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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InFrame Apr 24. 2016

불평이 가당키나 할까

#24. 비엔나커피와 오페라

비엔나는 유럽에 커피를 전파한 곳이라고 한다. 그 유명한 '비엔나커피'를 비롯한 20종에 가까운 커피를 만들어 냈다는데, 그 유명한 비엔나커피가 내게는 무척 생소했다. 무튼, 누군가가 버리고 간 비엔나 여행서적에 따르면 가 봐야 할 카페가 다섯 군데는 되었다. 왠지 모르겠지만 그중 한 곳은 가야 할 것 같았고, 그 유명한 비엔나커피도 마셔봐야 할 것 같았다. 그렇게 커피 애호가도 아니고, 맛집을 찾아다니는 성격도 아니었지만. 아마 누군가가 버리고 떠난 비엔나 여행 서적을 읽었기 때문일 거라고 생각했다. 나는 참 휘둘리기 쉬운 사람이구나.

15.01.07, 비엔나, 카페 센트럴

다행인 건, 휘둘리기도 쉽고, 그 결과에 쉽게 만족한다는 거다. 따라서 방문한 카페 센트럴도 굉장히 훌륭했다. 과연 구스타브 클림트가 그의 연인과 자주 찾았는지, 정말 1876년부터 있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았다. 그곳의 분위기와 앉아있는 사람들의 표정이 모든 것을 말해주고 있었으니까. 그 유명한 비엔나커피도, 케익 No.1도, 흰 수염이 가득한 웨이터도, 젊은 연인의 웃음소리도, 잘 어울려 따뜻한 공간을 채우고 있었다.

15.01.07, 비엔나, 국립 오페라 극장

저녁에 다시 찾은 오페라 극장. loge 1, reihe 2, platz 5 라는 박스석 자리는 무대가 겨우 30-40%보였다. 차라리 어제 발레를 봤던 꼭대기 자리가 더 낫겠다 싶었다. 빠르게 지나가는 자막을 보고 현대풍으로 각색한 마술피리의 스토리를 따라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냥 밤의 여왕 아리아를 들었다는 것에 만족하기로 했다. 사실 그 공간에, 그 음악에, 나의 불평이 가당키나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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