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 다시 웨스트민스터 성당
일요일 아침, 미사를 드리러 오는 신자들을 위해 성당이 개방된다. 한쪽 구석에서 조용히 기도하다가 가야겠다 생각하고 들어갔는데, 이리저리 정중앙의 성가대석으로 인도받는다.
생소한 순서에 따라 앉았다 일어났다 미사가 진행된다. 사방의 기둥들은 하늘을 향해 솟아 있고, 눈이 닿는 곳마다 헤아릴 수 없는 화려함이 가득하다. 오직 절대자에 대한 열망만이 표현되는 이곳. 오전의 눈부신 햇살이 금빛 장식의 모서리에 내려앉는다. 두 번째 방문이지만 조금도 익숙하지 않다.
웅장한 파이프 오르간 소리가 성직자의 퇴장을 알리고, 소년과 성인 남성으로 이뤄진 성가대의 미성이 화답하듯 울려 퍼진다. 그 공명이 온몸을 압도하고 넓은 공간을 가득 채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