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GV/ 환타/ 뿌리찾기

by Juhjuh

“너는 왜 어깨받침 안 해?”


어쩜 그 질문은 질타가 섞였던 것일테다. 자기들한텐 맨날 하라고 하면서 너는 왜 안하냐는 거지..​


“왜냐면 이건 바로크 바이올린이거든.”

최근에 모던 악기로 연주가 있어 바로크를 한참 못잡은게 찔려서 오늘 점심시간에 연습하러 들고왔더니 아이들이 알아보고 얘기하는 것이다. 내친김에 아주 오~~래된 바이올린이라 어깨받침도 턱받침도 없고 심지어 활도 다르다며 활을 꺼내 보여주니 일리야스 하는 말


“TGV 이자나 ???”

그러네 때제베네.. 일리야스가 리듬게임때 표정이 넘 웃겨 진중한 어른의 표정을 유지하지 못하고 찐 웃음으로 웃어버렸다. 그래서 애들도 확 풀어져버렸다..​


CE1 아이들과 음정 높낮이를 걸음걸이로 표현하는 게임을 했는데 아이들이 아주 좋아했다. 그리고 생각보다 잘 하는 아이들이 드물었다. 평소에 까불고 말 안듣는 아이들은 오히려 집중하고 잘했고.. 그들이 집중하지 못하는 이유가 다른 프로그램이 너무 쉽거나 단순해서이기도 한 것 같다. 긴 라인을 할만한게 뭐가 있나보니 구석에 여러 색깔의 블럭이 있어 그걸로 선을 표시했다. 아이들은 그 블럭들에 계이름 이름을 붙여 이동하는 게임을 하거나, 내가 어떤 줄을 연주하면 계이름에 맞는 색의 블럭을 먼저 집어드는 사람이 이기는 게임도 하자고 제안했다. 얘네 천잰데 ? 아이들 덕분에 수업의 창의적 활동이 다양해진다.

GS 수업을 갔는데, 에밀리가 감기가 심해 병가를 낸거 같다. 그래서 대체 교사가 있었는데 바이올린 수업에 들어와 도와주고 가르치고.. 나의 보조교사가 되어주었다. 어렸을때 바이올린과 피아노를 배웠다고 하니, 그것에 대한 향수가 있어서도 같다. 이주동안 송진 노래를 하던 아이들에게 드디어 송진을 깨트리지 않고 바르는 시간을 가졌다. 그 중 짙은 조슈아의 동글한 이마와 코에 송진이 한가득 내려 앉아서 아이들과 한참 웃었다.

나는 아직 아이들 이름을 다 외우지 못해 이름이 뭐냐고 되묻는데, 이름이 뭐냐는 질문에 다른 문장을 시작하려는 환타를 저지했더니 섭섭해하며 하는 말 “음료수처럼 환타라고…” 음료수 이야기를 안하고 자기이름을 말할 수 없는 환타… 그래 사실 네 이름은 안 까먹었어..


유브라쥬는 곧 인도에 간다고 했다. 그래서 한동안 학교에 오지 않는다고 했다. 태어나서 처음 인도에 가는 것이라며 기대되고 흥분되는 모습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면서 악기를 인도에 가져가도 되냐는 것이다. 아닙..

여덟살. 프랑스에서 인도사람으로 살아가다가 처음으로 자신의 뿌리를 마주하는 건 어떤기분일까. 아이의 커진 동공과 올라간 입고리에 나도 설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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