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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rame Jan 08. 2016

그래서 그릴 수 밖에 없었다

#10. 파리에는 에펠탑이 있었다.

14.12.22, 파리 사이요 궁, 에펠탑

파리에는 에펠탑이 있었다. 가지런한 단층 건물의 푸른 지붕 사이로 있었고, 구름이 두텁게 깔린 회색 하늘 끄트머리에 있었고, 사각형으로 가지치기 당한 가로수가 늘어서 있는 긴 잔디밭의 끝에 있었다. 그것을 발견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여전히 있었으며 꼭대기에서는 반짝이는 빛을 사방으로 쏘아 보냈다.

14.12.23 파리 몽파르나스 타워, 에펠탑

따라서 개선문 위에서도, 몽파르나스 타워 위에서도, 따뜻한 야경 속에서도, 에펠탑은 반짝거렸다. 거리를 걸어가면서도, 버스를 타고 지나가면서도, 노천카페에 앉아 라떼를 홀짝일 때도, 결국 자리를 잡고 앉아 스케치를 시작할 때도, 오래전부터 그래왔던 것처럼 에펠탑은 반짝 거렸다. 그래서 그릴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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