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우사?

성산에서 두 명

by Juhjuh


오늘부터의 여행은 드디어 뚜벅이. 그간의 여행은 친구들과 함께했고, 뚜벅이가 된 것 보다 더 의미있는 것은 4개월만에 처음으로 혼자 있는 시간이라는 것. 좋고 싫음의 기준에 앞서 인상적이다.


혼자된 시간을 그리도 꿈꿨으면서도 동시에 혼자가되니 끔직히도 혼자가 아닌 이들에게 시선이 간다. 혼자이고 싶지만 혼자가 아니고 싶은 나.

그래서인지 모르겠지만 어제 만난 두 명의 사람들이 내게는 특별하다. 섭지코지를 다녀오다 내려오는 길에 들어간 한식집에서 홀로 들어온 내게 자신의 이야기를 들려준 아주머니. 일본에서 삼십년 넘게 살아오셨는데 어머니의 죽음으로 갑작스레 오게된 한국, 오랫만에 느낀 한국 정취, 한국 가족.. 그리움에 젖어 그렇게 7개월을 한국에서 지내게 되었다고. 그치만 제주도에서 식당을 하며 지낸 지난 반년이 그녀에겐 내가 감히 상상하지 못하게 고달팠을것 같다. 성산일출봉이 눈앞에 있지만 아직 가보지 못했다는 사장님께 꼭 가보시라고 인사를 하고 나왔다. 나는 그녀를 통해 그리움의 힘이 얼마나 센지 보았고 그 그리움이 지금 삶의 이동을 채워주지는 못함을 보았다.


숙소 근처에 있는 일식집은 혼밥 혼술을 하기에 좋은 곳으로 이름나 있다. 아무도 없을것 같았던 작은 일식집엔 일렬로 앉아 혼자 식사를 하고 있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나와 같은 시간에 문을 열고 들어온 한 남성과 나는 의도치 않게 바로 옆 공간에 앉게 되었고, 모른척해도 될지 모르는 공간에서의 시간에 나는 어색함을 깨고 그에게 물티슈를 가져다 주었다. “여행온지 오래되셨어요?” 라는 질문에 “저는 여기 직원이에요.” 라는 기대하지 못했던 답변. 내 나이 또래일 것 같아 보이는 그는 이곳에서 일한지 삼년차라 했고, 본래는 육지사람이라 했다. 그는 제주로 오기 전에는 육지를 떠나 살아본적이 없었다며 지금의 시간을 꽤 만족해 하는 것 같았다. 삼년. 무언가를 배우고 이해하고 결정하는 시기라는 우리의 암묵적 약속처럼 그는 새로운 세상으로 발돋움하려 했지만 우리의 코로나는 우리의 발을 묶어주었지.. 제주의 하늘색은 시시때때로 변한다는 이야기, 동쪽 에서 가기 좋은 해변과 까페, 제주어의 “무우사”라는 반말이기도 아니기도 한 ‘왜’라는 단어.. 그의 지난 제주에서의 삼년의 삶이 부러웠다.


“유럽은 한번도 아직 못 가보았어요.”

“제주도가 짱이에요.”


육지사람들에게 없는 여유와 가릴것 없는 하늘에 나는 마음이 놓인다.


이름도 모르는 오늘의 두명이지만 그들의 삶이 치유되고 용기내길 응원해본다.



나도 오늘 좀 더 치유되고 용기내는 제주도민처럼 이번주 살아봐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