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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rame Dec 30. 2015

6시를 알리는 종이 6번 울렸다

#08. 런던의 마지막 날, 빅벤


런던에 도착한 첫날, 주변 지리도 익힐 겸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느긋하게 걸어갔다. 저 멀리에 푸른 조명을 밝히고 있는 런던아이가 먼저 눈에 들어왔고, 조금 더 걸어가니 웨스트민스터 성당의 화려한 측면이 눈을 사로잡는다. 마침내 등장한 빅벤. 촌스럽다고 놀려도 어쩔 수가 없다. 입을 벌리고 머리를 뒤로 젖히고 그 까마득한 꼭대기를 바라볼 뿐이었다. 규모에 놀랐고, 빼곡한 디테일에 어질해졌다. 빅벤을 처음 본 순간은 아직도 그렇게 뇌리에 선명하게 남아있다. 랜드마크라는 것이 그 정도의 위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까무러치게 경험한 기억이었다.

14.12.21 런던, 빅벤

런던에서의 마지막 날. 빅벤과 의사당이 한눈에 들어오는 템즈강 맞은편에 자리를 잡았다. 강바람이 차가워 목도리를 추슬렀고, 주변에 수상해 보이는 무리들 때문에 가방을 앞으로 돌려 메었다. 까마득한 첨탑의 끝은 어둑한 밤 하늘에 스며 들었고, 노란 조명이 드리워진 강물이 어른거리며 흘러갔다. 6시를 알리는 종이 6번 울렸고, 그동안 나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14.12.21 런던, 빅벤과 국회의사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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