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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rame Jan 12. 2016

사월의 미, 칠월의 솔

이야기는 사람들 사이에 있다.


그 마음의 환하고 흐린 굴곡을, 모나고 둥근 모서리를, 그리고 이제는 보이지 않는 이면까지도 어쩐지 다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수백 명의 삶이 부대끼는 출퇴근 전철 안에서 김연수의 소설집을 읽었다. 나와 상관없는듯한 소설 속 인물들은 페이지가 넘어가며 생생해졌고, 결국 내 옆에 앉은 어떤 이의 삶보다 친근해졌다. 저마다의 세상에 갇혀 서로에게 조금의 관심도 보이지 않는 공간에서 짧은 이야기 속 그들과 함께 두근거리고, 위로받았다가도 이내 쓸쓸해졌다. 

가슴이 두근거리고 솜털이 바짝 서는, 드라마틱하고 비현실적인 이야기는 없었다. 책을 덮었고 소설을 읽은 것인지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은 것인지 기억이 나질 않았다. 그건 나름대로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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