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베르트와 함께한 금요일

by Juhjuh

오늘 클래스가 오전 오후 합쳐 9개가 있었는데 각 클래스마다 슈베르트 소나타 삼악장을 연주했다. 연주 들으며 이야기 만드는 것인데, 어제에 이어 오늘은 새로운 파트를 연주해서 아이들이 새로운 인물과 환경을 만들어내는걸 보고싶었다. 첫파트가 마이너고 포르테여서 아이들은 할로윈이나 슬픈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야기를 짓는거에 한치에 망설임이 없다. 아무도 들어가지 않은 공원에 공룡이 살았는데, 총으로 쏘아서 공룡이 죽고, 엄마가 찾아와 죽은 자기 아들 공룡을 본 슬픈 이야기.. 가 난 제일 마음에 들었다. 아라비는 내게 너가 지은 이야기는 뭐냐 물었다. 다음에 이야기해줄게 라 했지만 사실 나는 그들만큼 창의적이지 못하다.. 어렸을땐 있었던 것일까.


우야튼 이 이야기 만들기 덕분에 나는 하루종일 슈베르트를 연주했다. 아이들 중에 이 곡을 흥얼거리거나 묘하게 미소짓거나, 이 곡을 배우고 싶다고 하는 애들도 있었다. “음 그래. 일단 우리 2,3,4번 손가락 짚는것 부터 배우고 하자.. ”

어제부터 아침마다 슈베르트에 대한 팟캐스트를 듣고 있다. 이 곡을 추천한 비르지니 덕분에, 이 가을에 찰떡같은 슈베르트에 아주 제대로 빠져들고 있다. 31살에 엄마와 같은 병으로 일찍이 세상을 떠났지만, 작고 추운 방에서 수백개의 곡을 작곡한 슈베르트, 12 형제의 막내 아이, 따뜻한 엄마와 엄격한 아버지. 늘 아이같은 얼굴로 자신의 내면을 음악으로 빚어낸 사람, 선생님이 새로운 것을 알려주면 이미 알고 있던 천재, 형제들과 함께 음악을 연주하고, 자신이 들어간 오케스트라에서 청소나 악보정리 양초켜놓기.. 지휘 대신하기 등 무슨일이든 즐겁게 하던 사람. 슈베르트의 선율이 이렇게 섬세하고 아름다웠다니. 알게된것만으로 좋다. ​카렌 반 수업에서 내가 연주한 소나타를 듣고 카렌은 교실로 돌아가 아이들과 슈베르트의 다른 음악들을 듣는다고 했다. 이렇게 슈베르트를 전했다.


아셀리아가 내가 한국인인걸 듣더니

“아 나는 너가 중국인인줄 알았어. 뭐 중국인이 아니더라도 예뻐 ah je pensais que tu étais chinoise, mais quand même tu es mignonne.”

뭐 중국인이 아니더라도.. 라는 표현에서 웃겼다.

얘야 한국의 미모 장난 아니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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