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 새로운 시도는 열린 공간에 나를 공개하는 일이다. 익숙한 곳에서 탈출하여 낯선 곳에 나를 던져보기 중 하나다. 극히 내향적인 성격에 머뭇거리기만 하다가 신세대 동료를 따라 길을 내었다. 투비와 브런치다. 매일 짧은 글이라도 쓰면서 쉬지 않는다는 게 일차 목표이고 아쉬운 대로 꼭지글이라도 하나씩 건지자는 시작이었다.
매일 쓰기는 단순한 일인 듯하지만 수월하지만은 않다. 여러 여건이 맞아야 하고 특히 건강이 허락지 않을 때는 난감하다. 요즘처럼 감기와 코로나로 바이러스와 씨름하는 날에는 문장 하나 찍는 것도 사치다. 생존 투쟁 중에도 한 걸음을 떼는 이유는 내일을 위해서다. 오늘 하루를 쉬면 녹아지는 유선처럼 이틀, 사흘 후엔 나의 문장 줄기도 사라지고 말 것이다.
이상한 나라 앨리스처럼 낯선 곳으로 던져 보라 했다. 줌바댄스. 나름 찾다가 평소 나와 가장 먼곳에 있는 영역을 선택했다. 몸치를 벗어나고 운동도 하고 우울감도 벗어던지려 했다. 웬걸, 신나게 몸을 흔들고 움직인 대가는 몸살이다. 목이 따끔거리고 몸은 천근만근이다. 동거인은 때늦은 코로나다. 유행도 지난 바이러스로 매일 발걸음이 무겁다.
그 와중에 책방 북토크도 다녀왔다. 이슬기 기자와 서현주 작가, '직업을 때려치운 여자들', 예나 다름없이 나는 지각이다. 삼십 분이나 지나 도착하니 첫마디가 자기와의 약속을 정하고 지키라는 말이다. 언제까지 초고를 완성할지, 언제까지 마무리할지 자기 언약을 하고, 표시하고, 만인에게 공표하라는 것이다. 그래야 글을 마무리할 수 있다고. 수없이 들어온 말이다. 몸이 안 따랐을 뿐.
다시 달력에 매일매일 써야 할 초고 목차를 기입하고 언약식을 했다. 새벽까지 무리했을까. 면역력이 바이러스를 이기지 못하고 뻗어버렸다. 올 봄은 참으로 잔인하다. 벚꽃이 절정인 날도 감기로 가둬놓고 이제 자기 약속을 실행하려니 코로나로 묶어둔다. 잔인한 4월. 나를 위해 봄길 모퉁이에 미리 와서 기다리고 있었나 보다. 줌바는 머나먼 당신이 될 수밖에 없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