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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rame Dec 17. 2015

소년이 온다

한강

어째서 한강이라는 작가를 이제야 알게 된 걸까. 아니, 이제라도 알게 돼서 다행이다. 짧은 부산 출장길에 책을 집어 들고, 뭐에 홀린 듯 책을 읽어 나갔다. 문장을 되뇌고, 다시 읽고, 탐욕스럽게 옮겨 적었다. 5.18의 고통은 문단마다, 문장마다, 아니 단어 사이의 띄어쓰기마다 새겨져 있었다.

"당신들을 잃은 뒤, 우리들의 시간은 저녁이 되었습니다. 우리들의 집과 거리가 저녁이 되었습니다. 더 이상 어두워지지도, 다시 밝아지지도 않는 저녁 속에서 우리들은 밥을 먹고, 걸음을 걷고 잠을 잡니다."

먹먹하게 저릿해오는 가슴 한구석을 어르며 마지막 책장을 덮었다. 한 권의 책. 하지만 그 안에는 한계를 뛰어넘는 그 무엇인가가 담겨있다. 머릿속을 반짝이게 하는 그 무엇인가가 분명히 담겨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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