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InFrame Feb 12. 2016

마지막 날, 그리고 새로운 내일

#14. 파리 루브르박물관

파리에서 마지막 날. 숙소에 새롭게 도착한 사람들과 함께 아침을 먹었다. 나는 마지막이고 이들은 시작이다. 파리로 다시 돌아올 수 없을 것 같아서 그런지, 그들의 들뜬 대회가 부러워진다.


긴 대기시간을 버티고 에펠탑에 올랐다. 몽쥬약국에 들러 선물용 화장품을 잔뜩 샀다.  셍제르망, 마레지구를 한참 헤매다가 시간이 이렇게 됐나 싶어 서둘러 루브르로 향한다.

14.12.26, 파리, 루브르
14.12.26, 파리, 루브르

하루 종일 돌아다녀 다리도 아프고, 잔뜩 산 화장품과 대용량 바디로션이 어깨에 매달려있지만, 걸음을 멈출 순 없었다. 휴관일을 체크 하지 못해 꼬여버린 스케줄이 안타까웠다. 얼마나 많은 시간이 있어야 모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을까. 잠깐 쉬어갈 겸 자리를 잡고 비너스와 니케를 스케치한다. 그마저도 시간에 쫓겨 급하게 마무리 짓는다. 옆에서 스케치를 하던 노인은 한참을 걸려 선 하나를 신중하게 긋는다. 그 여유가 부럽다.


결국 폐장시간까지 버티다 떠밀려나듯 루브르를 나왔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고 있었다. 춥고 배고프고 피곤했다. 못한 것들이 떠올라 아쉬웠다. 그리고 상상도 못할 새로운 내일에 가슴이 뛰었다.

매거진의 이전글 사각거리는 시간이 흘러갔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