이들은 그야말로 협력업체이기 때문에, 계약관계를 끊으면 일자리를 잃는 것이다. 나는 이들이 맡은 임무와 역할이 얼마나 대단한 것인지, 소중한것인지 미약하게 나마 이 글로 대변하고 싶다. 그래서 이렇게 마지막으로 몇 마디 적으며 글을 마치려고한다. 



나는 이제까지 단 한번도 이들 없이 비행을 해본 적이 없다. 

비행기는 이들 없이 안전하게 손님을 맞이 할 수 없다. 

나는 협력사와 주변 인물들이 모두 함께 살았으면 좋겠다. 

그리고,

비행기는 단 한번도 혼자서 날아 본적이 없다. 



승무원 일기 소속 직업파일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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