걷는 걸 좋아하는 어떤 여자의 국토종주 이야기
어제 수원갈비랑
소맥을 잘 먹었는지 몸이 퉁퉁 부었다.
아마도 피곤이 또 쌓여서 그런 걸 지도 모르겠다.
오랜만에 호텔? 에서 잠을 자서 그런지
10시간 정도 잤나...
늦잠을 자버려서 늦게 출발을 했다.
수원이 이뻐서 그런지 모든 게 다 이뻐 보이기 시작했다.
날씨도 한몫했던 것 같다.
뭔가 서울과 달리 푸르 푸릇했고 꽃들도 평소보다 잘 보였다.
눈에 콩깍지라도 꼈는지 모든 세상이 이뻐 보이기 시작했고,
터널 지나가는데 캐릭터 그림도 귀여워 보여서
카메라를 바닥에 두고 같이 사진도 찍었다.
(어디서 저런 여유가 나왔는지 모르겠다)
저 길을 빠져나온 뒤 지도를 봤는데
길이 노란색인 게 아닌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
찻길만 가득한 길이었다..
최대한 운전하는 데에 방해되지 않게 , 그리고 차가 오는 방향으로 걸었더니 진짜 진짜 너무 무서웠다..
한창을 걸어도 똑같은 길이 나왔다.
오히려 길을 더 좁아졌고
무섭던 와중에
애들이 북적북적 보이기 시작했다.
엥? 이 도로에 무슨 애들이 저렇게 많지 했는데,
장난감 백화점이 있었다.
딱 오늘이 마침
5월 5일 어린이날이었다.
덕분에
애기들이 웃으면서 나가는 모습을 보면서
무서운 마음을 덜 수 있었다.
계속 걷다 보니
병점역이 나왔다.
그 '병점행 병점행"
이 아닌가.
1호선에 살고 있어서 그런지 병점행이 괜히 멀리 보였는데.
이 역을 내가 발로 걸어오다니..
또 현타가 오면서도
이만큼 까지 왔네! 하면서 또 열심히 걸어갔다.
이제 역 주변으로 들어섰을 때
식당들과 백화점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여기서 뭘 먹지 않으면 계속 때를 놓칠 거 같아서
들어가서 더위를 식히면서
식당 안으로 들어갔다.
역시나 어린이날이어서 그런지
사람들이 많았고, 꼬질꼬질 한 내 모습에 약간 창피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핫바를 사서
푸드코트 쪽에 자리를 잡았다.
저 애기가 3바퀴 내 주변을 뺑뺑 돌 동안
나는 내 발상태를 확인했다.
신발이 문제가 있는지
어디에 자꾸 쓸리는 거 같아서 보니
발 밑창이 계속 뒤꿈치에 결려서
결국 물집이 생겼다.
일단은 계속 걷는 중에 물집을 터트리는 건 무리이다.
폭신한 밴드를 붙여서 완충했다
오늘은 그래도 친구네 집에서 자는 일정이라서
맘 편이 쉴 수 있으니 힘을 내면서 걸어갔다.
아니 조금 여유가 있었다.
걷다 보니 어느새 오산이라는 곳이 나왔고,
가는 길에 이쁜 유채꽃들이 쫙 펴져있었다.
어쩜 이렇게 이쁘게 펴있을까,
가는 발걸음을 멈춰서 돌아보기 시작했는데
또 마침 어떤 센스 있는 분이
중간에 그네를 설치하셨나.
신나서 삼각대를 펼치고 사진을 남겼다.
조금 오래 있었나.. 지나가는 행인 분들이 날 보시더니
뭔가 하는 여자 같아서
이야기를 걸으시고는 아이스크림을 나눠주셨다.
그리고 사진을 찍어달라고 부탁했는데
역시,
한국인
여러 각도에서 찰칵찰칵 한 30장 찍어주시고는
떠나셨다.
오산을 지나 진위역을 지나고
평택시에 들어왔다!
평택에 회사도 많고 사람들도 많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작은 도시에 놀랐다.
그리고 아무것도 없었다
감사하게도 오늘은 친구네 자취방? 에서 잠을 잘 수 있었다.
마침 서울 간다던 친구는 빈방을 내어주고는
신경 쓴 티가 나게 깔끔하게 청소되어 있었고,
덕분에 치킨을 시켜 먹으면서
빨래도 하고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