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해남까지 국토종주 4

걷는 걸 좋아하는 어떤 여자의 국토종주 이야기

by Jewel

친구네 자취방에서 꿀잠을 자고 일어났다.

아주 컨디션이 좋았다!!

자취방에서 사진을 남기고 깨끗하게 머리카락을 줍고,,,

출발을 했다!

역시 출발을 알리는 송은

하현우 딩고뮤직 플레이리스트.

마음을 다잡고 출발할 수 있다.

마침 내가 해병대가 된 것 마냥..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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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마워 칭구야

좀 걸었을까,

나에게 많은 시련이 찾아왔다

길이 없었다

너무 무서워서 몸에 힘을 잔뜩 주고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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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도에 길 있다면서요...

너무 힘을 주고 걸은 나머지 빨리 쉬고 싶어서

평택역 앞에 있는 쉼터에서 잠깐 쉬었다.

쉬면서 가방에 가지고 있던 간식을 까먹고 있었는데 어떤 할아버지가 옆 앉으시더니

진짜 계속 처다 보셨다..(젊은 처자가 가방 메고 앉아있는 게 신기하셨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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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부담스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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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이와 하늘

평택을 지나자 정말 시골 같은 느낌의 길들이 나왔고, 이제는 충청남도라는 사자상? 이 보였다!

IMG_1128.JPG 충청남도다!!

충청남도 들어서부터 길이 이상해지기 시작했다.

인도가 없었고, 가는 길마다 공사하고 있거나 아니면 진짜 너무 좁은 길이여서 갓길로 가려니 밭이었다.

이때부터였나, 너무 힘을 주고 걸어서 어깨마저 아프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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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만들어주세요...

가다가 마음이 조금 편안해지는 성환읍? 에 들어왔다.

이렇게 핫한 곳이 있었나

장이 꽤나 크게 열려 있었고 구경하면서 가는 재미가 있었다

조금 더 들어가 보니 국밥집이 많이 있었고.

발을 질질 끌고 뭔가 맛있어 보이는 국밥집에 들어갔다.

들어가 보니 사장님의 잘생기신 아들분이 자리를 안내해 줬고,

딱 봐도 꾸질한 나를 보고 심상치가 않았는지

뭐하는지 물어보시고는 대단하다고 칭찬해 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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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사는 냄새가 풀풀나는 성환읍

국밥이 나오자마자 허겁지겁 머리를 박고 먹었다.

진짜 너무너무 맛있어서 잊지 못할 맛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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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밥을 먹고 나서 이곳에 다시 국밥을 먹으러 오리라 다짐을 했다.

그러고 단순히 이곳에 궁금증이 생겨서 검색을 해봤다.

마침 내가 시장오픈날에 왔던 것이다

1일과 6일.

이 얼마나 럭키한 일이 아닌가 하면서 기분 좋게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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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 걷다가 보니 배터리가 간당간당 하기 시작했다.

그런데 마침에 보였던 이디야!

또 마침내 친구가 걷는 걸 응원하면서 보낸 커피쿠폰도 이디야.

이것은 하늘이 뜻이다.

얼마나 신이 났는지 사진을 찍어서 친구한테 보내주고 고맙다고 이야기를 했다.

.

커피를 시키고 발 뒤꿈치가 따끔따끔해 왔던걸

인정하고 싶지 않았는데 한번 신발을 벗어 확인을 해봤다

근데 역시나.. 신발이 빵꾸가 나서 그 홀 안으로 계속 내 뒤꿈치를 긁어왔던 것이다.

4일 만에 이게 웬 고난인가..

.

당장 할 수 있는 건 없고 그래서 가지고 왔던 대일밴드 중에 제일 두껍고 푹신한 걸로 잘라서

뒤꿈치에 임시로 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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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슬픔이 공존

어느 정도 배터리를 채우고 다시 출발을 했는데

쉬고 나면 더 아픈 그 느낌..

직산역 안에 들어와서 잠깐 발상태를 확인했다.

와.. 신발 벗음과 동시에 너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어무 아팠고

양말을 벗자 살이 뜯겨 나왔다.

이때 느꼈던 좌절과 나에 대한 실망감

1호선의 끝에서 집으로 돌아갈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이 들어서

얼마나 오래 고민을 했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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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하게 만드는 지하철 입구

정말 오랫동안 고민을 했는데

고작 이 상처 때문에 포기하는 건 바보 같은 짓 같았다.

뼈가 부러진 것도 아니고 아예 못 걷는 것도 아닌데 고작 이 상처 때문에..

오기가 생겨버려서 슬리퍼로 갈아 신고 다시 걷기 시작했다.

상처로 따끔따끔해서 온 신경을 쓰고 걸어서 다리에 이미 힘이 빠져있었다.

슬리퍼로 걷는 게 상처를 건들지 않아서 좋긴 했지만

이미 예민해진 발은 돌 위를 그냥 맨발로 걷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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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내 가방 속에 넣는 거는 가방의 계획에 없던 일이기에

신발을 달랑달랑 들고 계속 걷기 시작했다.

진짜 너무 힘들어서 당장이라도 들어가서 쉬고 싶었는데

마땅한 곳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던 도중 엄청 큰 호수가 눈에 들어왔고,

갑자기 너무 벅찬 마음이 들었다.

내 고생이 이 풍경 때문에 위로받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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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또 선셋

한창을 앉아서 또 힘들었던걸 털어내면서

또다시 힘을 얻으면서, 많은 생각을 함과 동시에

또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한테 보여주고 싶어서 사진을 마구마구 찍고,

또 영상통화를 하면서

내 기분을 공유했던 좋은 기억이 남아있는 장소가 되었다.

.

호수 주변을 뺑 돌아보면서 이제 나가야 하는데 나가는 길이

또 왜 이러지...

마지막까지 쉽지 않군 하면서

근처 모텔로 향했다.

들어가서 방을 받는데 웬걸.. 그지꼴로 가니깐

업그레이드를 해주셨다.

덕분에 엄청 큰 방에서 편안하게 쉬면서 사 왔던 간식도 먹고

상처치료도 하고

내 동기부여제 하현우의 딩고를 들으면서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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