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의 봄날

통영

by 다섯손가락

간밤에 그러니까 새벽에 잠든 시간은 세 시쯤이었다.

그래도 아침에는 일곱 시 이십오 분에 일어났다.

옆지기가 있어서도 아니고

어제 일찍 잠자리에 들어서도 아니다.

마음이 원하는 대로

몸이 허락하는 대로

하고 싶은 일을 마저 하고 잤더니

오히려 결과는 좋다.

이젠 시간보다 욕구대로 움직이며 기상에 성공하려 한다.

욕구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기.

그게 오늘 깨달은 답이다.


물 두 컵은 이제 루틴에서 제외하고 다른 걸 넣어도 되는 정도다.

뭘로 대체할까.

발뒤꿈치들기 100회.

물 두 컵을 마시면서

혹은 준비하면서 시도하기.

장단지 근육은 제2의 심장이라고 하지 않던가.

뒤꿈치들기 이후 종아리 둘레를 재면 확실히 차이가 난다.

시행 전에는 두 손의 폭을 살짝 모자다다가

백 회를 채운 후 양손으로 재어보면 꽉 차거나 넘친다.

그만큼 종아리 근육을 키우는 데 효과적이라는 말씀.

이렇게 물 두 컵은

종아리한테 자리를 양보는 날이다.


생존 산책.

낮에 통영을 다녀오면서 육천 보는 마저 채웠다.

가기 전 오천 보를 넘었다가

‘남해의 봄날’ 책방과

전혁림 미술관을 둘러보면서 팔천 보를 훌쩍 넘었고

저녁 이후 만천 보를 넘었으니 생존 산책은 성공.


생존과 건강을 염려하여 걷기를 시도하지만

하루 만 보를 채우고도 예전 같지 않다.

어른들 말씀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새봄이다.

“한 해 한 해 다르더라....!!”

서서히 걸음 횟수도 올려야 하는 시점이다.

게다가 환절기.

특히 취약한 봄이다.


읽기는...

‘우리들’이라는 영화로 유명한 윤가은 감독이 에세이를 썼다.

『호호호』

호불호가 아니라 작가는 항상 호호호라서 책이름도 그렇다.

긍정 에너지를 듬뿍 받고 싶었다.

지금 쓰고 있는 글에도 ‘슬픔을 희망으로 바꾸라’라는

지침을 받아서이다.

50여 쪽은 읽었다... g


남해의 봄날.

사부님 조언과 글벗 찰나님 안내로 통영행을 감행했다.

초고가 두어 달 동안 한 걸음도 더 나가지 못해

출판사를 먼저 방문하려던 욕심이다.

전혁림 미술관 옆이다.

나지막한 주택을 내부만 수리하여 책방으로 꾸몄다.

통영 출신 예인들의 글귀와 인물화가

벽화로 먼저 반긴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고양이가 야옹거리며 배경 앞에 올라 앉는다.

화단에는 복수초처럼 겨울을 이긴 꽃이 탐스럽다.

페어리 하우스.


자체 출판한 책들이 즐비하다.

그림책과 베스트셀러, 책방지기가 애착하는 책들...

현장에서만 구매 가능한 책,

씩씩한 여성미를 느낄 수 있는 소설과 에세이,

전혁림, 이중섭, 윤이상의 편지글.

한 보따리 담으니 선물도 푸짐하게 챙겨준다.

초고에 박차를 가해볼까 싶어서 방문했던 길이

전화로만 상담하고

책만 잔뜩 안고 돌아왔다.


...


초고 쓰기를 미션으로 하나 추가하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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