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겨울은 추울 거 같아

그리고 널 기억할거야

이번 겨울은 많이 추울 거 같아. 매년 그렇듯이 몇 십 년 만의 추위, 올겨울 최대의 한파 따위로 겁을 잔뜩 줄 거야. 지금 그 상태로 나가면 얼어 죽을지도 모른다면서 말이야. 눈도 많이 올 거야. 어쩌면 무릎 높이까지 쌓일지도 몰라. 바람도 엄청 불겠지? 머리가 어질할 정도의 칼바람과 맞닥뜨리게 될지도 몰라. 잔뜩 껴입어 둔해진 몸놀림에, 있는 힘껏 쪼그라들어 어디로 향하는지도 모르고 바쁜 걸음을 옮기게 될지도 몰라.

그래서 말이야.

차가운 공기가 주는 청량감을 기억할 거야. 뽀드득하고 눈 밟는 소리를 기억할 거야. 칼바람 속의 고요가 주는 편안함을 기억할 거야. 색을 잃어버린 도시에서 더 파랗게 빛나는 하늘을 기억할 거야. 따뜻한 커피 한 잔의 온기를 기억할 거야. 그리고 널 기억할 거야.

겨울을 견뎌내야 하지 않도록.
기대한 만큼 행복할 수 있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